▲ 화원교회는 평생학습관을 매개로 지역교회라는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화원교회 아기학교 활동 모습.

100년 넘는 전통 바탕, 지역과 활발한 소통
‘평생학습관’ 큰 호응, 건강한 공감 통로로


진정성에는 공감이 따른다. 공감은 소통의 통로가 되고, 소통에서 비로소 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관계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교회가 의외로 많다. 교회의 행위 그 자체에 교회로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사회와 관계 형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교회의 존재감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교회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갖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구의 화원교회가 최적의 모델이 되어 주고 있다.

▲ 2016년도 장학금전달식 모습.

화원교회(신용기 목사)는 교회 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긴 전통교회다. 자칫 전통에 매여 외곬적인 모습으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고립될 수도 있겠으나, 화원교회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그 어떤 교회보다 더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하며 지역사회에 선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사회에 화원교회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건물이 있다. 바로 ‘화원교회 비전센터’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평생학습관’이다. 화원교회는 교회설립 100주년을 맞아하면서 지난 2007년 비전센터를 건립했다. 비전센터는 곧바로 달성군과 시설협약을 맺어 공공시설로 등록했다. 곧이어 대구시 교육청으로부터 평생학습관으로 지정을 받았다. 이로써 화원교회는 이곳 비전센터에서 모든 교육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와 관련해 신용기 목사는 “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은 예배당이나 시설과 같은 외향적인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사람입니다.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립니다. 지역주민을 위해 사용하는 공간으로 비전센터가 쓰임 받기를 기대했습니다”라고 했다.

첫 작품으로 원어민 영어교실을 시작했다. 원어민 영어교실은 지역에서 꾀나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수강생만 500명이며, 대기자만 100여 명에 이른다. 영어교실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경쟁을 뚫어야할 정도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그만큼 화원교회가 운영하는 영어교실이 내실이 있다는 의미다. 영어교실에는 5명의 원어민 강사와 6명의 보조 교사가 28개반에서 강의하고 있다. 원어민 강사들은 미국문화원을 통해 선발한 우수한 인력들이다. 양질의 교육을 저렴하게 누릴 수 있기에 지역민들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화원교회 평생학습관은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으로 주중에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현재 평생학습관에서는 원어민 영어교실 외에도 중국어교실, 건강스포츠교실, 햇살푸른지역아동센터, 꿈땅어린이집, 화원실버대학, 예능스쿨, 아기학교 등 모든 연령대의 지역주민들이 언제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 화원교회 비전센터 전경.

평생학습관에는 헬스와 골프, 탁구, 당구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체력단련실과 다양한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처럼 평생학습관은 1층부터 9층까지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오롯이 개방되어 있다.

현재 화원교회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 사설공공도서관인 ‘비전도서관’이 바로 그것이다. 달성군도서관과 남부도서관과 MOU를 체결해 다양한 교류의 발판을 마련해 놓았으며, 현재 2만 권의 도서를 확보한 상태다. 도서대출 등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작업이 끝나는 대로 도서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단순히 책 대여뿐 아니라 독서스쿨과 같은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지역민의 정서함양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생학습관을 통한 화원교회의 지역섬김은 공간 공유 외에 또 있다. 화원교회는 3월 6일 지역의 중·고·대학생 41명에게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장학금 전달이 올해로 9회째로, 지금껏 3억 5000만원이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이 장학금은 평생학습관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과 교회 경상비에서 책정한 장학금을 합한 것이다. 평생학습관에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성도들의 전폭적인 헌신에 따른 것이다. 성도들이 봉사의 마음으로 참여하다보니 각종 인건비가 절약되고, 이를 지역의 다음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장학금으로 선순환의 결과물이어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소통은 지난 2014년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평생교육부문 대구교육상 수상이라는 외적인 열매로 나타나기도 했다.

▲ 화원교회 아기학교 활동 모습.

사실 화원교회조차도 비전센터가 이렇게 쓰임 받을 줄 몰랐다. 이제는 지역사회에 교회가 크게 쓰임 받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신용기 목사는 “교회가 지역과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속에 함께 있기에 지역과 함께 가는 것이 사명입니다. 더욱 문턱을 낮추고 섬기고 나누면서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감 있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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