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기둥 세우고 그 위에 신학을”
신학 없는 교회는 뼈 없는 몸 … 성경 바르게 해석하고 선포해야
인간 중심 예배로 변질 우려 … 강해설교자로 개혁되어야 한다

 

▲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목사는 한국교회가 목회자 실천강령을 만들어 선포하고, 장로교단만이라도 한교단 다체제로 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은 교회의 학문이다. 마치 신체구조의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기에 신학 없는 교회는 뼈 없는 몸과 같아 쉽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 교회가 회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목회를 위한 신학의 회복’으로 꼽았다. 신학이 흔들리면 교회가 방향을 잃는다. 이미 한국 교회는 이를 경험하고 있다. 이 목사는 “성경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신학사상이 한국 교회를 점령했다”고 우려하면서 “개혁주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신학을 갖는 것이 한국 교회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기독교 신학·학술계를 평가해 달라. 또한 2015년 한국기독교학술원의 사역을 소개해 달라.
=우리나라에 신학자가 1500명이 넘는다. 이는 영국, 독일, 프랑스보다 많고 수준도 높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결코 부실한 교회가 아니다. 한국기독교학술원은 또 하나의 학회나 학술단체가 아니다. 대한민국 학술원에 신학부분이 빠져 있어 고(故) 이종성 박사께서 한국기독교학술원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학술발표회 및 간행물을 발간하고 있다. 또한 매년 한국 기독교 발전에 공헌을 하신 분에게 기독교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한편 몽골국제 울란바타르대학교와 부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까지 설립하여 선교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매월 월례기도회와 논문발표를 하고 있다. 종교개혁자들이 쓴 고문서를 번역하고 종교개혁신학 해설서(10권)를 출판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종교개혁과 오늘이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도 했다.
 
▲한국 신학계와 교회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학과 교회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며, 한국 신학계가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나?
=신학은 교회의 학문이다. 마치 신체구조의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기에 신학 없는 교회는 뼈 없는 몸과 같아 쉽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교회의 직제를 교사, 목사, 장로, 집사로 분류했다. 여기서 제일 앞에 나오는 교사란 주일학교 반사가 아니라 성경을 가르쳐 목사를 만드는 신학교 교수를 말한다. 그러므로 교회마다 신학교 교수가 계셔 목사의 신학을 도와야 한다. 신학이 흔들리면 교회가 방향을 잃고, 성경해석을 잘못하면 연자 맷돌을 목에 매고 물에 빠져야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따라서 교회와 신학자는 함께 동역해야 되고, 모든 신학자는 목회를 도와야 한다. 목회자는 신학자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자신이 신학자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한국 사회로부터 교회가 지탄을 받고 있다. 신학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상식을 벗어난 행태로 인해 사회적 빈축을 사고,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만 교세가 감소하는 결정적 이유는 교회에서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들이 늘어나고 교회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목회자는 귀에 듣기 좋고, 감성에 맞는 설교를 준비하기보다 영원불변하신 성경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고 선포해야 한다. 즉 학교에서 배운 신학적 소양을 목회 현장에서 적절하게 소화시키고 발휘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가 다시금 되새겨야 할 신학은 무엇인가?
=최근 칼 바르트(Karl Barth) 신학을 신봉하거나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믿지 않는 자유주의 신학을 따르는 자들이 있다. 성경만으로는 부족하고 성경에 무엇인가가 플러스 되어야 진리가 된다는 소위 복음주의 신학이 판을 치고 있다. 우리 기독교는 로마 가톨릭교회를 비판하고 세운 개혁주의 신학을 전통적으로 갖고 있다. 오직 말씀만으로, 오직 그리스도만으로, 오직 은혜만으로, 오직 믿음만으로,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이라는 다섯 개의 기둥 위에 세운 신학을 개혁주의 신학이라 한다. 교파들의 강조점이 다르지만 개혁주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신학을 갖는 것이 한국 교회의 나아갈 방향이다.
 
▲한국사회에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 교회의 공적책임이 큰 것 같다. 사회를 향한 한국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 교회가 성경이 제시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 17장에서 예수께서 교회를 위한 기도를 하실 때 보여주신 교회의 표지(marks)를 바르게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할 때 하나님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맡겨진 책무를 감당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하나님은 가정, 국가 그리고 교회라는 세 가지 제도를 세우시고, 그를 통해 자신의 뜻을 펴 나가시므로 교회는 가정과 국가를 하나님 뜻에 맞도록 계도하고 보호할 책무가 있다.
 
▲한국 교회에 진정한 개혁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구호로 끝나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목회자 실천강령 등을 만들어 선포하고, 회개의 열매가 있도록 분열된 한국 교회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장로교만이라도 한교단다체제로 연합하여 이를 선포하고 실행해야 한다.
 
▲최근 설교를 위한 실천신학이 주목을 받고 있다. 목회자들을 위한 신학적 조언과 설교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종교개혁자들은 로마가톨릭교회로부터 교리개혁, 생활개혁, 예배개혁을 했다. 특히 한국 교회의 예배가 세속화되어 하나님이 중심이 된 예배가 아닌 인간 중심의 예배로 변질되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응원단장, 연예인 심지어 마술사로 둔갑한 설교자가 있는가 하면 얘기꾼, 철학적 강연자, 심리치료사 심지어 자기 노출증 환자 같은 설교자가 판을 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고 선포해야 할 설교자가 자기 생각이나 경험을 이야기하는 연설자로 변질됐다. 따라서 한국 교회 설교자는 강해설교자로 개혁되어야 한다.

▲젊은 신학도를 위한 선배 신학도의 조언을 부탁한다.
=신학은 계시된 말씀 위에 세워진 학문이다. 따라서 부르심과 사명감 없이 일반 학문처럼 다루거나 일반 학문의 방법론을 사용할 수 없다. 자연과학이나 인문학과 신학은 목표와 방법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철저한 소명감과 사명감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그리고 기도와 말씀연구 그리고 인격도야에 남다른 관심과 힘을 쏟길 바란다.
 
▲끝으로 2016년 한국기독교학술원의 방향성과 비전, 주요 주제는 무엇인가?
=2016년 한국기독교학술원은 4월과 10월에 각각 정기학술공개 강연회가 진행된다. 봄철 학술공개세미나는 현대 자연과학과 신학이라는 주제로 신학의 독특성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또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는 2017년 10월에 종교개혁과 오늘의 문제를 조명하는 학술 논문 100편을 준비하고 있다. 신학의 각 분과별로 한국의 다수의 신학자들이 동원되어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을 살피고 우리가 적용할 부분을 찾아 한국 교회의 진로를 제시한다. 동시에 한국장로교총연합회가 주관이 되어 한국 교회 전체가 모여 대형집회를 통해 종교개혁500주년 기념감사예배를 드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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