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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 대담] 원로에게 듣는다 ②정필도 목사

“은혜 사모하며 종의 자리 묵묵히 지켜라”



목회여정 문제 생길 때마다 결사적으로 기도하며 주님께 맡겨 해결
거룩하게 살기 힘들어진 마지막 때 은혜 메마르지 않게 발버둥쳐야
하나님 증인으로 택함 받은 삶이 축복이며 행복, 더 성령 충만해져야


새해를 맞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점검하기 위해 만난 두 번째 원로는 정필도 목사(수영로교회 원로·76세)입니다. 정필도 목사는 현재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전세계를 다니며 현역 시절 못지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은퇴 후 정필도 목사의 목양지는 이제 수영로교회를 넘어 오대양 육대주가 되었습니다.

그는 말 주변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는 목회였다고 자책하지만, 어쩌면 그의 목회적 가치가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목회를 특정 지을만한 대표 브랜드 없이 그저 은혜를 사모하고 순종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만 오롯이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그의 목회를 ‘은혜목회’라 명명하기도 합니다.

은혜를 받으면 믿음이 생기고, 믿음이 생기면 헌신이 일어난다는 정필도 목사의 단순하지만 묵직한 체험적 목회 여정을 통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목회현장에 은혜와 부흥이 넘치길 기대합니다.

▲ 정필도 목사(수영로교회 원로·76세)

▲은퇴한 지 벌써 5년째 접어듭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요.
=2011년 10월 13일에 은퇴를 했습니다. 은퇴 이후 주로 집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국내외 집회, 선교지 등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서 목회자들 세미나, 성시화대회, 신학교 세미나, 러시아인 대상 집회, 인공위성 방송 등을 하고 있습니다. 집회했던 나라별 대표자들이 수영로교회를 탐방합니다. 1주간 숙식하며 모든 사역에 직접 참여해 경험하고 있습니다. 집회에서 제가 말한 것을 확인하는 것이지요. 강의만 듣던 것하고,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비교하면서 대개가 두 배 이상 좋다고 해요. 떠날 때 눈물을 흘리며 가는 분들이 참 많아요. 목회에 고민이 많은 중에 수영로교회를 보고는 무척 감동을 받는다고 합니다. 갈수록 소문이 나서 오라고 하는 곳이 너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힘들어 다 받을 수 없어요. 할 수 없이 조절하며 지혜롭게 하고 있는 중입니다. 외부에 나가지 않는 주일에는 수영로교회 1부 예배에서 설교를 합니다.
 
▲현역 못지않게 바쁘신 것 같습니다. 목회자로서 현역과 은퇴,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자유로우니 좋습니다. 담임을 하고 있을 때는 교회 일이 너무 많아서 매여 있었고, 외부집회를 나가더라도 늘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다니며 마음껏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고 여유가 있어 좋아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집회를 어디서든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집회에 몰두할 수 있어 좋고, 아무데나 갈 수 있어서 좋고요.

개척하고 36년 5개월 됐나? 하여튼 성도들과의 관계가 갈수록 더 좋아지고,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이 들어 70이 되어 은퇴하고 돌아보니, 그 시기가 아주 적당했던 것 같아요.

나의 목표는 부산이 복음화 되고 전세계가 복음화 되는 것이 어릴 때부터 꿈이었고, 죽을 때까지 복음 전하는 것이 소원이었어요. 그래서 병들어 죽지 않고 복음전하다 순교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 소원입니다. 주의 일을 하고 싶으니깐 항상 복음을 전하게 해주시고, 내가 복음을 전하지 못하게 되면 사는 이유가 없어지기에 그냥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 때문에 하나님 영광 가리고, 복음에 방해된다면 나를 거둬가 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내 소원을 들어주셔서 갈수록 복음을 전할 기회와 영역을 넓혀 주시고 있습니다.
 
