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건강한 상생 모델 제시 (15)국내 외국인 사역

▲ 서울네이션즈교회는 외국인들을 성도요 동역자로 대하고 있다. 사진은 여름에 열렸던 성경캠프 모습.
서울네이션즈교회 외국인 사역자로 키워 … 주인의식 심어줘
서울고려인교회 동포대상 구호·지원 서비스 병행 열매맺어

국내 외국인 사역은 언 듯 보면 미자립교회가 하기 적당한 사역으로 보인다. 후원을 받아 외국인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면 외국인들이 수혜를 얻기 위해 교회에 모일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을 모르는 얘기다.
또 외국인들을 도움이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구시대적 선교관이다. 수많은 미자립교회들이 외국인 사역을 하는 것도 현실! 국내 외국인 사역이 미자립교회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또 제대로 사역하도록 교단이 도울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편집자 주>

 

서울네이션즈교회

서울네이션즈교회(남양규 목사)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는 교회다. 국내에는 외국인 선교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교회와 선교단체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외국인들을 지원과 구호의 대상으로 보고 일방적으로 보살피는 형태다.

서울네이션즈교회는 그런 점에서 차별된다. 외국인이 아니라 성도로, 전도의 대상이 아니라 동역자로, 후원이 아니라 사역의 주체로 세우려는 목적 아래 교회는 시작됐다. 2010년 설립한 네이션즈교회에는 35명 가량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2/3가 외국인이고 1/3이 한국인이다. 숫적으로만 외국인들이 많은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인 성도와 마찬가지로 예배의 순서를 맡고 성경공부를 인도하거나 말씀을 전하기도 한다.
이는 출석 외국인들의 상당수가 신학생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양규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남 목사는 중학교 교사, 선교사, 선교단체 대표를 역임했으며 2001년부터 인천 계산교회(김태일 목사)에서 선교목사로 섬겼다.

외국인 선교를 하면서 남 목사는 기존의 방식이 갖고 있는 외국인 사역의 한계를 발견했다. 국내 외국인 사역의 형태는 후원을 모아서 외국인들을 돕는 선교단체식 사역으로 한국에 첫발을 디뎠다. 이것은 기관의 자립을 목적으로 하지않고 외국인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본 것이다. 좀 더 발전된 형태는 대형교회들이 선교위원회 산하에 각 국별 외국인선교부를 두고 전담 사역자를 세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외국인들은 지원의 대상으로 보았고, 본 교회의 사역에 부가적인 측면으로 외국인들을 섬기는 형태였다.

남양규 목사는 “외국인이 더 이상 교회의 손님이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외국인을 똑같은 성도로 보고 양육하고 그들의 삶의 문제까지 살피는 교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네이션즈교회의 주일예배는 오전 한국어예배, 오후 영어예배로 드린다. 주보 역시 한국어와 영어 두 종류로 발행된다. 한국어 예배는 남 목사가 설교를 하고 영어예배는 영어권 담당 선교사와 인도인, 파키스탄인 사역자 등이 번갈아 인도한다.

외국인 사역을 하는 교회도 영혼 구령을 모토로 하는 똑같은 교회라는 남 목사의 인식은 초창기부터 선교를 하는 교회를 표방케 했다. 서울네이션즈교회는 교단에 소속된 지역교회로서, 부족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선교를 지향하고 있다. 교회 개척 때부터 영어예배 십일조를 현지인 교회 운영비와 현지인 사역자 사례비로 다 사용하고 있다. 또 교회 재정의 51%를 선교비와 구제비로 드리고 있다.

남양규 목사는 “미자립교회들이 외국인 선교를 할 때 단순히 활로를 위해서 프로젝트 개념으로 시작하지 말고 개척교회를 하는 자세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영혼구령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외국인들의 인종과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과 똑같이 양육하겠다는 심정을 갖는다면 미자립교회와 개척교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고려인교회 성도들이 예배특송을 하고 있다. 교회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소명감으로 10여년간 국내고려인 복음화에 힘써왔다.

서울고려인교회

서울고려인교회(고광신 목사)는 일반적인 개척교회로 2005년 사역을 시작했다가 도중에 외국인선교로 전환한 경우이다. 담임 고광신 목사는 2000년 고 목사의 가정에서 예배를 시작했으며 5년 뒤 ‘선린교회’라는 이름으로 예배당을 얻었다.

그러던 중 목회자들의 모임인 로뎀모임에서 러시아(사할린)와 중앙아시아에서 입국한 고려인들을 위한 사역의 필요성을 알게 되어 교회 이름을 지금의 ‘서울고려인교회’로 변경했다. 고려인교회로 새 출발을 한 후 교회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입국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러시아인과 고려인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했다.

