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윤리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중학생인 막내딸을 죽이고 집안에 11개월간 방치한 비정한 아버지가 목사인 것으로 밝혀져 한국교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은 작년 3월 딸을 다섯 시간동안 때려 숨지게 한 이 모 목사와 계모에게 2월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목사는 국내 유명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독일 유학을 거쳐 교단 인준 신학교에서 작년 12월까지 겸임교수로 사역했던 인사였다. 그동안 이런 강력사건의 범죄자로 목사가 지목될 때마다 이단, 혹은 무인가 신학교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피할 구멍을 마련했던 한국교회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졌다.

이 목사는 2007년 독일 유학 중 부인과 사별했고, 2012년부터 현재의 부인과 함께 생활했다. 전처와의 사이에서 1남 2녀를 두었는데 큰 딸은 독일에서 유학 중이며, 가출한 것으로 보도됐던 아들은 축구선수로 지방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학교 측은 “이 목사는 정식 교수는 아니고 재계약을 해야 하는 강사 개념의 겸임교수였다. 사건 전 이미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회에서나 신학교에서나 이 목사는 좋은 평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신학교 학생들은 이 목사에 대해 “학구적이고, 강의도 잘 하고,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대했다”고 입을 모았다. 교단 관계자 역시 “이런 일을 벌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인품을 가졌다고 생각했다”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결국 이중적인 가면이었음이 밝혀져 다시 한 번 목회자 윤리와 정신건강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임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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