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옥 대표 “중독자 4명 중 1명 개신교인…제대로된 목회지침 시급”

4일 ‘기독교 중독예방과 치유 포럼’서 각성 촉구

국내 도박 중독자의 25%가 기독교인이지만 정작 교회는 목회적 돌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교중독연구소와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는 12월 4일 ‘기독교 중독예방과 치유 포럼’을 개최하고 한국교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에이패밀리심리상담연구소 안미옥 대표는 “도박 중독자 4명 중 1명이 개신교인이다. 그러나 교회는 신앙의 힘을 강조할 뿐 제대로 된 노력이나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시행한 ‘2014 사행산업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 중 ‘문제성’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1.5%로 약 5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14만2500명이 기독교인 셈이며, 한국교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단 신천지가 목표한 신도 수와 맞먹는 수치다.

▲ 안미옥 대표(오른쪽)는 도박 중독자 중 25%가 기독교인이라면서 한국교회의 각성과 목회적 돌봄을 촉구했다

도박 중독은 한국사회나 크리스천 성도 가정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도박 중독자의 27.2% 이혼위기 경험을 했으며, 7.4%는 자살을 고려하거나 시도했다. 기독교중독연구소 관계자는 “기독교인 중에서 도박 중독만 14만2500명이다. 알코올 중독까지 합하면 성도 중 수십만 명이 중독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한국교회는 중독으로 성도들의 가정이 파괴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의 노력은 미약하다. 안미옥 대표가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 목회자 11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목회자의 82.90%(97명)가 ‘한국사회의 도박 중독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박 중독에 대한 목회적 지침이나 훈련을 받았다는 응답은 11.96%(14명)에 불과했다.

또한 목회현장에서 도박 중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성도를 만났던 경우는 37.60%(44명)이었으며, 중독에 빠진 도박은 화투(27명) 경마·경륜(19명) 카지노(13명) 인터넷게임(8명) 순이었다. 목회자들은 성도들을 접촉하면서 전문 목회적 상담의 필요성을 느꼈지만(87.17%) 기독교 내에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한 단도박 모임이 있는 것은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93.31%).

안미옥 대표는 “목회자 대부분은 한국사회의 도박 중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인식하면서도 정작 교회는 도박의 유혹으로부터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목회현장에서 도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만난 목회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안미옥 대표는 이어 “목회자 대다수가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한 목회적 상담과 돌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정작 목회적 지침이나 훈련을 받은 적이 없으며,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회자의 절대 다수가 목회적 돌봄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목회현장의 필요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뜻이다.

그는 끝으로 “단순히 회개를 촉구하면 상처를 받아 오히려 교회를 떠나게 되어 있다”면서 전문가 상담과 협력을 통해 중독에 빠진 성도들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