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인터뷰] 방성일 목사(하남교회)

교회 기본은 메마른 현대인의 마음 품어 어루만지는 것
목회자는 시대 꿰뚫고 상황 뛰어넘는 믿음의 안목 필요
천국으로 함께 가는 신앙여정서 교회는 축제의 장 돼야


 
2015년 마지막 목회자 인터뷰이로 방성일 목사(하남교회)를 만났다. 방 목사는 남들보다 조금 다른 안목과 목회를 추구하며 전통적이었던 하남교회를 현대적인 감각이 뛰어난 교회로 탈바꿈시켰다. 다변화된 시대에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단순한 차원의 현대적 감각이 아니라 물질의 풍요에서 오는 심적 공허를 채워주는 그릇이 되어 주기 위한 그의 노력은 지금까지 주효했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잘 어우러진 예배, 커피향을 맡으며 말씀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새벽기도, 열정 넘치는 기도회, 여기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국제학교 운영 등은 그의 목회적 통찰에서 비롯된 남들보다 조금 다른, 그러나 차별성이 큰 사역들이다. 아울러 왕년의 청소년 사역자답게 한국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다음세대를 살리는 일에 본격적인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방성일 목사는 자기개발에 힘을 쏟되, 지성을 넘은 믿음의 안목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사람이 아프면 으레 병원을 찾듯이, 마음과 영이 아플 때 자연스럽게 교회를 찾게 만들기 위해서다.
방성일 목사 역시도 전통교회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보통의 목회자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의 터널을 지나왔다. 스스로를 탁월하지는 않지만 남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목회하고 있다는 방 목사의 목회세계로 들어가 보자.
 
▲그동안의 목회적 여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대구에서 8년간 청소년교육선교회에서 청소년사역을 했다. 대구성일교회 교육목사로 있으면서 주중에는 경북여상 교목 활동도 했다. 이후 미국으로 가서 유학했다.
청소년사역을 평생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역을 해보니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빠르게 변하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대안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전반적인 경향이 미국을 따라가는 추세다. 따라서 선험적인 배움을 위해 미국에서 유학을 하게 되었고, 이민목회를 했다. 당초 기독교대학 학부 청소년사역 전공으로 갔다가 마지막에는 박사과정으로 가정목회상담을 전공했다. 9년 4개월 미국에 머물다가 하남교회에는 2007년 4월에 부임했다.
개인적으로 미국 사회와 잘 맞았다. 오래 살고 싶었다. 그런데 한국으로 부르심을 받고 왔다. 한국교회는 상대적으로 바쁘고 정신없다. 사실 그 이전에 대구에서 청빙요청이 계속 있었다. 버티다가 결국 여기(하남교회)로 오게 됐다.
 
▲부임 당시 하남교회 상황과 변화상은 어떠했나.
=잘 모르고 왔다. 와보니 원로목사님이 계셨고, 부목사로 있던 분이 후임으로 6년간 담임 사역을 했다. 2006년 가을에 내부적으로 혼란을 잠시 겼었던 터였다.
그리고 대표적인 전통적인 교회였다. 교회의 내용과 하드웨어 모든 면에서 전통적이었다. 어려움 겪은 이후 마음이 흩어지고, 시험도 들고, 중직자조차도 교회를 떠나려는 마음이 컸었다. 당시 장년 950~1000명 정도 수준으로 지역에서는 큰 교회였다. 그럼에도 힘들어하고 메말라있는 정황이었다.
인천공항에 내려 곧바로 교회로 와서 기도했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나왔다. 이것이 교인들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활절 이후 새벽기도회를 인도하면서 아가서를 묵상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셨다. 아가서라는 사랑의 노래를 교인들과 함께 나누면서 위로하시고 격려해 주셨다. 상한 심령을 만져주시는 경험을 했다. 새벽마다 엄청난 은혜를 받았다. 지금도 많은 성도들이 그 당시를 그리워하고 있다. 매일 매일이 드라마 같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새 예배당 입당 후 ‘다시 부르는 사랑의 노래’라는 주제로 아가서를 다루면서 다시금 은혜를 나눴다. 새벽을 통해 굉장한 은혜를 주셨다. 교회를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은혜라 생각한다.
8년이 지난 현재 장년 3500명에 육박하고, 아이들이 1000명 정도 나오고 있다. 사실은 큰 교회 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한국에 오는 것도 그랬지만, 큰 교회에서 목회하는 것이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은혜 주실 줄 몰랐다.
 
