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목 장로(대전남부교회)

2015년 5월부터 정부의 인성교육법 시행과 관련하여 기독교적 대안으로 성품교육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교단에서도 이와 관련한 심포지움을 열었고 기독신문에서도 2014년 4월 이후 2016년 초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게재한 기사를 읽었다. 그러나 성품교육이 주일학교 현장에 끼치는 조심해야 할 역기능이 있기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좋은나무성품학교의 교재를 보면, 그 주제를 드러내는 목적으로 성경의 본 뜻과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편집되고 인용되었다. 12가지 성품주제는 경청, 긍정적 태도, 기쁨, 배려, 감사, 책임감, 인내, 순종, 절제, 창의성, 정직, 지혜 등 그 중 한 예로 누가복음 2장 41~52절에서 예수님의 어린 시절 예루살렘의 성전에서 랍비들과 함께 계시며 말씀하신 것을 “예수님은 선생님을 바라보며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바른 자세로 집중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질문을 잘 듣고 대답하기도 하였어요 그 모습은 너무 멋있고 훌륭해 보였어요”라고 표현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경청의 모범학생임을 가리키는 말씀이 아니라, 예수님은 비록 어리셨을지라도, 랍비들도 그 지혜와 대답에 놀라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말씀이다. 그러나 본문의 말씀을 키워드에 맞춰 무리하게 적용한 것이다(마가복음 1장 35절).

창의성의 예로는 출애굽기 2장 1~10절의 내용에서 모세를 갈대상자에 담아 나일강 갈대 사이에 둔 일을 창의성이라 가르치고 있다. 과연 이 본문의 말씀이 창의성을 가리키는 말씀인가? 출애굽기의 말씀은 창의성에 관련되었다기 보다는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계시하는 말씀이다. 성경을 바로 배워야할 어린 학생들에게 성경을 왜곡되게 가르칠 소지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성품교육을 실행케 하는 배경으로서 협동학습의 실천을 강조하는 방법론 체계를 채택하였는데 그 적용체계에는 자기계발 개념이 숨어들어 있다.

이 방법론 프레임에서 사용된 용어에서, ‘목적이 이끄는 교육공동체’는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을 닮았다. ‘관계적공동체를 세우는 두 날개’는 두 날개 운동을 연상케 하고, 다이아몬드 시스템은 ‘다이아몬드 인생’(내면의 빛을 지향하는 마케팅 능력 강조)을 닮았고, 트라이앵글 시스템은 ‘트라이앵글 법칙’(자아 성취를 위한 처세론 관련)을 닮았다.

용어가 닮았다는 게 무슨 문제인가? 교육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설계된 방법론일 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겠다.

이 교육 시스템이 핵심 컨텐츠로 삼고있는 12가지 성품 주제를 다른 조직에서 사용하는 예도 보인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인성교육 주제도 12가지이다.

좋은나무성품학교가 제시하는 12가지 성품 주제는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어린이 리더십 함양을 위한 자기계발 주제들로 편성된 어린이 자기계발 동화시리즈(김경민 외/위즈덤하우스)의 책 제목들과 12가지 중 7가지 주제가 동일하다.

12가지 성품교육이 성경을 통해 배우는 예수님의 성품을 지향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은 여기에 있다. 그 주제들의 뿌리를 자기계발에 두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방법론에 스며있는 자기계발 언어들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알다시피 자기계발, 자기주도의 의미는 예수님을 우선 순위에 둘 수 없는 가치관임이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의 성품을 닮는 인성교육은 신도게요에 요약되어 있는 수양과 성화, 회개와 선행 등 성경의 교훈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함양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세속적 방법론이 교회로 스며드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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