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섭 목사(순천만대대교회)

우리의 하루는 예수님과 닮아 있습니까
예수의 제자인 그리스도인, 겸손하고 성실한 스승의 삶 실천해야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8)

맥스 루케이도의 저서 중 <예수님처럼>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의 첫 번째 장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24시간 동안 예수님이 당신의 침대에서 일어나 당신의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걸으며 당신 집에서 당신 스케줄을 따라 사신다면? 식탁에서 예수님이 당신의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출근길에 당신의 코스를 따라 차를 운전하고 버스를 타고 가시고 직장에서 예수님이 당신을 대신하여 일하고 직상 상사를 섬긴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과연 당신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가 되어 있을까? 직장의 동료들은 당신에게서 어떤 차이를 발견하게 될까?”

우리가 예수님처럼 하루를 산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진 사람들과 같이 되신 예수님의 하루의 삶을 우리의 생활 방식으로 펼쳐 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아침

예수님은 늦잠꾸러기가 아닙니다. 그는 부지런한 분이셔서 새벽 미명에 일어나셨습니다. 일어나 무슨 일을 먼저 하셨을까요?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일을 가장 먼저 합니까? 혹시 스마트폰이나 TV를 먼저 켜는 것은 아닌가요? 예수님은 일어나서 가장 먼저 성경을 펼쳐 읽으시며 깊은 묵상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조용히 무릎을 꿇고 하루의 삶을 아버지께 맡기며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기를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른 아침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한참 동안 바라보셨을 것입니다. 어떤 심정으로 태양을 바라보았을까요? 예수님 자신도 창조의 중보자로서 창조에 참여하였지만, 스스로 겸비하셔서 아버지가 되시고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찬양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아침 식사는 간단하고 검소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먹는 서민적인 음식이었습니다. 늘 하시던 습관대로 식탁 앞에서 하늘의 아버지께 무한한 감사의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하루의 양식이 되기를 기도하였고, 음식을 요리한 사람의 복을 빌었고, 특히 굶주림 가운데 있는 인류를 위한 중보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틀림없이 시리아의 난민들에 대한 긍휼히 여기심이 크셨을 것입니다. 기도를 마친 후 음식을 요리한 자들에게도 고마움을 극진히 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함께 식탁에 앉아 있는 제자 또는 가족들과 식사를 나누며 풍성한 교제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아침 식사는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는 시간만은 아니었습니다. 제자훈련의 기회였고, 관계를 더 끈끈하게 하는 기회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식탁은 언제나 성찬식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음식을 적당히 덜어 잡수시니 과식하거나 버릴 음식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깨끗이 비워내시니 설거지도 쉽고 설거지물도 아주 적게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출근

