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장 박무용 목사가 염산교회 순교사적지 방문 중에 동향 출신이자 신앙의 선배인 순교자 김방호 목사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총회 1호 순교사적지' 염산교회 찾아 국가사적지 지정 추진 본격화

박 총회장 "교단 차원서 적극 뒷받침" ... 지자체와 협력 방안 모색

총회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참을 오열하며 침묵하던 입술이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6·25 당시 염산교회에서 시무하다 돌아가신 김방호 목사님이 경북 경산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방금 들었습니다. 제가 자란 고향이 바로 경산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한 동네 출신일지도 모르겠네요. 여기는 결코 제가 환영을 받을 자리가 아니라, 겸손히 머리 숙여야할 자리입니다.”

여기저기서 조용한 탄식이 새어나왔다. 65년 세월을 건너 뛴 만남이 그렇게 숙연하고 뜻 깊게 이루어졌다.

총회장 박무용 목사를 비롯한 임원들과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김정훈 목사) 및 순교자기념사업부(부장:손원재 장로)는 12월 28일 영광 염산교회(임준석 목사)를 방문하여 지난 회기 제1호 총회 순교사적지로 지정된 현장들을 둘러보고, 국가사적지 등재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현장 답사에서는 77명 순교자들이 합장된 묘역, 김방호 목사와 허상 장로 등 염산교회에서 순교한 역대 교역자들의 묘소, 순교현장인 설도항, 순교체험 시설 등을 견학하며 순교자들이 남긴 자취들을 확인했다.

특히 염산교회 최종천 장로는 자체적으로 세운 옛 교회당 복원계획을 설명하면서, 약 48평 크기의 고풍 건물을 완성하고 주변에는 수변공원 등을 조성해 20여 가지 체험과 300여 점의 유품을 전시하는 순교정신 선양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광주노회장 김용대 목사와 염산교회 임준석 목사 등은 “비록 뒤늦은 감이 있지만 염산교회의 사적지 등재와 옛 교회당 복원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업이 될 것”이라면서 교단 차원의 협력을 당부했고, 박무용 목사는 적극 뒷받침하겠노라고 화답했다. 박 총회장은 또한 즉석에서 1백만 원의 후원금을 염산교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 총회 임원들과 역사위원회 관계자들이 염산교회 순교유적들을 견학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현장 방문에 앞서 영광대교회에서 회의를 열고 염산교회 국가사적지 등재를 위해서는 순교가 발생한 6·25 당시 소실된 옛 교회당을 복원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염산교회 단독으로 국가사적지 등재를 추진하기 보다는 인근에 예장통합 교단 순교사적지로 지정된 영광 야월교회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회 자체적으로 추진할 사업과, 지방자치단체 및 타교단과 협력해 추진할 사항들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6·25 당시 염산교회에서는 77명, 야월교회에서는 66명의 순교자가 인민군과 좌익세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이에 영광군에서는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염산교회에는 체험관, 야월교회에는 기념관을 각각 건립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 총회장 박무용 목사와 역사위원들이 김준성 영광군수와 함께 염산교회 국가사적지 지정 및 옛 교회당 복원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

한편 참석자들은 답사를 마친 후 영광군청에서 김준성 군수를 만나 염산교회 국가 사적지 지정 및 옛 교회당 복원사업에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역사위원장 김정훈 목사와 순교자기념사업부장 손원재 장로는 이 사업이 기독교 유적지로서 염산교회를 관광자원화 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임을 강조하고, 향후 염산교회와 관련해 총회 공과에 내용 게재, 청소년 및 청년대학생 답사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전국 교회에 부각시키는 노력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준성 군수로부터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총회에서 도와주시기만 하면 영광군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마음을 갖고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염산교회의 국가사적지 지정을 위한 총회의 활동에 드디어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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