▲수영로교회를 개척해 36년 넘게 시무하셨습니다. 보람과 아쉬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본래 말 주변이 없고, 재능이 없어요. 옥한흠 목사님께서는 제자훈련 통해 세계적으로 특별한 공로를 세우셨습니다. 큰 교회들을 보면 교회마다 특기가 있어요. 그런데 나는 내세울게 하나도 없어요. 우리 교회는 내세울만한 특징이 하나도 없어요. 그렇다고 설교도 특별히 잘한다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니에요. 그저 조용하고, 말씀을 느릿느릿하게 하고, 말 주변도 없이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가 출석이 3만명 되는 교회가 되도록 해 주셨어요. 나에게는 과분하지요. 내 생각으로는 정말 불가능해 보이는데, 어떻게 그렇게 모일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나님의 은혜이기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글쎄! 아쉬움이라고 하면은 내 능력이 부족하니깐 특별히 공헌을 한 것이 하나도 없어요. 국가적으로나, 교계적으로 특별히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고 조용히 목회한 것뿐이었어요. 나에게는 두각을 나타내며 특징 있게 한 것이 없어요. 그런 능력을 주시지 않은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봐요. 저는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어요. 정말.
 
▲특징적인 목회를 하지 않으셨다고 하지만, 흔히 목사님의 목회를 ‘은혜 목회’라고 합니다. 수영로교회와 목사님만이 가진 독특함이 분명 있습니다.
=나는 서울 사람입니다. 그래서 서울지역 교회에서 청빙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섯 군데에서 오라고 했어요. 거의 동시에 들어오다 보니 정하기 어려웠어요. 나는 어차피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기에 교회가 크고 작은 것 상관없이 주님이 가라고 하시는 곳이면 가겠다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으셨어요. 대답해줘야 할 날은 다가오는데 마음은 급하고, 그래서 다섯 군데에서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에 무조건 가겠다고 기도했는데, 그런데 엉뚱하게도 부산에서 가장 먼저 왔어요. 초량교회 정태성 장로님의 아들인 정해천 장로님께서 오셔서 교회를 지어줄테니 부산에서 개척을 하라고 하셨어요. 그러나 나는 부산에서 목회할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한 주간 기도하겠다고 했는데, 기도하면 할수록 수천 명이 모여 예배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컬러로 보이는 거예요. 기도하려고 눈을 감으면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그때 주님은 “이 양떼 버리고 어디로 가겠느냐”는 말씀과 함께 자꾸 환상을 보여주셨어요. 결국 개척을 시작한 것이 수영로교회였습니다.

개척 후 교회가 급성장했어요. 얼마나 모여드는지 몰라요. 내 마음 속에 교만이 들어왔어요. “내가 설교를 잘 하는 모양이지?” “내가 목회를 잘하는 모양이지?” “야! 이러다가 부산에서 제일 큰 교회가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는데, 바로 그 주간 수요예배에 달랑 아내와 학생 몇몇과 피아노 반주자만 나온 것을 보고 울면서 기도했어요. 주일에는 꽉 찼는데 분명 문제가 생긴 거지요. 그래서 내 죄가 무엇인지 물었어요. 집에도 안가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 금식하며 내 잘못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때 하나님께서는 “네가 해? 내가 하지?” 이렇게 세 번이나 반복해서 책망하시더라고요.

나는 몰랐습니다. 내가 하는 줄 알았습니다. 용서해달라고 기도했더니, 주님께서는 “이 교회는 네가 아니라 내가 세웠다. 교회 부흥은 네가 설교나 목회를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내 백성을 모아 준 것이다.” 이러시는 거예요. 그때부터 주님이 우리 교회 당회장이고, 나는 교육전도사 같은 마음으로 충성만 하겠다고 결단했어요.

한 번은 주일 저녁에 교인이 절반도 안와서 예배 중에 속으로 기도했어요. 주변에 훌륭한 목사님들이 많은데 나를 보고 올 사람 없으니 주님이 심방하셔서 모아달라고 속으로 기도했어요. 대표기도가 끝나고 눈을 떴는데 지각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와 자리가 꽉 찼어요. ‘아! 정말 주님이 하시는구나’를 체험했어요. 나는 은퇴할 때까지 그렇게 목회했어요. 완전히 주님과 함께 목회했습니다.

