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북일교회는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믿음의 가정’ 회복에 초점을 맞춰 목회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토요쉐마학당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경말씀을 공부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

“믿음의 가정회복이 다음세대 교육 대안”
대구북일교회, 토요쉐마학당 교육 통해 가정 변화 이끌어 … ‘바른 신앙 계승’ 집중한다


이 세상에 사랑보다 더 힘이 센 것은 없다. 아무리 강한 압제나 강압에도 열리지 않았던 마음도 진정한 사랑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어주시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신 그 사랑만큼 진실한 사랑이 또 어디 있을까. 그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 길을 따라가는 그리스도인을 통해 세상에 널리 전파되고 있다. 특히 부모가 된 그리스도인은 스스로 믿음의 뿌리가 되어 그 사랑을 자녀에게 전해야 할 사명이 있다. 부모를 통해 경험하는 하나님의 사랑이야말로 자녀가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스스로 결심하고 살아가도록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대구북일교회,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꽃피우다

“목사님~목사님~안녕하세요?”

고사리 같이 작고 귀여운 손을 내밀어 목사님의 옷자락을 조심스레 잡아당긴 어린아이가 목사님과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으며 냉큼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목사님과 인사를 나눈 아이는 돌아서자 마주친 교회 권사님과 집사님들에게도 연신 인사를 했고, 인사를 받은 어른들 사이에는 어느새 웃음꽃이 피어난다.

어른을 공경하는 예의 바르고 밝은 아이들과, 아이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어른들로 웃음이 그치지 않는 공동체. 대구북일교회(서석수 목사)가 공들여 가꾸어나가고 있는 교회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의 모습이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대구북일교회에도 매주 토요일 오후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 토요일 오후 4시 한 손은 엄마, 다른 한 손은 아빠의 손을 마주잡은 유치부 어린이부터 고등학교 학생까지 40여 명의 부모와 자녀가 ‘토요쉐마학당’을 찾는다. 가족별로 자그마한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함께 오늘의 성경말씀을 읽고, 주제에 따른 다양한 질문들에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서로 손을 잡고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말뿐 아니라 몸짓까지도 다정한 가족들의 모습은 보고 있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광경이다.

토요일마다 열리는 이 학교에는 따로 교사가 없다. 부모가 교사가 되고 자녀가 학생이 되어 공부하지만, 가끔은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마음과 신앙이 부모의 마음을 울리며 변화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기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잔소리를 하기에 급급했다면, 이제는 제가 말하기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어요.”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유치원에 다니는 6살 아들을 둔 김보라 집사는 2회 때부터 매학기 토요쉐마학당에 두 아이와 함께 다니고 있다. 토요일에 쉐마학당에서 말씀을 배우고 예절교육을 받고, 집에 돌아오면 매일 퇴근 후 아이들과 큐티를 하고 축복기도를 나누고 말씀을 암송하고 학당에서 배운 예절을 실천하는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믿음이 좋고 예의 바른 아이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작했지만, 가장 먼저 변화된 것은 자신의 마음이었다.

“아들 둘을 키우다보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소리부터 지르는 일이 많았는데, 제 자신이 참 인내심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토요쉐마학당으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믿음 안에서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하게 된 거예요. 아이들이 저와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꼭 달려 나와 인사를 하고, 가족이 함께 말씀을 나누고 자기 전에 서로 축복기도를 나누면서 삶에 사랑과 감사함이 넘쳐나게 됐어요. 예배도 가끔은 1시간씩 좋아하는 찬송을 손뼉 치며 부를 때도 있을 정도로 즐거워요. 지금은 아이들과 보내는 순간순간에 감사하고 많이 웃으며 살고 있어요.”

매일 저녁 아들들은 학교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엄마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엄마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고민을 들어주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녀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이다. “엄마는 우리 아들들이 지금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믿음의 자녀로 잘 자라길 기도해. 그래서 하나님을 닮은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이 되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가정 회복은 다음세대 대안

무조건적인 명령과 복종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속에서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진 가정은 뿌리 깊은 나무와 같다. 처음에는 분명 약했을 그 뿌리를 강하고 튼튼하게 자리잡도록 도와준 이들은 바로 대구북일교회 담임목사 서석수 목사와 10여 명이 넘는 교역자들이다. 서석수 목사는 바쁜 일정 중에도 토요일만큼은 토요쉐마학당을 위해 시간을 비워둔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현장, 그곳에 바로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 서석수 목사는 모든 순서가 끝난 후 부모와 자녀들을 서로 끌어안게 하고 그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한다.

