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루터대 신임총장 김영옥

변호사 출신 김영옥 총장 “반드시 학교 정상화”
“교회처럼 대학 운영하면 문제 … 바로 잡겠다”

 

▲ 루터대 신임총장 김영옥

파격(破格), 루터대학교 김영옥 신임총장에게 따라붙는 꼬리표다. 보통 기독교대학의 총장은 목회자나 신학자가 맡아왔다. 총신도 장신도 감신도 그렇다. 그러나 김 신임총장은 목회자도 신학자도 아니다. 더구나 40대 여성으로 루터대로 오기 전까지 교계와 거리가 먼 일을 했다. 국제거래법 학자로 대학에, 변호사로 로펌에 몸담았던 그녀다.

다만 루터회 김철환 총회장이 시무하는 교회를 섬긴 것이 인연이 됐다. 인재를 알아본 김 총회장은 2년 전 김영옥 총장에게 루터대 이사직을 제안했다. 당시 루터대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내부 구조개혁이 한창일 때였다. 학사 정원의 50%를 감축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루터대는 올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최하점인 E등급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루터대는 파격적인 조치로 40대 여성 변호사를 총장에 선임했다. 세 차례나 고사했던 김영옥 총장은 운영하던 로펌까지 정리하고 루터대로 오게 됐다. 남부러울 것 없던 그녀가 총장직을 수락한 까닭은 무엇보다 루터대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교육부 평가 분석 결과, 루터대는 정량평가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으나 정성평가가 문제가 됐다. 교수와 학생의 학습역량이나 학교 서비스에서 낙제점을 받아 E등급을 받은 것이다. 또한 교육부에 제출한 자료도 부실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원인도 찾았다. 신학과가 주도하는 대학 지배구조가 가장 큰 문제였다.

“종합대학이라면 그 위상에 걸맞게 운영해야 하는데, 대학을 교회처럼 운영하다보니 문제점이 생겼다. 그래서 신학과가 아니더라도 능력 있는 교수들을 처장급으로 세우고, 대신 대학원장은 신학과 교수가 맡는 것으로 구조개혁을 하고 있다.”

현재 김 총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있다. 교육부 평가에 대비하여 매주 교무회의에서 학교 실적을 모으고, 내부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 생활관 학생식당 정비로 학생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외부검증을 받아 새로운 커리큘럼 도입도 약속했다. 아울러 대학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대외적으로 루터대를 널리 알리는 한편,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보다 개방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방침이다.

“지금껏 폐쇄적으로 운영했단 것과 달리, 대학을 개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기본 비전이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경계를 허물어 지역의 명품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향후 계획을 당당히 밝힌 김 총장에게도 한 가지 걱정이 있다. 교육부가 또 다시 루터대에 정원 15% 감축을 통보했다. 지난 2012년 경험했던 뼈아픈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압박을 받고 있다. 김 총장은 자신이 물러나는 한이 있어도 정원 감축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기도와 실천이 그녀의 해법이다.

“하나님이 다 해결해 주실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이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 말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이끌어주시겠지만, 우리가 최대한 노력해야 긍정적인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기도와 실천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

루터대 뿐만 아니라, 여러 기독교대학이 퇴출 위기에 놓여 있다. 목회자나 신학자 총장들이 부족했던 면을 김영옥 총장이 채운다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그래서 김 총장의 행보에 더욱 주목이 간다. 루터대의 과감한 결단이 빛을 발한다면 다음 교육부 평가 이후 그녀를 보다 큰 지면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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