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도시 변두리의 북성교회가 찾은 해답 역시 교육과 다음세대였다. 사진은 북성교회 유치부 어린이들의 해맑은 모습.
유치부 헌신·부흥서 시작된 주교 성장
공동체 활기 불어넣고 영적 동력으로

금곡동은 부산 시내에서도 변두리에 속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아우라에도 불구하고 작은 달동네의 문화가 더 선연한 지역이다. 타종교의 영향력이 훨씬 강하고, 기독교에 대해서는 오히려 배타적이던 이 마을에서 벌어진 영적 변화는 그래서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북성교회(박순익 목사)는 금곡동 일대에서 38년을 지탱해 온 교회이다. 권기호 원로목사가 다져놓은 기틀 아래서 북성교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공동체로 잘 성장해왔다. 하지만 마을과 함께 교회 역시 고령화하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었고, 주일학교는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했다.

7년 전 부임한 박순익 목사와 이수경 사모는 사역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한 경력을 발휘해 그 실마리를 교육에서 발견했다.

특히 이수경 사모는 가장 큰 가능성을 미취학 아동들에게서 찾았다. 부임 당시만 해도 북성교회에는 유치부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유초등부 언니 오빠들 틈바구니에서 몇몇 어린 동생들이 말썽이나 재롱을 피우며 함께 어울리는 수준이었다. 실상 동네에는 교회로 이끌고 올 아이들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고. 설사 있다 해도 보호자들이 순순히 보내줄리 만무했다.

하지만 동네 놀이터를 샅샅이 뒤지고, 가가호호 집안을 방문해보면 사각지대에 숨어있던 아이들이 적잖이 튀어나왔다. 이 아이들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하고,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아이를 정성껏 돌보겠노라 약속하며 하나둘씩 교회로 데려왔다.

그렇게 주일학교 부서에 유치부가 만들어졌고, 유치부 사역자들은 혼신을 다한 섬김으로 경험 부족을 극복하며 아이들의 보호자에게 했던 약속을 지켰다. 이 소문이 알려지면서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제 발로 교회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유치부의 부흥은 유초등부 주일학교의 성장으로 이어졌고,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 정착하게 된 젊은 부모들은 담임목사 부부와 제자훈련을 함께 하며 교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젊은 부부들의 출산까지 늘어 북성교회 주일학교와 장년부에는 계속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수경 사모로부터 유치부 교역자 바통을 이어받은 박경자 전도사는 요즘도 교사들과 함께 동네 곳곳을 누비며 어린이 전도에 힘쓰는 중이다. 아이들의 교사 역할까지 함께하는 부모들은 넘치는 열심과 재치로 유치부 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 활력소 노릇을 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교회 안팎의 모든 상황을 바꾼 것은 아니다. 마을 전반의 영적 변화 속도는 여전히 더디고, 애써 길러놓은 아이들이 대학생이나 청년으로 자라나면 훌쩍 수도권으로 떠나버리는 허탈감까지 계속해서 맛보아야 한다. 그래도 좌절이나 포기란 없다.

과거 농촌교회들이 도시교회의 영적 못자리 역할을 했듯이, 이제는 북성교회처럼 지방 도시교회들이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 동일한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북성교회 교우들은 복음과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그 같은 희생마저 기꺼이 감당할 준비가 된 성숙한 성도들이다.

올해의 북성교회 표어는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다면, 아이들이 그 영광의 나라를 물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무슨 대가라도 치를 터이며, 천국에서 기쁘게 그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그 표어 속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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