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학교, 다양한 소망 담은 ‘여명의 날’ 행사

▲ 제11회 여명의 날 행사에서 여명교회 합창팀이 노래하는 모습.
 
티 없이 맑아보였다. 수준급의 랩 실력을 선보이거나, 환한 표정으로 합창을 하고, 멋진 바이올린 연주를 할 때는 영락없이 여느 남한 아이들과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통일을 향한 그들의 노래와 소망에는 더욱 단단한 힘이 실려 있었다.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교장:이흥훈)의 제11회 여명의 날 행사가 ‘당신이 기적의 주인공입니다’라는 주제로 11월 21일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렸다.

여명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까지 15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이날 행사는 정주채 이사장의 기도와 인기가수인 유리상자 이세준씨의 오프닝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본 공연에서는 여명학교 학생들의 놀랍고도 감동적인 재능들이 선보였다. 합창팀은 댄스와 랩까지 곁들여 ‘사랑의 계절’ 등의 노래를 들려주었고, 여명학교 교사와 제자들이 조화를 이룬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태권도팀의 워십이 이어졌다.

남북한에서의 삶을 하나로 이어 스토리를 꾸민 뮤지컬 ‘미라클’은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힘든 경험, 아무도 갖지 못하는 아픈 추억들을 고스란히 담아 객석에 전달한 아이들의 통일 메시지는 그래서 더욱 큰 울림이 있었다.

그 울림은 공연장 바깥 로비에 설치된 ‘여명 갤러리’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굶주림에 시달렸던 북한에서의 생활, 목숨을 건 탈북과정에서 겪었던 온갖 공포들, 남한 사회에서 새롭게 겪게 된 혼돈과 외로움 등이 여명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미술작품에 배어있었다.

“사선을 넘으며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했던 아이들의 가슴에 어떤 아픔이 새겨져있을지 우리가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여러분, 이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정말 잘 해왔다고 격려해주시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축복하는 마음으로 응원해주세요.”

사회를 본 방현주 아나운서의 멘트는 호소에 가까웠다. 이어진 ‘통일의 씨앗’이라는 제목의 샌드아트 영상, 가수 겸 작곡가 주영훈씨가 출연한 후원 약속의 시간, 나윤규와 드림싱어즈의 초청공연 등의 순서들에서 객석은 무대와 마음을 나누었고, 통일과 평화의 미래를 다짐했다.

그리고 다같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공연시작 전 작은 씨앗으로 영상에 표현되었던 통일의 꿈은 어느새 아름드리나무로, 커다란 숲으로 자라있었다.

이흥훈 교장은 “준비된 통일은 축복이고,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이다”라면서 “여명학교는 차기 10년간의 비전을 ‘통일준비학교’로 삼고 통일인재 양성과 통일 후 북한학교에 적용할 교육모델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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