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은성 교수(총신대학교·역사신학)

‘하나님의 것’ 임을 고백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개혁신앙의 총체인 ‘교리’를 통해 정말 중요한 진리의 주제들을 하나씩 설명하도록 한다. 교리는 펼쳐진 진리의 항목이고 진리의 파노라마이다. 교리에 대한 설명은 6가지 교리와 더불어 그것의 근거가 되는 <기독교강요>를 중심할 것이다. 개혁신앙만 아니라 그 교리도 <기독교강요>에 근거해 있다. 개혁신앙이라 물을 때, 먼저 그 주제 또는 항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말은 “진리의 총체가 뭐냐?”는 질문의 답변과 같다.

교리의 첫 번째 질문, 즉 주제는 ‘인생의 목적’에 관한 것이다. “기독교인은 왜 사냐?”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은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서> 1문과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1문에 나타난다. 이와 유사한 질문은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 1문에서도 묻는다. 그 질문은 각각 “인간의 제일 되는 목적은?” 또 “인간의 제일 되고 가장 고귀한 목적은?” 이에 대한 답변은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삶과 죽음에서 당신의 유일한 위로는?” 웨스트민스터의 질문과 답변을 보강하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 1문을 통해 우리는 그 답변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웨스트민스터의 답변은 1문의 답변으로 하나님의 영광과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천명한다. 이것은 궁극적이면서 포괄적인 답변이다. 먼저 모든 인류라기보다 하나님의 자녀, 즉 선택된 자는 또는 중생된 자에게 묻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은 이 질문과 답변을 충분히 이해한다. 또 선택되었지만 아직 중생을 경험하지 못한 자라면 이 질문을 묻고 그 답변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할 것이다.

이것의 주요한 의미는 우리가 그분을 위한 삶이라는 것이다. 중생된 자가 아니면 자신이 그리스도의 속량으로 그분의 것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기독교인이라면 자신이 그분의 것임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나의 것, 나의 인생, 나의 멋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아직 중생을 경험하지 못한 자이다. 나를 위한 하나님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면 같은 부류이다.

이에 따라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 1문의 답변은 웨스트민스터의 답변을 보강해 준다. “나는 내 자신의 것이 아니고…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해 있다.” 이것은 곧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의미이다. <기독교강요> 1권 1장에서 칼빈은 하나님과 우리 자신에 대한 지식을 말하면서 그분에 대한 지식을 우선순위에 두고, 다음으로 우리 자신에 대한 지식을 두고 있다. 이는 그분에 대한 지식이 곧 그분의 영광에 해당되고, 다음의 지식이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에 해당된다.

웨스트민스터의 두 번째 답변은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에 대한 보강된 설명은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 2문의 답변에서 찾을 수 있다. 기독교인의 행복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세 가지를 밝힌다. 그분을 즐거워하는데 필요한 세 가지라고 이해해도 좋다. ‘죄의 비참함’, ‘구원의 방법’, ‘감사의 방법’이다. 이 세 가지는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서>의 전체를 구성한다.

먼저 기독교인에게서 정말 중요한 것은 죄의 문제와 해결이다. 죄를 단순히 개념적 이해에만 그치는 경향이 짙다. 단순하게 어떤 비행(misdeed)으로 개념화시키기도 한다. 기준, 문화, 법에 따라 그릇된 행동만 일삼지 않으면 좋다는 식의 죄의 개념을 갖고 있다.

죄에 대해 칼빈 선생은 <기독교강요> 2권 1~2장에 걸쳐서 철저하고 세밀하게 설명한다. 죄는 단순한 비행 또는 범죄가 아니라 심정(heart)의 자세이고, 하나님에 대한 모반이다. 게다가 극단적인 이기심으로 향해 있다. 생각하고, 알고, 느끼고, 판단하는 모든 영의 기능 자체가 부패해 있고, 그 방향은 자기 자신이다. 이기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이해하려 한다.

다음으로 전적으로 비참한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구원의 방법은 진주 장사가 진주를 발견한 후 재산을 모두 팔아 그 진주가 있는 밭을 구입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마 13:45). 중생된 자는 구원의 방법을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런 면에서 “훈계(discipline)를 좋아하는 자는 지식을 좋아”(잠 12:1)한다고 말씀한다.

죄에 대한 심각성은 단번에 끝내선 안 되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그 순간마다 구원을 허락하고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는 하나님의 뜻을 찾아 감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성경을 통해 알게 된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서> 3문과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서> 3~5문에서 각각 성경에 관해 묻게 된다.

선택된 자 또는 중생된 자는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그분의 것임을 고백한다. 이 고백은 곧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분을 즐거워하는 삶은 곧 행복한 삶으로 자신의 죄, 구원 및 감사의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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