한 번은 교인 중에 나를 괴롭히는 못 된 성도 한 명이 있어 너무 속상했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밤새 기도하며 나를 데려가든지, 다른 교회 보내든지 둘 중에 택하라고 결사적으로 부르짖고 기도했어요. 오늘 밤에 끝내달라고 무서운 기도했어요. 새벽녘인데, 주님께서는 제가 문제라고 책망하셨습니다. 고약한 인간만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주님은 내가 문제라고 하시는거야. 그래서 울면서 회개하며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용서해달고 기도했어요. 주님께서 “너를 붙잡고 일하고 있다. 그 집사는 너의 양이다. 교회 부흥은 내가 하는 것이다. 너를 붙잡고 있기 때문에 네가 문제다”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절대로 앞으로 성도를 원망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다 나의 문제로 알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마음에 평강이 오고, 그 사람이 신경도 쓰이지 않고 걱정이 없게 됐어요. 그러니 설교가 달라졌지요. 항상 그 사람을 신경 쓰던 것이 이제는 마음에 평안이 오니 은혜 받은 설교를 은혜롭게 전하게 되었어요, 내가 설교할 때 성도들이 자신을 폭 안아주는 것 같다는 말을 합니다. 가시도 없고, 원망이나 근심도 없으니 나 자신만 관리 잘하면 되는 거예요. 내가 은혜를 받아 은혜로운 설교하면 된다고 여기며 지내왔는데 부흥이 되더라고요. 목회자들이 교인 중에 속 썩이면 신경을 많이 쓰는데, 교회부흥은 그 사람과는 상관없다는 것이에요. 주님이 나를 붙잡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수영로교회 개척을 해 로터리를 계속 돌며 기도했어요. 이유는 부산의 400만을 복음화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10년을 기도했는데, 어느 날 주님께서 내가 감당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충성스러운 목회자가 되어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랬더니 내 생각보다 100배나 더 주셨습니다. 내 목회여정에 감당할 수 없는 이런 은혜의 간증이 너무 많아요.

모든 것을 기도로 했어요. 응답받을 때까지 기도했어요. 문제가 발생하면 인간적인 방법이 아니라 결사적으로 기도하며 주님께 맡기며 해결하는 것이 수영로교회 DNA입니다. 40년 동안 목회하면서 어떤 작정도 없이 오로지 기도로 했습니다. 모든 것을 자원해서 헌신하게 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적 은혜를 사모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가 체험을 하면 이해가 되는데, 자기 체험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전혀 딴 세계니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겁니다. 내 목회의 특징은 이래요. 고등학교 때부터 주님이 찾아오셔서 말씀해 주시는 인격적 만남을 가져왔어요. 모든 결정을 할 때 청계산에 올라 금식기도 했어요. 지금까지도 구체적으로 주님이 함께 하시고, 넘치게 하시는 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목회는 성령과 함께 해야지 내 힘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해요. 항상 깨어 기도하며 성령이 말씀하시고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그러면 교인들에게 인본주의가 아니라 성령에 사로잡힌 목회자로 인정이 되면 교회가 편안할 수밖에 없어요.
 
▲국내 많은 교회들이 목회이양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반면 수영로교회는 잡음 없이 성공적으로 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입니다.
=은퇴도 잘하고, 후임도 잘 세워진 것은 오직 기도에 있어요. 나의 목회는 시작부터 주님이 말씀해 주셔서 순종함으로 그대로 했고, 또 목회하는 과정에서 주님이 책망도 하시고 말씀도 해 주셔서 그대로 한 여정이었어요.

그러니깐 제가 은퇴할 때도 기도로 후임을 세웠어요. 평소 기도를 많이 하며 은혜 많이 받은 장로님과 권사님, 안수집사님 각각 3명씩 9명을 청빙위원으로 세워 기도하게 했습니다. 청빙위원들이 후임자를 물색하러 다니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었어요. 하나님 앞에서 교회에 덕을 세운 분들이 금식을 하며 오로지 기도만 했어요.

주변에 훌륭한 후보들이 참 많았습니다. 투표를 해보니 후임으로 온 이규현 목사님이 1등으로 나왔어요. 이력서 이런 것을 받지도 않고 오로지 기도에 전념했어요. 후임자 선정에 인간적인 방법으로 한 것이 아니고, 내가 주장을 한 것도 없었어요. 정말 기도하면서 주님이 말씀하시고, 인도하시고, 주님이 세우신 교회이니 주님이 다 하시도록 기도한 것뿐이에요.

