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 통전적 연구·해석 관심 가져야”

‘목회를 위한 신학’ 고민 커져…성경원문서 발견한 은혜 나눠라
통일성과 다양성 관점서 통독, 시대의 질문에 답을 얻어나가야

한국신학정보연구원 원장 김정우 교수는 교단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구약신학자이며 시편의 권위자다. 김 교수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가 성경본문에 대한 통전적 연구와 해석에 있다면서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또 목회자들은 성경원문에 천착하는 공부하는 자세, 성도들은 말씀을 통독하는 열심을 가지라고 권면했다.<편집자 주>

▲ 김정우 교수는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을 세워 한국교회 신학유산을 집대성하고 공유하므로 신학발전에 공헌해왔다. 올해 은퇴 예정인 김 교수는 주석 집필 등 학문활동에 평생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외 성경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는 무엇입니까?
=현재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관심은 성경본문을 파편화 시키는 역사비평적 해석을 넘어서, 정경(경전)으로서 성경에 대한 통전적인 연구에 있습니다. 또한 한 시대의 해석이 아니라 지난 2000년 동안의 성경해석학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합니다. 예로서 ‘기도’라는 주제에 대해 초대교회, 중세교회, 근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성경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과 예술을 포함한 융합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해석적 동향에 우리가 창의적으로 대응하면 복음의 진리를 온 세계에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오는 7월 1일부터 4일까지 세계성서학자들의 총회라고 할 수 있는 세계성서학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는데, 이 때 우리 시대의 성경해석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이슈들을 한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 현장과 관련하여 국내 구약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바는 무엇입니까?
=요즘 신학자들은 신학과 목회의 간격을 줄이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목회를 위한 신학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역사비평학시대에는 텍스트에만 관심을 갖고 성경본문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천되어왔는지를 연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문화가 성경의 시대와 어떻게 다르며, 성경의 메시지가 어떻게 전달되어야 효과적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학학회가 학교가 아니라 지역교회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목회자들을 초청해서 선택된 성경의 한권 또는 주요 본문을 해석하고 설교와 목회현장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교회의 현실이 반영된 측면도 있습니다. 목회자 지망생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교회의 교세는 약해지고 있는데 이는 곧 신학교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학자들은 과거처럼 아카데믹한 것만 고집하지 않고 교회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교회의 부흥을 도울 수 있는 연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들이 구약성경을 본문으로 설교나 교육을 할 때 지녀야 할 태도는 무엇입니까?
=성경 원문을 연구하고 원문에서 발견한 은혜를 체험하고 나눠야 합니다. 목회가 바쁘겠지만 성경 원문이 주는 새로운 맛을 사모했으면 합니다. 구약성경의 원문을 접근하는 일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극복해 가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방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저희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은 목회자들의 원문 이해를 돕기 위해 수년간 원문강독 세미나를 해왔습니다. 성경 책별로 강의를 진행하는데 성경에 대한 전반적 시각을 새롭게 해주고 원문을 읽어나갑니다. 이런 모임에 참여하여 공부하기를 권합니다.

한국교회가 가야할 미래지향적인 방향은 원문에 대한 발견입니다. 다음 세대 목회자들은 히브리어 헬라어 성경과 사전을 가지고 직접 읽으면서 생소하면서도 새로운 성경의 맛을 먼저 맛보아야 합니다. 이는 종교개혁의 정신과 일치합니다. 종교개혁은 원천으로 돌아가자는 것 아니었습니까? 한국교회가 소란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을 벗어나려면 원래의 샘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말씀의 샘으로 가서 거기서 오는 시원한 생수를 맛보면서 목회자가 변화되고 목회자가 받은 감동을 성도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또 성경을 통일성과 다양성의 관점으로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신구약 성경은 나무에 달린 열매들이 한 뿌리에서 비롯된 모습과 같습니다. 유기적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목회자가 필요로 하는 내용을 끌어와서 성급히 전달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입니다. 특히 구약 성경을 본문으로 택해 말씀을 전할 때 구약이 전달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시대에 전달하고, 오늘의 시대의 질문을 가지고 구약성경 안에 들어가 답을 얻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원어 연구를 성실히 하고 새로 나오는 주석도 열심히 읽고 학자들이 발표하는 학술적인 글들도 가까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구약성경은 어렵게 느껴집니다. 성도들의 구약 읽기를 위해 조언을 해주십시오.
=성경을 열심히 읽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최근 모 교회 장로로부터 성경을 42번 통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주석책을 읽어가면서 성경을 꼼꼼하게 탐독하는 성도님들도 계십니다. 성경을 읽으려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달콤해야 합니다. 간절한 심정으로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옛날 박윤선 목사님은 말씀이 안 풀리면, “주여! 막혔습니다”라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적당한 양을 읽지 못하겠다면 하루에 한 구절이라도 읽고 말씀을 붙잡고 묵상한다면 큰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 통독을 권유합니다. 통독을 하면 하나님의 뜻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인간의 삶을 위한 모든 권면과 지침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일부분만 읽거나 필요한 말씀만 골라낸다면 균형 잡힌 신앙생활을 하기 힘듭니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할 때 신앙인으로서 마땅한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올해의 개인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저는 올해 총신대신대원에서 정년으로 은퇴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새학기 강의안 준비에 여느 때보다 더욱 신경이 쓰여서 개학이 아직 한달여 남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날마다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은퇴한 이후에는 성경주석 작업에 더욱 매진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석이라는 것은 주석을 쓰는 시점까지 나온 주석들과 학문을 섭렵해서 목회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입니다.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탄탄하고 전문적인 내용의 주석을 집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한국교회로부터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해 씨앗을 뿌리는 일을 하겠습니다.
 
▲끝으로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을 소개해주십시오.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은 1993년 한국교회의 신학적 유산과 자산을 집대성해서 신학의 발전을 위해 공유하겠다는 취지로 설립했습니다.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바는 방대한데 자료가 흩어져 있으니까 정보력을 갖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정보연구원은 1887년부터 나오기 시작한 초창기의 신문들과 신학저널로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50만건에 이르는 각종 신학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했습니다. 이 모든 자료를 인터넷에 올려 무료로 공개했으며 2만건은 초록까지 수록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서양과 한국신학의 차이를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또 해외에서 공부를 막 마치고 돌아온 신진학자들이 그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119회까지 발표회를 진행하면서 성서학 안에서 보수와 진보학자들이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헤르메네이아 투데이>라는 설교전문저널을 만들어서 성서학자들과 목회자들의 소통을 도왔습니다. <캐넌앤컬처>라는 성경해석학 전문 논문집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역에도 힘써서 저희가 구축한 데이터베이스 뿐만 아니라 진행한 세미나 내용, 각종 학술 모임과 정간물 내용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목회 현장을 돕기 위하여 정확한 원문해석과 함께 다양한 관점으로 적용하는 웹진을 만들 계획입니다. 그리고 원문분석 워크숍을 진행하여 목회자들이 원문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http://www.iktinos.org 02)3474-9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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