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영화 <프리덤>

흑인 노예와 노예무역선 선장의 100년 넘나드는 이야기 흥미있게 담아
첫 배급사업 나선 CBS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선한 메시지의 영화”



어둠이 짙게 깔린 농가에 긴장감이 감돈다. 경계의 눈을 피해 한 무리가 쇠사슬을 풀고 숲속으로 몸을 숨긴다. 그들은 흑인노예 사무엘과 그의 가족. 자유를 찾아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노예 해방에 나선 비밀조직 지하철도의 도움을 받지만 안도의 숨도 쉴 새가 없다. 악명 높은 노예사냥꾼 플림튼의 추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미국 중부 버지니아에서 캐나다까지 1200Km. 육로와 철로를 넘나드는 그들의 탈출은 막막하기만 하다.

사무엘 가족이 숲속을 헤매고 있을 때에서 100년을 거슬러 올라, 영국의 한 항구. 젊은 사내가 성경을 조롱하고 있다. 성경은 부족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고, 하나님에게 기대할 게 없다고 소리친다. 사내의 이름은 존 뉴턴. 노예무역선의 선장이 된 그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노예운반에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런 폭풍우를 만나 배가 좌초될 위기에 처한다. 생사의 기로, 뉴턴은 약혼녀가 건넸던 성경책을 부여잡는다.

자유를 찾아 가족과 탈출한 흑인노예와 풍랑 속에서 자유함을 얻은 노예무역선 선장, 두 남자의 이야기. 영화 <프리덤>이다.

▲ <프리덤>의 주역, 사무엘 역의 쿠바 구딩 쥬니어(왼쪽)와 존 뉴턴 역의 베르나르도 포처. 찬송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의 가사처럼, 두 사람은 한 세기를 가로지른 한 권의 성경을 통해 생명을 찾고 광명을 얻는다.

<프리덤>은 하나의 스토리 안에 또 다른 스토리를 담은 액자형식을 취한다. 한 권의 성경책이 두 가지 사연의 연결고리가 된다. 뉴턴이 성경을 조롱했듯, 사무엘 역시 탈출 과정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아내와 노모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둘 다 매우 인간적인 자신의 결정을 우선 삼는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뉴턴과 사무엘 모두 성경에 손을 올리고 회개의 기도를 드린다. 놀라운 점은 뉴턴의 인생을 새롭게 한 성경이 100년 후 사무엘 손에 쥐어진다는 설정이다. 다소 과감한 설정이지만 작품 전개에 무리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Amazing Grace’(나 같은 죄인 살리신)의 작사가 존 뉴턴 신부의 실화와 흑인노예의 탈출기를 그린 픽션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게끔 돕는다.

탈출기와 항해기를 다룬 작품이라 매순간 고비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스릴러를 표방한 영화처럼 온몸을 파고드는 긴장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지만 고비를 넘는 과정마다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누구라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에 속한다. 여기에 사랑 용서 화해라는 메시지가 극 전개에 큰 줄기를 이루고 있어 가족영화로도 제 격이다.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사랑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카데미가 사랑한 배우 쿠바 구딩 쥬니어가 사무엘 역에 캐스팅됐고, 명품 조연 월리엄 새들러가 노예사냥꾼 플림튼이 되어 열연한다. 또 <퓨리>와 <익스트렉티드>의 베르나르드 포처가 존 뉴턴 역에 발탁돼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이와 함께 <드림걸즈>의 샤론 릴, 데이비드 라쉐, 테렌스 만 등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도 볼거리다.

<프리덤>은 영화 배급사업에 나선 CBS의 첫 번째 작품이다. CBS는 이번 <프리덤> 개봉을 시작으로 매년 6편 정도의 해외 기독교영화나 가족영화를 국내에 소개하고 기독교 다큐멘터리도 자체 제작할 예정이다.

CBS 임진택 선교사업국장은 “기독교영화의 간판을 개봉관에 올리기 어려운 실정이고, 가족들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영화도 극장가에서 보기 어렵다”면서, “CBS가 선한 메시지가 담긴 기독교영화와 가족영화를 국내에 소개하여, 한국교회 성도들은 물론 국민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기독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화 <프리덤>은 11월 19일부터 전국CGV 65개관과 기독영화전용관 필름포럼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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