교회는 하나님이 다 하셨기에 내가 주장할 것이 하나도 없어요. 은퇴할 때 말했던 것처럼 주님이 하신 것을 감사하고, 교회가 너무 기뻐하고 행복해하고 있어 감사하다고 했어요. 당연히 올 사람이 왔다고 생각하니깐 기쁨이 충만함을 보았어요. 건강을 걱정할 정도로 후임자가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요. 너무너무 잘하고 있어요. 교회가 만족해하고, 성도들이 행복해 합니다. 정말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후임자가 와서 성도가 많이 늘었습니다. 설교도 잘하고, 생각하는 것이 탁월해서 많이 발전했어요. 그리고 교인들이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 합니다. 와서 하는 것을 볼 때 너무너무 감사하게 잘 합니다. 성도들 앞에서 우리 목사님을 칭찬합니다. 갈수록 은혜롭고 깊은 설교를 해줘서 너무 좋다고 말합니다. 깊이 있는 설교이니 들을수록 좋다고 격려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적인 방법으로 회의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 생기면 하나님 앞에서 결사적으로 기도하는 것, 이것이 수영로교회 DNA이예요. 그러니 자기주장을 아무도 하지 않아요. 그저 기도하고 결정하라고 해요.
 
▲반면 많은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목회이양은 인간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 아니에요. 하나님이 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욕심을 전혀 갖지 않고 마음을 비워놓으면 교회가 편할 수밖에 없어요. 내가 욕심을 갖고 주장을 했다면 분명 문제가 생겼을 것입니다. 교회는 내 교회가 아니라 주님이 세워주셨고, 모아주시기 때문에 내가 주장할 권한이 하나도 없어요. 저는 세습 문제 때문에 고민해 본 적이 없어요. 주변에서는 오해도 좀 했을 거예요. 목회하는 아들도 있고, 사위도 있고 해서 혹시나 세습하지 않을까 의심을 했겠지만, 그러나 나는 주장할 권한이 없기에 내세우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해서 무슨 문제든지 꼭 기도로 해결하려 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기도해요. 주님 뜻대로 사는 것이 내 소원이니깐 그것을 위해 기도합니다. 세습 문제도 내 생각에는 좀 더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며, 성경적인지를 모든 지도자들이 생각하고 결정하면 좋겠어요. 자기 이론이 아니라 표준을 주님 뜻에 따르겠다고 하면 주님이 말씀해 주셨을 거예요. 인간의 생각으로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기 때문에 안 되게 되어 있어요. 매우 중요한 일인데 왜 사람들이 인간적인 방법으로 좋고 나쁘다고 판단하는지 몰라요. 그것은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는 행위예요. 주님 뜻대로 하시게 해야 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목사님께서는 담임하는 중이나, 은퇴를 하면서 교회의 유익을 위해 재정적으로 많은 헌신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교회에서 아파트도 사주었고 차도 좋은 거 사주었는데, 모든 것을 교회 명의로 했어요. 아예 내 것이 없다 생각해요. 그게 얼마나 자유로운지 몰라요. 교회에서 다 관리해 주는데 그것보다 좋고, 행복한 것이 어딨어요? 모든 것이 다 교회 것이고, 나는 빌려 쓰는 것이지요.

개척했다고 해서 내 주장을 내세우기 쉬운데 그것은 함정이에요. 우리는 청지기예요. 다 주님의 것인데, 청지기는 주장하면 안돼요. 모든 것이 주님 것인데 그것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하나님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이고, 욕심에 사로잡히게 되고, 은혜가 떠나고, 알력과 분쟁이 생깁니다.

내 호주머니에 돈이 생겼다고 해서 내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돼요. 하나님 영광 드러내는 곳에 쓰면 되는 것이지, 꼭 나를 위해 사용할 때 시험에 빠집니다. 철저하게 내 것이라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것은 아주 힘듭니다. 그것을 해결하지 못해 고생하는 목회자가 너무 많아요. 자기주장이 있고,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나아가 그것을 자녀들에게도 나눠주는 것은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일부이겠지만 최근 목회자의 과도한 사례비, 전별금, 목회활동비, 교회공금 횡령 등 돈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정과 관련해 목회자에게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한 두 사람의 사건을 전체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 주위에 정말 훌륭하고 은혜 가운데서 희생하며 목회하는 일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문제도 많지만 곳곳에서 성자 소리 들을만한 분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종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보며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과도한 돈을 받는 목회자들이 실제로 많지가 않아요. 오히려 생활이 어려운 목회자들이 더 많아요. 교회에서 알아서 잘 대접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교회들이 많지가 않아요. 교회 규모는 괜찮은데 구조적으로 적게 주는 경우도 보았어요. 돈으로 너무 압박하기 때문에 유혹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목회자 본인들이 스스로 포기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분명한 것은 풍족하게 돈을 받는 목회자는 소수입니다. 일반적으로 목회자는 사회인보다 생활비를 적게 받는 것을 봅니다.
 
