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익산 할랄식품단지 조성 반대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어느 목회자가 SNS를 통해 글 하나를 올렸다. 그릇된 정보들이 마치 사실인양 떠도는 일이 너무 많다면서, 할랄단지와 연관된 정확한 데이터와 잘못 알려진 데이터를 비교해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글의 의도는 행여나 상대측이나 반기독교 성향의 언론들에 빌미를 주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상황은 의도와 다르게 전개됐다. 일단 ‘할랄’이라는 키워드가 제시되자 해당 글의 정확한 내용이나 출처 등을 꼼꼼히 확인하기보다는, 자신이 어디에선가 전해들은 그럴듯한 정보들을 재탕하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원래의 글은 확인조차 않고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지 말라면서 처음 글쓴이에게 야단치는 경우까지 나타났다. 결국 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 당초의 노력은 댓글들의 홍수 속에 묻혀 버렸다.

그 며칠 후 몇몇 언론사로부터 우려했던 역공이 시작됐다. 할랄식품단지를 반대하는 이들이 분명치 않은 근거와 과장된 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한다는 게 해당 보도의 논지였다. 그 여파 속에서 1월말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예정했던 할랄식품단지 반대집회는 연기됐다.

집회 자체야 언제든지 재추진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향후 반대운동이 만만치 않은 상대 앞에서 자기 검열을 강화해야 하는 부담을 짊어지게 된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신중하고 냉철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제발 부실한 데이터 유통을 삼가고, 난독증도 줄여야 한다.

비단 할랄식품단지 문제만이 아니다. 교단 안팎의 중대 사안을 판단함에 있어서 근거자료는 충분하고 정확해야 한다. 무엇보다 특정사례를 전체의 일인 양 침소봉대하거나,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난독증은 상황을 잘못 해석하게 만들고, 바른 판단을 방해한다. 무심코 범한 오류들이 언젠간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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