▲부임 이후 하남교회가 많은 변화와 성장을 했다. 열매를 분석을 한다면.
=지금은 다변화의 시대다. 개인이나 단체, 교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당하는 시대다. 복음의 진리는 변할 수 없다. 그러나 복음을 표현할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통적인 교회를 현대적인 교회로 모든 것을 바꿨다. 변화를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그래서 3~40대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
 
▲교회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저항도 만만찮았을 것 같다.
=교회가 갖고 있는 틀과 문화와 역사가등 기존의 전통 때문에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오자마자 건축을 시작했다. 건축을 작정해서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진행됐다. 건축이 많은 변화를 가져 온 기점이 되었다고 본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건물이 아니라 내용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이 설득했다. 다음세대를 위해 양보하자 했다.
그러나 기존 성도들은 복음송을 모르고 안 부르던 교회여서 저항도 있어 힘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하는데, 심하게 체해 가슴이 아팠던 적이 어려 차례 있었다. 뜬 눈으로 밤을 새다 새벽기도에 나온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어른 성도들이 잘 견뎌주고 참아주었기에 지금의 변화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변화를 당연하다고 여긴다. 오히려 나이 드신 분들도 현대적인 교회, 젊은 교회에 다닌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정도다.
 
▲교회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과정에서 경험한 담임목회자의 역할과 영향은 어떠했나.
=한 단체의 리더는 중요하다. 교회에서 목사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여러 환경을 탓하며 변명하지만 솔직히 교회의 모든 것이 목회자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히딩크를 생각해본다. 그 한 사람이 우리나라의 축구 내용을 바꿔버렸다. 당시 한국 축구가 대단한 줄 알았는데, 그 분이 돌아가니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한 사람의 리더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목회의 모든 문제는 목사인 나 자신이라 생각하며 책임감 갖고 살아간다. 내가 퇴보하면 교회가 퇴보하고, 내가 성장하면 교회가 그만큼 성장한다고 여기며 노력하고 있다. 하남지역도 많이 커지고 변화가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보통 도시가 커지면 교회가 부흥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그러면서 5년 전부터 생각하는 것이 있다. 도시가 커지면 교회도 많아지고, 다른 교회와 차별화된 것이 나에게 있는지 생각했다. 교회에서 목사의 영향은 절대적이고,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나는 평소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목사의 성장은 뻔하다. 기도와 말씀 보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목사가 하는 일이다. 그러나 양의 문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목사의 가치관과 안목이다. 소경은 앞이 보이지 않으니 더듬어지는 것까지가 자기의 세계다. 똑똑한 사람은 자기가 아는 데까지만 자기의 세계다. 탁월한 사람은 내다보는 데까지 자기 세계라 한다. 따라서 시력보다는 안목이 중요하다. 시력이 좋아도 벽 뒤의 것은 보이지 않는 법이다. 지성의 세계를 넘어 믿음의 세계는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믿음의 안목인 것이다. 목사는 시대를 꿰뚫고, 상황을 뛰어넘는 안목이 필요하다.
지도자의 리더십에 있어 시대의 안목이 중요하기에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책 외에도 좋은 분들 많이 만나려 애쓰고 배우려 한다. 바빠도 좋은 세미나가 있으면 찾아가는 편이다. 매년 안식월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려 많이 다니려 한다. 담임목사의 역량과 영향은 안목이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조금 나은 게 있다면 많은 것을 보고, 다양한 세계를 경험한 것이라 본다. 이민 생활하면서 다르게 보는 안목을 갖게 된 것이 다른 목회자보다 조금 나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남교회의 특징적 사역이 있다면.
=새가족들이 많이 오는 편이다. 1년에 800~1000명 정도 온다. 분석을 해보면 처음 교회에 나오는 분들이 절반이다. 그분들이 경직되지 않고 따뜻함을 느낀다고 한다. 교회에 처음 나와도 적응하기 쉬운 교회라고 여긴다. 청소년 사역을 해서 그런지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설교를 해야 했기에, 쉽게 설교하는 훈련이 잘 된 것 같다. 그리고 시대를 담아내고 현대적인 옷을 많이 입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벽기도도 전통적이지 않다. 새벽에 커피를 뽑아 잔을 들고 예배당에 들어간다. 그리고 큐티책을 펴놓고 커피향을 맡으며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한다. 기도원에 가면 물도 마시며 기도한다. 그런 측면이다. 말씀 묵상을 함에 있어 커피의 향이 절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사역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장년의 경우 성숙에 두고 있다. 성장보다는 성숙인데, 그것은 말씀묵상으로 채우고 있다. 가장 건강한 신앙은 말씀으로 채우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다음세대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지금의 선데이스쿨로는 한계가 있다. 데이스쿨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3년 전부터 써니힐 국제학교를 시작했다. 교회가 운영하는 유치원이 30년이 넘었다. 교회 건축 후 유치원 이름도 써니힐유치원으로 고쳤다. 현재 써니힐 국제학교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다음세대를 인재로 키우자는 꿈이 있다.
 