“가정의 회복이야말로 다음세대의 대안입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기는 그들이 속한 공동체가 갖고 있는 가치관을 내면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들이 기독교적 성품으로 변화하는데 가정과 교회의 교육공동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주일에는 복음을 듣고, 주중에는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믿음을 전수하며 ‘믿음의 가정’을 세워야 자녀들에게 그 믿음을 계승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요쉐마학당에는 10여 명의 교회 모든 교역자들이 스텝으로 참가함에도 자녀를 가르치는 일은 부모에게 맡기고 있다. 교역자들은 부모들에게 성경적인 부모됨이 무엇인지 가르치고, 그들이 자녀의 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서 목사와 교역자들의 피땀 어린 준비의 시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매주 주일 강단에서 서 목사는 부모의 청지기 된 사명을 강조하고 부모의 신앙을 중심으로 가정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씀으로 선포한다. 그리고 토요쉐마학당이 매학기가 끝나고 방학기간이 되면, 서 목사는 그 학기를 종합 평가하고 다음 학기 주제를 선정한다. 그러면 교역자들은 관련 자료를 모으고 수차례 회의를 통해 프로그램을 짜고, 새학기 교제와 시청각 자료를 제작하고, 구체적인 실습 과제를 만들고 가족캠프나 역사탐방 장소도 물색하느라 매일 바쁜 시간을 보낸다.

이와 더불어, 대구북일교회는 생후 18개월에서 48개월까지의 아기와 엄마가 함께 하는 ‘쉐마북일아기학교’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매월 마지막 주일 오후예배에 온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온가족주일예배’을 드리고 있다. 소그룹인 사랑방 모임 중에도 ‘자녀들과 함께하는 사랑방’을 운영하고, 부모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부부행복학교’ 등을 통해 자녀는 물론 부모의 신앙교육을 통한 가정회복에 힘쓰고 있다.

서석수 목사는 “가정이 믿음 안에서 회복되어야만 다음세대에 바른 신앙을 계승시킬 수 있다. 기독교 성품교육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주중 하루 잘 진행한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 교육이 가정에서 매일의 삶 속에서 실천되고 부모의 사랑과 믿음이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질 때 믿음의 가정이 세워진다. 그리고 그 믿음의 가정이 교회 공동체와 지역 공동체를 세워나가게 된다”고 밝혔다.

▲ 이해주 박사(총신대기독교교육학)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받아들이고 남은 일생동안 하나님을, 그리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 그들을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른다.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인생에게 가장 특별한 순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받아들이게 된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일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삶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고 섬긴다는 것은 단순히 믿는 것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평생을 그 믿음에 따라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기독교 성품교육은 그 ‘성화’의 과정을 일깨워주고 돕는 하나의 도구인 셈이다.

총신대에서 기독교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해주 박사(사진)는 “기독교 성품교육은 도덕과 윤리를 교육하는 일반 성품교육과 달리, ‘성화’를 뜻한다는 것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화는 우리를 사랑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여 주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닮아가는 일 그 자체”라며 “세상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특정 교육 프로그램이나 도덕 교육, 율법주의 등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해주 박사는 기독교 신학적 관점에서 ‘악’이란 “하나님이 없는 사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반대로 “하나님을 삶의 이유로 삼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기독교 성품교육이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성화는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는 말씀과 상통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성품교육은 ‘자기부인’이 핵심이다. 즉, 내가 나 된 것이 나로 인한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는 것. 내 아이가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아이라고 인식하고 그 소중한 아이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양육하는 일. 그것이 바로 기독교 성품교육의 기본이다.”

 마지막으로 이 박사는 “다음세대에게 바른 기독교 성품교육을 하기 위해 교단 차원에서 기독교 성품교육에 대한 신학적· 교육학적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성품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세미나를 주최하여 얻어진 자료와 정보를 개교회에 제공하고, 신학에 정통한 교육학자들을 양성하고, 나아가 기금을 조성해 교단 차원에서 기독교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교과서를 집필하는 일을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해나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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