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완산동 인근에 표지판 세워…기독교순례답사 활기 기대

▲ 전주한동교회 김동하 목사가 은송리 예배당 터의 유래와 발굴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랜 세월 확실한 위치를 두고 미궁에 빠져있던 호남지역 최초의 전주 은송리 예배당 터가 확인되었다.

전주시가 은송리 예배당 터로 확정하여 표지석을 세운 곳은 전주시 완산동 소재 좋은교회 부근 완산2길과 기령당길이 만나는 길목의 밭이다. 전주시는 최근 이곳에 표지판 건립과 함께 토지정비와 계단설치 등으로 방문자들의 답사를 용이하게 했다.

은송리 예배당 터는 그 동안 전주서문교회와 지역교계, 학계 등에서 원래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을 수차례 벌여왔고, 한 때 전주완산교회 부근의 한 주택가 등이 예배당 터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금번에 전주시에 의해 공식적인 위치가 확정된 것이다.

실제 위치를 찾아내는 데는 전주문화원장을 지낸 서승 장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지역 대부분이 사유지여서 표지석 설치 등에 어려움이 예상되었으나, 다행히도 일부 토지가 시유지로 확인되어 전주시의 협력을 얻어 정비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주시와 전주시기독교연합회 등 지역교계는 앞으로 이곳을 호남지역 기독교 발상지로 널리 홍보하는 한편, 매년 개최되는 세계종교문화축제 등에 기독교순례지로 포함시켜 순례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주지역 기독교 역사와 유적 발굴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김동하 목사(한동교회)는 “은송리 예배당 터의 확인은 전주는 물론 호남지역 복음전래 역사의 뿌리가 확인되었다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곳을 잘 보존하고 기념하는 활동들이 이어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 시가 호남 최초 교회당인 은송리 예배당 터로 확정한 지역에 세운 표지석 모습.

이후 전주로 내려온 7인의 선교사들은 은송리교회당을 중심으로 예배하며 선교활동을 개시했다. 1897년 7월 17일에는 처음으로 세례식과 성찬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이후 사역이 확대됨에 따라 이웃가옥 두 채를 더 사들이고, 예배당과 선교사 숙소를 넓히는 건축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주를 왕조의 발상지로 삼고 있던 조정에서는 전주의 봉산이라 할 수 있는 완산에 교회를 세울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려 건축이 중단되었다. 그러자 선교사들은 대신에 보상으로 제공된 전주성 서쪽 화산 일대(현재의 전주시 중화산동)로 선교본부를 옮겼다.

이곳에서 선교사들은 선교사 숙소, 예수병원, 신흥학교, 기전학교 등을 잇달아 세우고, 전주천 건너 맞은편에 서문밖교회(현재의 전주서문교회)를 설립해 복음의 기틀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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