▲많은 목회 사역 가운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예배다. 자연스레 예배 중심으로 왔다. 예배가 왜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성도가 하나님께 다가서는 행위가 예배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 밖의 사람들이 교회 공동체에 오면 예배에 초대받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예배는 하나님의 가족으로 들어오는 대문이다. 대문을 통과해야 마당과 거실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예배가 경직되지 않고, 따뜻하고, 눈높이에 맞고, 단순하게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대문을 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예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목회 지향점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이 땅의 교회의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 천국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사는 성도들과 천국으로 함께 가는 과정에 있다. 천국으로 가는 인생 여행에 고달픔이 아니라 신나고 행복하게 가야 한다. 신앙생활 자체가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회는 행복하고, 설레고, 기쁘고, 즐거운 축제여야 한다. 힘든 일이 있지만 주님 안에서 인생을 축제같이 꾸며야 한다. 교회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 복음전파의 사명과 시대와 환경을 품는 목회를 위해 남들과는 조금 다르기 위해 노력하는 방성일 목사. 시대를 꿰뚫고 시각과 생각을 뛰어넘는 믿음의 안목을 갖기 위한 그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한국교회의 침체와 퇴보 현상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교회도 하나의 그릇으로 볼 때, 시대를 담아낼 그릇이 없기 때문이라 본다. 한때는 굉장했던 교회들이 몰락해가는 것을 볼 때, 활발했던 그 시대는 앞서가고 담아낼 그릇이 되었지만, 달라진 시대를 담아내지 못해 그렇게 됐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의 안목과 시대를 담아낼 그릇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세계 교회사를 볼 때도 당대에 굉장했던 교회가 다음 시대는 퇴보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이 교회 안팎의 침체원인이라 본다.
서구의 교회나 한국교회가 다를 바 없다. 이미 침체를 겪었다. 그러한 침체 속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해 아름답게 사역하는 교회들이 생겨나고, 새롭게 부흥하는 교회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극복한 사례들을 배우고 싶다. 갈수록 초대형교회가 많아질 것이다. 어려운 교회는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미국에서 메가 처치들이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교회가 시대를 담아낸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선교학에서 기본이 한 지역에 선교를 갔을 때 가장 먼저 사람들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동화하기 위해서다. 하나님이 인간으로 이 땅에 오신 것처럼 말이다. 복음을 전하지만 시대에 맞고 품어낼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농경시대의 교회는 의자가 있는 것조차 자랑거리였다. 이후 텔레비전, 프로젝트 있는 것이 자랑이었다. 그렇게 시대를 한 걸음 앞서는 교회들이 성장했고 부흥을 했다.
여기서 문화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교회의 기본은 시대의 문화를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이전보다 좀 더 살만해졌고 윤택해 졌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다가가고 품기 위해서는 마음속의 공허함이라는 시대의 산물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많이 가질수록 내면은 빈곤해지고 있다. 요즘은 여유가 없다. 마음이 메말라지고 있다. 쉽게 짜증내고, 싸우고, 분노하고, 자살하고, 살해한다. 그만큼 마음이 메말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교회가 품어야 한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면 교회를 찾도록 해야 한다. 교회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만져주고, 공허한 마음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의 건강에 대해 교회가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시대를 담는 것이다.
 
