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갱협 주최 교회갱신과 목회윤리 세미나에서 종합토의가 벌어지고 있다.

이관직 교수  “일부 목회자 충동성 조절능력 부족 … 심리검사 의무화 해야”
이상원 교수  “왜곡된 교단정치 그림자 투영된 것 … 무거운 책임감 느껴야”
교갱협 목회윤리 세미나 … 무산된 ‘목회자 윤리강령’ 재추진 목소리 힘 얻어


“신앙과 인격에 결함이 있는 목회자들의 행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교회갱신협의회(대표회장:이건영 목사)는 ‘목회자의 성격장애와 목회윤리’를 주제로 11월 29일 서현교회(김경원 목사)에서 교회갱신과 목회윤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목회자간 칼부림 사건 등 상식을 벗어난 목회자들의 행태가 빈발하고, 신학교 안에서도 정신적 자질에 문제 있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는 상황에서 목회자 개인 차원 혹은 교단이나 신학교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다.

장봉생 목사(서대문교회)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제에서 총신대 이관직 교수와 이상원 교수는 각각 ‘목회자의 성격장애 이해와 치유’, ‘교회정치에 임하는 목회자들의 윤리적 자세’를 주제로 강의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이관직 교수는 목회자들의 왜곡된 인격과 이에서 비롯된 대인관계로부터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 이 교수는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보여주는 사랑이신 하나님의 성품, 그리고 여기에 대치되는 일부 목회자들의 일그러진 행태를 비교해서 보여주며 논의를 이끌어갔다.

특히 ‘오래참음’이라는 첫 번째 항목을 다루면서 “최근 목회자의 칼부림 사건에서 당사자들은 나름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공격성과 충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자신들의 행동이 가져올 영향을 사려 깊게 고민하고 갈등하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관직 교수는 지난 100회 총회에서 총신 신대원 지원생들에게 정신감정의뢰서를 제출하도록 결의하고, 금번 입시에서 응시생들에게 심리검사를 실시한 점 등을 상기시키며 이를 목회 현장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목회자 재교육을 통해 심리검사를 받도록 하고,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점검해 필요시 심리치료를 받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교단이나 노회의 임원으로 출마하는 인사들의 경우 자기보고식 MMPI검사와 로샤투사검사 같은 심리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다음으로 이상원 교수는 최근의 사태는 문제의 당사자들이 교단의 중책을 맡아서 일하는 과정에서 야기되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목회자들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지고 교회 정치에 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상원 교수는 교회정치를 권력투쟁의 장으로 삼는 것, 교단의 직책들을 권력투쟁에서의 승리한 징표로 여기는 것, 돈의 힘으로 구성원들을 끌어모아 파벌을 형성하는 것, 파벌의 정치적 힘을 동원해 교단의 핵심적 직위를 차지하는 것 등이 과연 바람직한 교회정치인가 반문했다.

계속해서 이 교수는 “최근의 사태에 대해 우리 총회의 총대들 상당수는 무거운 영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신앙과 인격에 있어서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자명한 사실로 알려진 인물을 금권과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직책을 맡도록 허용해 준 결정은 심각한 죄를 범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이 교수는 성경적인 정치의 본질을 ‘샤파트’(갈등조정)라고 제시하면서 참 된 교회정치는 갈등조정을 통해 권력투쟁을 위축시키고, 파벌형성을 약화시키며, 교회와 교단의 사안을 공개된 상태에서 투명하게 진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제에 이어 옥성석 목사(충정교회) 사회로 김찬곤(안양석수교회) 남능현(반월제일교회) 목사가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종합토의가 전개됐으며, 목회자 선발과정에 있어서의 검증 강화와, 교단 내 각종 이권에 관련된 그릇된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 여성 방청객은 교회 내 성추행 문제에 대한 심각성 인식과 공명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총신 재학생이라고 밝힌 다른 방청객은 성적 중심의 신학교 입학전형 방식이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는 모든 참석자들이 목회자갱신을 위해 기도하며 마무리됐다.

이건영 목사는 “한국교회 일부 목회자들이 돈 성 권력 앞에서 무너지는 참담한 모습들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갖출 바른 표준을 점검하고자 이번 세미나를 열었다”면서 “이번에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조치를 강구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 목회자 갱신을 위해 세미나 참석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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