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복음주의연맹(이하 WEA)은 1846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복음주의개신교 연합체다. 현재 128개 국에 있는 복음주의 교단과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소속된 교인들은 6억명이나 되어 가히 세계최대의 복음주의협의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김명혁 목사)가 회원단체로서 오랫동안 주도했고 협의회의 권유로 예장합동 등 국내 주요 교단과 단체의 지도자들이 WEA 총회나 산하 위원회에 참여해왔다. 예장합동의 경우 연합사업과 세계교회와 교류에 신중했고 WEA의 한국 내 주도권을 타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WEA에 대해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또 WEA가 교단 파송 총대가 참석하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WEA도 예장합동에 참여를 요청할 수 없었다.

WEA가 교단에 조금 알려진 것은 2014년 한국총회를 한기총이 주도가 되어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때였다. 그러나 한기총의 WEA 활동 업적이 전무한 상태였고 기존 WEA 내 국내복음주의단체들과 협의가 거의 없었고 심지어 한기총 내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으며 이단시비까지 제기돼 무산됐다. 그런데 오는 3월 이번에는 한기총이 WEA 지도자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이번에는 WEA에 자유주의 색깔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예장합동 광주전남협의회는 최근 ‘WEA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WEA는 1997년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과 인성을 믿는다’는 2가지 대전제에 동의한다면 기독교회로 인정하기로 WCC와 로마교황청과 합의한 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 합의를 통해 자유주의 신학과 WCC, 로마 가톨릭을 배척하지 말고 이들과 교제, 협력을 추구하는 포용주의 노선의 행동강령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들과 함께 개종전도금지를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협의회는 WEA 세계지도자대회가 개최되면 한국교회는 분열될 것이라면서 지도자대회의 즉각 철회를 강조했다. WEA가 이단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냉소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차제에 WEA는 한국교회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또 예장합동교단 지도자들은 한국교회 정체성에 지속적으로 혼란을 주는 국내의 일부 문제있는 연합단체에 대해 미련을 버려야 한다. 차라리 교단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국내연합사업을 개척해야 하고, 건전한 세계교회 및 단체들과 연대를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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