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1대 대표회장에 이영훈 목사가 선임됐다. 이 목사는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회장을 역임한 자로서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를 두루 ‘섭렵한’ 목회자이다. 그렇다 보니까 누구보다도 그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잘 파악하는 연합단체의 지도자로서 교회연합에 적임자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교회는 이영훈 목사가 지난 회기 한기총의 대표회장에 선임됐을 때 한국교회연합과 통합도 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갈지자 행보를 보여왔던 한기총의 이단 가입 건도 속시원하게 처리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목사가 대표회장에 취임하고도 한기총의 내부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목사는 이번에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번 정기총회에서 한기총은 다락방전도총회 류광수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세계복음화전도협회 가입을 최종 승인했다. 이단 문제를 정리하겠다던 의지는 사라지고 예장합동 통합 고신 등 한국교회 주요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 소속단체를 받아들인 것이다.

예장합동은 지난 제100회 총회에서 한기총복귀위원회를 가동토록 하여 조직을 마쳤다. 그러나 무조건 한기총에 복귀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복귀 전에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류광수 다락방과 평강제일교회의 회원권을 한기총이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는 선결 조건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기총은 이단과 연관된 단체나 인사들을 처리도 하지 않은 채 선 한기총 가입을 종용하고 있다. 이렇게 간다면 예장합동을 비롯한 주요교단의 한기총 복귀는 요원할 것이다.

예장합동 한기총복귀위원장 김영남 목사는 “지금 상황에서 한기총 복귀 운운하는 것은 절차에 맞지 않다. 제101회 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다”며 “다만 이단문제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한기총 복귀는 힘들 것이다”는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한기총은 각 교단에 먼저 복귀하고 난 뒤, 이단 문제를 내부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주요 교단들과 상당히 동떨어진 시각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에 연임한 이영훈 목사는 한기총을 건전하게 이끌려면 이단문제를 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몸통만 불리려는 그릇된 사고를 버리고 근본적인 신앙부터 회복하여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지닌 연합단체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한국교회연합과 통합도 모색할 수 있고, 보수교단으로부터 지지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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