▲교회 건물과 프로그램 중심의 사역은 교회 내부적으로는 활기가 있지만, 사회에서 성도의 삶이 약화되어 이원론적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지역 사회나 일상에서 영향력 있게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어느 시대나 그랬다. 그래서 참 어려운 질문이다. 대안은 크게 없다. 교회가 어떤 정책이나 활동을 하더라도 이 사회가 교회를 좋지 않게 생각한다. 요즘은 이것이 더 심해지고 있다. 이는 교회가 나쁜 행동을 해서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존재 그 자체로 비판과 공격의 대상이었다.
그러므로 대안은 크게 없다. 그저 빛으로 소금으로 살아야 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세상을 살면서 성도들이 욕을 얻어먹지 않는다는 것은, 복음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수를 드러내면 당장 핍박이 들어온다. 가면 갈수록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로서 대안을 계속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신앙인으로 살도록 해야 한다는 자성과 노력들이 최근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보편화되고 정착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리스도인들은 사회 일원인 동시에 성도다. 동시대에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천사가 아니다. 최근 목사들의 좋지 못한 범죄가 계속되는 것을 보는데, 목사 역시도 천사가 아니다. 똑같은 죄인인데, 포지션이 목사일 뿐이다. 교회 멤버 한 두 사람이 실수하고 물의를 빚었을 때, 세상은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더 공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시대적 상황이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는 이면에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훌륭한 그리스도인들이 많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이 땅에서 모든 성도는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 하는 소명을 받았다. 그러므로 삶의 실천부분에서 주의 말씀을 마음에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성도의 마음속에 공허한 세상 논리나 이론이 자리 잡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녹아내면 세상에서 바로 살도록 잡아준다고 확신한다.
서구 사회는 신앙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함께해 왔다. 신앙생활이 사회생활이었다. 미국의 경우 일간지에서 교회 이야기를 다루고, 교회광고도 하고, 설교도 싣는다. 사회 자체가 교회와 구분 없이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사회도 신앙의 연속선상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그리스도인들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잡아주는 운동이 필요하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젖어든다면 말씀이 생각나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목회환경이 많이 변화됐다고 한다.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가.
=목회환경의 어려움은 갈수록 더 심화될 것이다. 사회구조가 더 민주화되면서 인권과 자기중심, 자기개성을 강조하게 된다. 교회 안에도 이러한 요소들이 자연스레 들어온다. 그러다보니 목사도 쉽게 고발한다. 미국에서는 목회하다가 성도들에게 고발당했을 때 방어할 수 있는 보험이 있을 정도로 소송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교회가 하나님의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은 세상 논리를 따지다보니 어쩔 수 없이 목회가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리더십은 회의나 다수결이 아니었다. 인간이기 때문이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비단 그런 시대가 되었다 할지라도 교회 안에서는 순종을 가르쳐야 한다. 신앙의 꽃은 순종이라 생각한다. 순종하는 문화가 교회 안에서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경적 가치관을 가르치고 심어줘야 한다. 성경적 가치관을 분명히 가진 사람들이 건강하게 자라 교회를 이끌어지도록 해야 한다. 목회가 어려워지는 것은 분명하다. 목사를 이해 못할 세대가 왔다. 지혜가 필요하다.
시대 상황도 그렇다. 물질 풍요와 지식정보화 시대에 또 다른 요구가 있다. 이미 사회에서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교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대다. 점점 사람들 마음이 분주해지고, 공허해져 밖으로 돈다. 그럴수록 마음은 더욱 공허해진다. 그래서 분노조절이 안되어 충동형 범죄가 많이 생기는 것이다. 교회가 이런 사회 환경에 대처할 안목과 그릇이 준비되어야 한다. 목회자들의 메시지가 그들의 마음을 만져주어야 한다. 이해하고, 품어주고, 기다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몸이 아프면 갈 수 있는 좋은 병원은 많지만, 마음의 아프면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교회가 위로와 희망이 되어주는 아이콘이 되어야 한다.
 
