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누리교회가 청소년들에 문화적 박탈감을 해소시키고 자신감과 경험을 심어주기 위해 고품격의 음악회를 매년 열고 있다.

총신대서 ‘청소년을 위한 희망 콘서트’ 열어
문화적 박탈감 해소하며 더 큰 비전 돕는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7시 사당동 소재 총신대학교 신관 콘서트홀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희망콘서트’라는 이름의 음악회가 열렸다. 아름다운 선율과 목소리는 가을의 풍미를 한껏 머금은 형형색색의 단풍과 어우러져 멋진 시월의 마지막 밤을 수놓았다.

이 음악회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출연진 못지않은 소중한 관객들 때문이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콘서트는 오직 평범하게 자라가고 있는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행사다. 특히 올해는 지역아동센터협회와 연계해 지역의 소외계층 청소년들 중심으로 콘서트가 기획됐다.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자면, 희망콘서트는 꿈누리교회(라영환 목사)가 기획했지만, 철저하게 드러내지 않고 일반 기관을 내세워 행사를 치렀다.

교회가 앞장 서 기획하고,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장소도 아니며, 초청 대상이 청소년이라고 해서 수준을 얕잡아 볼 수 없는 행사였다. 이날 콘서트에는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총신대 음악과 정지강 교수, 첼리스트 성승환, 피아니스트 안인모, 테너 최승원 등이 출연했고, 여기에 SBS의 유경미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고품격의 출연진들로 꾸며진 음악회였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품을 수 있겠다. 소외계층의 아이들이 대상이라면 후원금을 모으는 형식의 행사가 맞지 않느냐, 혹은 전액 무료로 치른 행사에 과도한 출연진을 섭외한 것이 아니냐는 등의 의문 말이다.

여기에는 희망콘서트가 담고 있는 분명한 성경적 가치와 철학이 숨겨져 있다. 콘서트를 이끈 라영환 목사는 “성경을 보면 늙은이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이 이상을 말한다고 했어요. 이 말은 꿈을 꾸지 못하는 사람에게 꿈을 꾸게 하는 것이 복음의 핵심인 거지요.”라고 전제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 시대에 가장 소외된 사람을 생각해보면 청소년이더군요. 청소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요구에 그저 따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해진 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여기서 벗어나면 여차 없이 도태되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들에게 삶의 여유를 주기 위해 음악회를 열게 됐습니다.”
 

▲ 꿈누리교회는 꿈을 꿀 수 없는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하는 복음의 핵심사역을 위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에 늘 열심이다. 사진은 올해 초 서초구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비전트립 모습.

현재 총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며, 동시에 기독교 인문학 분야에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는 라 목사는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가장 복음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시청각교육이라 보았고, 그 도구로 음악회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아이들에게 최고의 음악을 선사하고 싶었단다.

그 이유도 선명하다. “문화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만 누릴 수 있다면 여러 이유로 문화적 경험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불행할까요? 음악회를 통해 세계적인 음악가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나도 이런 수준 있는 문화를 누렸다”는 문화적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출연진에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물론 희망콘서트가 청소년들에게 문화적 소외감과 열등감을 해소시키고자 하는 것도 크지만, 궁극적으로는 환경을 초월한 꿈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이처럼 꿈누리교회는 꿈이 없는 세대에 꿈을 심어주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교회를 개척해 성도 수가 불과 10명 정도일 때부터 매년 겨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해 가래떡을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600킬로그램을 나누었지만 지금은 배가 되었다. 지난 2013년도에는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미얀마 난민들을 위한 유치원을 세웠다. 또한 서초구의 조손가정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미술관람, 해외여행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바로 꿈이 없는 세대에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더 큰 꿈을 키워주기 위해 인재양성 기금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아무래도 따뜻하게 하는 것일 겁니다. 그것은 바로 관심과 격려라 생각합니다. 꿈꿀 수 없는 사람을 꿈꾸게 하는 복음의 핵심을 놓치지 않고 꿈을 심어주는 일을 성도님들과 함께 이뤄갈 것입니다.”

60명 남짓한 작은 카페교회인 꿈누리교회가 결코 작다고 느껴지지 않는 까닭, 바로 꿈이 있고, 그 꿈을 나눠주기 때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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