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목 장로(대전남부교회)
좋은나무성품학교의 교재를 보면, 그 주제를 드러내는 목적으로 성경의 본 뜻과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편집되고 인용되었다. 12가지 성품주제는 경청, 긍정적 태도, 기쁨, 배려, 감사, 책임감, 인내, 순종, 절제, 창의성, 정직, 지혜 등 그 중 한 예로 누가복음 2장 41~52절에서 예수님의 어린 시절 예루살렘의 성전에서 랍비들과 함께 계시며 말씀하신 것을 “예수님은 선생님을 바라보며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바른 자세로 집중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질문을 잘 듣고 대답하기도 하였어요 그 모습은 너무 멋있고 훌륭해 보였어요”라고 표현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경청의 모범학생임을 가리키는 말씀이 아니라, 예수님은 비록 어리셨을지라도, 랍비들도 그 지혜와 대답에 놀라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말씀이다. 그러나 본문의 말씀을 키워드에 맞춰 무리하게 적용한 것이다(마가복음 1장 35절).
창의성의 예로는 출애굽기 2장 1~10절의 내용에서 모세를 갈대상자에 담아 나일강 갈대 사이에 둔 일을 창의성이라 가르치고 있다. 과연 이 본문의 말씀이 창의성을 가리키는 말씀인가? 출애굽기의 말씀은 창의성에 관련되었다기 보다는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계시하는 말씀이다. 성경을 바로 배워야할 어린 학생들에게 성경을 왜곡되게 가르칠 소지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성품교육을 실행케 하는 배경으로서 협동학습의 실천을 강조하는 방법론 체계를 채택하였는데 그 적용체계에는 자기계발 개념이 숨어들어 있다.
이 방법론 프레임에서 사용된 용어에서, ‘목적이 이끄는 교육공동체’는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을 닮았다. ‘관계적공동체를 세우는 두 날개’는 두 날개 운동을 연상케 하고, 다이아몬드 시스템은 ‘다이아몬드 인생’(내면의 빛을 지향하는 마케팅 능력 강조)을 닮았고, 트라이앵글 시스템은 ‘트라이앵글 법칙’(자아 성취를 위한 처세론 관련)을 닮았다.
용어가 닮았다는 게 무슨 문제인가? 교육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설계된 방법론일 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겠다.
이 교육 시스템이 핵심 컨텐츠로 삼고있는 12가지 성품 주제를 다른 조직에서 사용하는 예도 보인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인성교육 주제도 12가지이다.
좋은나무성품학교가 제시하는 12가지 성품 주제는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어린이 리더십 함양을 위한 자기계발 주제들로 편성된 어린이 자기계발 동화시리즈(김경민 외/위즈덤하우스)의 책 제목들과 12가지 중 7가지 주제가 동일하다.
12가지 성품교육이 성경을 통해 배우는 예수님의 성품을 지향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은 여기에 있다. 그 주제들의 뿌리를 자기계발에 두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방법론에 스며있는 자기계발 언어들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알다시피 자기계발, 자기주도의 의미는 예수님을 우선 순위에 둘 수 없는 가치관임이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의 성품을 닮는 인성교육은 신도게요에 요약되어 있는 수양과 성화, 회개와 선행 등 성경의 교훈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함양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세속적 방법론이 교회로 스며드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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