▲목회자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이 시대가 요청하는 목회자상은 무엇이라 보며, 왜 그런 요청이 있다고 보는가.
=좋지 못한 행동을 보인 목회자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사람을 걸러내지 못한 교단적 책임이 크다. 신학교에서 자질검사를 통해 거르는 일이 우선 필요하다. 기본 성품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을 뽑도록 교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신건강 과목을 신학교에서 가르치면서 경험한 것은 일반인 뿐 아니라 목회자 중에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예비 사고자는 반드시 있다. 그리고 이 시대는 들춰내는 시대다. 각종 매체들이 목회자이기 때문에 더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전에도 목회자들의 실수가 분명히 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일반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신뢰받는 사람은 바로 정직한 사람이다. 일단 정직하면 신뢰를 받는다. 목회자도 기본적으로 이중성을 버리고 클리어해야 한다. 뭔가 감춰놓은 것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 사회가 믿지 못하고, 배신과 배반이 난무하다. 적어도 교회와 목회자가 이중적이지 않고 한결같이 변질됨 없는 정직함을 가져야 한다. 나부터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돈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일관성과 정직함이 필요하다.
 
▲교회적으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회간 반목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규모와 상관없이 교회의 공존공생의 가치관이 필요한 시기다.
=대형교회라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작은 교회라고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하남지역에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결같이 큰 교회 때문이라는 피해의식이 있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하지만 늘 조심하려 애쓰고 있다.
하남교회에 부임한 해 추석 명절에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편지와 명절선물, 일정액의 격려금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년에 두 차례 이런 일들을 하고 있다. 진심으로 위로하고 격려해드리고 싶었다. 또한 1년에 한차례 지역과 교단을 초월해 좋은 곳으로 초청해 위로하고, 선물과 휴식과 재정을 지원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큰 교회는 낮은 자세로 섬기고, 작은 교회는 큰 교회 목회자를 격려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끝으로 연말이다. 새해 어떤 계획과 사역들을 펼칠 것인가.
=보통은 목회계획을 세우지만 나에게는 없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지금 이 시대도 교회 공동체를 인도하고 있다고 믿는다. 설교와 관련해 하나님의 말씀을 미리 계획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만나를 1년 치 주시지 않으셨다. 그래서 늘 하나님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다.
목회계획도 큰 틀에서는 있지만 달별로 계획 세우지 않고 단순하게 간다. 내년 6월쯤 교회를 오픈하는 콘퍼런스를 열 계획이다. 하남교회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현대에 맞는 예배와 주제기획 등을 배우고 싶다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지역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뮤직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로 준비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청소년들에게 어필하고 끌어들이는 시도라 생각한다.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주일학교를 위한 일이다. 다음세대가 한국교회의 못자리다. 아이들이 없으면 교회가 없다. 주일학교 감소 현상을 먼저 겪었지만 다시금 극복한 서구 교회의 사례를 조사하고, 연구하고, 배울 것이다. 이를 교회에 적용하고, 한국교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음세대 교육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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