한때는 예배장소가 비좁아 더 넓은 곳으로 옮길 계획도 세웠지만 지금은 형편이 달라졌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국내거주 고려인들을 비롯한 러시아어권역의 국내거주자들이 대거 귀국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정보를 얻어 직장을 옮기거나 대형교회로 출석하는 일이 반복되기도 했다. 이처럼 외국인 사역은 국내 외국인들이 고국의 형편이나 가정의 상황에 따라 직장을 옮기거나 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부흥하기 어렵다는 애로가 있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 고광신 목사는 외국인 사역이 사명이라는 믿음으로 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고려인교회는 정규적인 예배 모임 외에 병원심방과 어려움을 만난 동포들을 대상으로 구호활동 및 지원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주일오전은 예배모임을 갖고 중식을 나누며 친교시간을 가진 후 오후에는 성경을 배우는 시간을 갖고 있다. 주중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을 열어서 피아노, 한국어, 수학, 영어, 러시아어 등의 과목을 가르친다.

방과후 교실에 나오는 아이들은 대부분은 무슬림 가정의 자녀들이어서 아이들의 가정이 교회에 출석하는 결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부모의 직장 생활로 돌볼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 놓을 수 없는 사역이다. 고 목사는 서울고려인교회를 통해 방과 후 교실을 활성화 시켜서 합창단, 합주단 등 예술과 체육활동을 하겠다는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사실 고 목사는 교회의 자립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한 적극적인 사람이다. 사모와 더불어 제빵 기술을 배워서 매주 빵을 만들어 나눠주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에게 주식이기도 한 빵이기에 예배 후 식사로 제공했다. 그러다가 기왕이면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한국인들에게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이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는 외국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판매를 해서 소득을 창출하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고광신 목사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많은 시도를 했고 사역의 부침을 경험했다”면서 “150만여명에 달하는 국내 외국인 복음화의 필요성에 한국교회가 공감하고 있다면 전문적으로 사역하는 서울고려인교회 같은 곳들을 노회와 총회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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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된 사역자 양성 시급
미자립교회와 외국인사역 연계 ‘신중해야’


외국인 사역이 미자립교회의 활로가 될 수 있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단 든든한 인적 물적 후원 구조가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에 따르면 외국인 사역은 누구나 시작은 할 수 있지만 열매를 거두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외국인 사역은 다른 사역보다 더 많은 물질과 인력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요청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도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당장 없어지기 힘들고 이는 혜택을 받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갖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민족과 언어, 문화를 갖고 있는 외국인들을 상대하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선교적 안목과 능력이 있는 헌신된 사역자들이 갖춰져야 한다. 미자립교회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교단의 외국인 선교정책이 미비하다는 데 있다. 교단의 외국인 사역은 대개 개교회가 주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 선교를 하는 일선 교회들의 대부분은 그 규모가 적다. 규모가 적다보니 외국인들이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생활이 익숙해지면 대형교회나 사회봉사기관, 심지어는 타종교기관으로 접촉점을 옮기기 때문이다.

서울고려인교회 고광신 목사는 “외국인 대상 사역을 하는 작은 교회들은 대부분 상가를 임차해서 사용하다보니 모임 장소가 협소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러한 문제들과 외국인들의 경제 활동의 특성 때문에 한 교회에 오래 정착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교회나 목회자를 지원하는 국내선교부(가칭) 설립이 요구된다. 그동안 총회에서는 부서 신설 헌의안이 번번히 올라왔으나 총대들은 총회세계선교회(GMS)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 매번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들은 150만명에 달한다. 나라별로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권 외국인은 7만여명, 고려인 동포는 2만여명에 달한다. 더욱이 이들을 통해 외국인들의 고향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선교부 설립을 통해 외국인 사역을 범교단적 전략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해외선교사역의 일부이거나 구호사역의 일부로 생각하지 말고 독자적으로 국내 외국인 선교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교회가 교인들을 적은 교회에 파송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형교회가 농어촌교회 직거래장터나 농어촌 미자립교회 목회자 지원을 하는 것처럼 외국인 사역 교회에도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물질 후원과 더불어 뜻있는 성도들의 손길을 보낸다면 국내 외국인 사역 교회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국내 외국인 사역을 하는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서 미자립교회들이 자구책으로 외국인 사역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전문성과 지속적인 지원 방안이 확실히 마련되어야 가능한 사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배언어 소통, 문화적 이해, 각종 직장과 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 의료 등의 전문적 도움이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정교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결국 미자립교회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국내 외국인 사역을 해서는 안되고 특별한 소명을 갖고 노회 및 총회와 연계하에 사역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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