▲현상적으로 목회자의 윤리 문제가 사회의 보편적인 기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목사라는 신분 자체만으로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인데, 대안은 없을까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입니다. 이유는 매체를 통해 자유롭게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안 좋은 것들이 너무 공유되어 있어요. 목회자들이 기도생활도 많이 하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나쁜 것을 접하다보면 빠지게 됩니다. 그것이 반복되다보면 음란의 영이 역사하게 됩니다.

목회자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 모두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사탄은 죄 지을 준비를 시켜놓는 거예요. 톡 건들면 터지게 됩니다. 앞으로 더 심해질 거예요. 그것을 해결하고 거룩하게 살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끊어버리는 길밖에 없어요. 그것을 끊지 못하면 누구나 죄 지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지금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걸려 있다고 봐요. 스스로 차단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다 빠질 수 있는 함정이에요. 이미 드러나 있는 것을 갖고 걱정할 문제가 아니란 말이지요. 죄 지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잠재된 사람이 많다는 것이 더 심각해요. 언제든지 나쁜 사건은 터질 준비가 되어 있는 거지요. 마지막 때에 정말 거룩하게 살기가 힘들어졌어요.
 
▲한국교회가 위기라 말하면서도 전혀 변화를 꾀하지 못하다가 이제는 침체와 퇴보를 본격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교세 감소는 물론 재정 감소, 교회 내분 심화, 목회 리더십 약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은혜가 충만하면, 믿음이 충만해 집니다. 믿음이 충만해지면 헌신이 많이 일어나요. 그런데 은혜 충만한 교회보다는 메마른 교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당연히 믿음이 약해지니까 헌신과 헌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모든 문제의 시작은 여기에 있어요. 교회는 은혜가 메마르면 모든 것이 부족해지는 겁니다. 하나님의 일, 아니 세상의 모든 일을 할 때도 은혜 충만한 가운데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믿음이 충만해져 헌신이 일어나고 부흥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대에 어떤 목회를 해야 할까요.
=지금의 교회 위기는 그만큼 기도생활을 등한시했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은혜를 사모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목회자들이 그렇게 살지 못하니 영적으로 메말라졌고, 은혜가 없으니 힘들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니 교회마다 위축되게 되어 있어요. 목회자들이 항상 은혜 충만, 성령 충만 하면 해결됩니다. 머리를 굴려서 목회를 하면 피곤합니다. 아무리 애를 쓰지만 안돼요. 부흥은 성령의 역사로만 되는 거예요. 주님이 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목사로 산다는 것,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목사로 사는 것보다 행복한 것이 없는데?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지 않나요? 우리 삶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되었고, 하나님의 증인으로 택함을 받은 사람인데, 그것이 사명인데, 아예 목사가 되었으니 얼마나 좋으냐 이거예요. 그저 은혜 충만한 가운데 주의 종으로 사는 삶을 마음껏 누리는 것 그 자체가 축복이고 행복입니다. 그래서 나는 너무 행복해요.
 
▲마지막으로 후배 목회자에게 당부할 말씀을 해 주시지요.
=앞으로 고생이 많을 거예요. 선배들보다 목회가 더 힘들 것입니다. 예전의 성도와 지금은 다르다. 이 시대가 너무 각박하고 타락해졌기 때문이지요. 힘들고 고생을 많이 하게 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선배들보다 갑절이나 기도하고, 더 성령 충만해지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입니다.

끝까지 사명감당하면 만국을 다스릴 권세를 주실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너무 힘들고 고생이 되지만 끝까지 신앙의 줄을 지키며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은 받을 영광이 얼마나 큰지 몰라요. 이러한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끝까지 승리하고 그 자리를 지켜주면 좋겠어요.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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