이제 예수님은 식사 후 출근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지극히 크고 높으신 분이시면서 아주 낮은 말단의 자리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언제나 예수님은 모든 회사원들 중에서 가장 먼저 출근했습니다. 어제 회사 일로 퇴근을 늦게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금 늦어도 봐 줄만 할 텐데. 예수님은 한 번도 출근 시간을 넘기거나 늦어본 일이 없으셨습니다. 그는 시간의 창조자로서 시간에 매이는 분이 아니시지만 예수님은 시간에 매여 사는 것을 기쁘게 여기셨습니다. 예수님은 회사 건물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향해 허리를 굽히셨습니다. 그는 창조주이시면서 피조물을 섬기시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동료 사원이 퇴근할 때 켜둔 선풍기가 지금까지 돌고 있음을 발견하고 신속하게 끄셨습니다. 그는 에너지의 근원을 만드신 분이면서도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용납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말씀 한 마디로 모든 것을 만드실 능력을 가진 분이면서, 소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낭비하지 않으셨습니다. 불필요한 전등이 켜 있는 것마저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주변 동료들은 이런 예수님을 두고 한 마디씩 합니다. “전등 하나 끈다고 봉급을 더 주나? 세상이 변하나?” 라며 투덜대기도 합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개의치 않고 평소대로 행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일찍 출근하였기 때문에 업무 시간이 되려면 아직 시작이 남아 있습니다. 기다리면서 창문을 활짝 열어 다른 직원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도록 배려하고, 화분에 물을 주기도 하고,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 돌아와 성경 한 구절을 암송하고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일할 수 있는 터전을 주어 감사합니다. 오늘도 동료들과도 더불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까다로운 부장님을 미워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여전히 친절함으로 대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기도를 마치고나니 이제 하나씩 둘씩 출근하는 직원들이 나타났습니다. 오는 순서도 늘 정해져 있습니다. 언제나 늦게 출근하는 동료는 회사 가까이 사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늦게 오는 동료들을 향해 지적하지 않으셨습니다. 거의 모든 회사원들은 출근하자마자 먼저 컴퓨터를 켭니다. 개인 이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넷 신문을 들여다봅니다. 커피를 마시며 어젯밤 술자리에 있었던 이야기, 부인과 다툰 이야기 등 시시콜콜한 말로 30여분을 훌쩍 보내고 맙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업무 중에 개인적인 전화를 받기도 하고 수시로 문자를 주고받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야무지게 처리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불성실한 사람에게까지 친절하고 따뜻함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언젠가 저들도 좋은 회사원이 될 날을 기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일을 즐기셨습니다. 예수님은 일하는 즐거움이 넘치는 분입니다. 맡은 일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처럼 성실하게 일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눈가림으로 일하는 분이 아니라 하나님이 시킨 일을 하는 자세로 일하셨습니다. 때로는 동료들이 저지른 잘못까지 대신 감당하느라 퇴근이 늦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나쁜 동료들은 예수님을 이용하기도 하였지만 심장 속까지 들여다보는 분이시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속아 주셨습니다. 퇴근 시간이 다 되었는데 업무처리를 못하고 안절부절 하는 사람을 보면 일부러 퇴근을 미루셨습니다. 그리고 도울 일을 없는지 물어서 도와 줄만한 것은 도와주셨습니다. 일찍 회사를 나가는 동료들을 은근히 미워하지도 않았고, 더디 일하는 동료를 보며 혀를 차는 일도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말단 직원이면서도 마치 회장이나 되는 것처럼 일하셨습니다. 직장의 일을 하나님의 일로 여기고 성실함으로 일하셨습니다. 깐깐한 직장 주인이었지만 그래도 하나님 섬기듯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퇴근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5시부터 퇴근준비를 합니다.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 회사에 남아 있는 일은 미련한 짓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그래서 미련한 사람들로 살지 않으려고 칼퇴근을 경쟁합니다. 이렇게 급하게 퇴근을 서두르다 보면 그 날에 처리해야 할 업무를 제대로 마무리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어떤 날에는 근무태반으로 빚어진 실수로 밤중에 다시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불성실한 회사원들일수록 불만도 많고 불평도 많습니다. 반면 업무능력은 떨어집니다.

예수님은 퇴근길에 수위 아저씨에게 회장님에게 인사하듯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회사 앞에 있는 호떡 가게에 들려 호떡을 사서 수위 아저씨에게 드렸습니다. 아직도 한 봉지의 호떡이 손에 들려 있습니다. 옆 집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전해 드릴 몫입니다.

집까지 거의 십리가 다 되지만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비오는 날 외에는 아무리 덥거나 춥더라도 걸어서 퇴근합니다. 걸어서 퇴근하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고, 사람들을 만나 위로도 해주고 전도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걷는 것만으로도 이웃을 섬길 수 있다고 제자들에게 늘 말씀해 오신 대로 실천하셨습니다.
 

결론

이것이 예수님의 하루입니다. 여러분의 하루는 어떻습니까? 예수님과 닮은 점은 무엇입니까? 꼭 같을 수는 없어도 닮은꼴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하루가 우리의 하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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