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제자’ 꿈꾼만큼 쑥쑥 커간다
기독교사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 공동체’…기독교세계관 따라 자기주도 학습, 행복한 성장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 중 단 하나도 같은 별은 없다. 깜깜한 밤처럼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수많은 청소년들 또한 별 같은 존재이다.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자, 모두가 각자만의 개성을 가진 특별한 존재.

대학 입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대한민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하나님 주신 세상에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독교대안학교의 학생들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 독서캠프에 참석한 별무리학교 학생들이 팀별로 독서를 통해 위대한 인물로 성장한 독서멘토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사들이 세운 믿음의 공동체, 별무리학교

충남 금산군 남일면에서도 산길을 한참 차로 오른 후에 만나게 되는 별처럼 예쁜 동네 꼭대기에 위치한 별무리학교. 별무리학교는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빛내 줄 개성 강한 별들이 모여서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특별한 공동체이다.

별무리학교로 가는 길에는 아기자기 예쁜 집들이 이어져있다. 별무리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꾸미고 생활하는 집들이다. 선생님들이 거주하는 집들 사이사이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와 학교 건물들, 그리고 새로 지어지고 있는 도서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학교 주위로 교사들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 둘러싸고 있는, 말 그대로 ‘마을 공동체’이다.

애당초 별무리학교는 기독교사들이 세운 학교이고 마을이기에 그 의미가 더 뜻 깊다. 별무리학교를 세운 교사들은 대다수 교사선교회 출신이다. 교사선교회는 1974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교사의 길을 가고자 꿈꾸었던 기독교사들이 함께 모여 ‘기독학생회 동문회’로 시작해, 1988년 선교단체로 출범했다. 교사선교회는 교사와 예비교사, 학급제자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전도하고 양육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선교기관이지, 기독교대안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단체는 아니다. 그럼에도 교사선교회 출신 교사들은 대한민국의 입시위주 인본주의적 교육체제 하에서 점점 제자 양육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면서 ‘기독교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학교’ 세우기를 꿈꾸기 시작했다.

별무리학교 교장 박현수 교사는 22년간 공립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학급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로 양육하는 일을 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양육하는 일 자체가 힘들어졌고, 제자 양육을 받은 후 상급학교로 진학한 제자 다수가 기독교세계관에 따라 살아가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됐다.

▲ 별무리학교 학생들이 과학수업에서 팀별 프로젝트로 진행된 과제물로 이쑤시개 다리를 만든 후 3000그램(g) 무게가 나가는 물건을 매달아 견뎌내는 실험을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학교에서 특정 종교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공교육의 현실과 기독교인으로서의 사명이 충돌했을 무렵, 2002년 교사선교회에서 향후 20년 후를 바라보며 ‘비전 2020’을 발표했다. ‘교사에게 소명을! 제자에게 꿈을! 교육에는 희망을!’이라는 비전 아래 선교회는 기독교학교인 ‘별무리학교’를 설립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포함시켰다.

2007년 교사선교회 대표가 된 박 교장은 학교설립의 비전을 강하게 품고 학교가 들어설 땅을 구입하고자 충주와 대전 근교 일대를 다니던 중, 농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원마을 제도에 대해 알게 됐다. 도시 인구를 시골로 유치하기 위해 20가정 이상 이주할 경우 국가에서 10억을 지원해 마을을 형성하기 위한 모든 기반 공사를 해주면, 각 가정은 자신의 집을 짓고 사는 조건이었다.

이후 박 교장은 교사선교회 대표를 사임하고 별무리학교 설립추진위원장으로 함께 별무리학교 마을을 만들어갈 20명의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3주 만에 20가정이 모였고, 이후에 33가정의 신청을 받은 후 4년 동안 집과 별무리학교 건축을 진행했다. 야산에 불과했던 곳에 한집 두 집 생겨나서 별무리마을이 형성되고 별무리학교와 기숙사가 세워졌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기독교세계관에 따라 그리스도의 제자를 꿈꾸고 삶을 살아갈 아이를 키우기 위한 마을이 만들어진 것이다. 박 교장은 “별무리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아이들을 하나님나라를 만들어 나갈 그리스도의 제자로 키우기 위한 기독교 교육과정을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꿈꾸기’를 배우는 별무리아이들

별무리학교에는 ‘배움과 꿈꾸기’라는 스승 앞에 모두가 제자이다. 교장선생님도, 교사들도, 학생들도, 마을 주민들, 학부모들도 예외가 없다. 특히 올해는 설립 당시 가장 저학년이었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입시를 고민해야 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위해 13명의 교사도 새로 충원하고, 대학입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학교 전체가 고민하고 있는 시기이다. 그 고민의 중심에 있을 별무리학교 학생들은 자신만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할 방법을 찾는 일에 열중해 있다.

별무리학교가 설립된 해에 중학교 1학년 과정에 입학해 올해 별무리학교 최고 학년인 10학년이 된 정진서 양은 ‘그리스도인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컴퓨터를 좋아해서 IT동아리 ‘왓츠 넥스트(What’s Next)’에 속해있고 10월 30일 이화여대에서 열릴 ‘국제교육 개발협력 방안 학생 토론대회’ 출전도 준비 중이다. “진로는 아직 명확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기독교 가치관에 따른 교육을 하고 싶었던 부모님의 권유로 별무리학교에 입학하게 됐지만, 공부를 하는 것도 꿈을 꾸는 것도 모두 본인의 몫이다.

“우리 학교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식 수업과 다양한 동아리와 참여 활동,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와 질의로 진행되는 수업 등 자기 개발할 시간이 많아요. 부모님도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진로를 찾도록 큰 간섭을 하지 않으세요.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올해 10학년으로 별무리학교에 입학한 최성웅 군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공립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별무리학교를 알기 전에는 대안학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문제아나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는 최성웅 군은 중학교 때는 공부를 스스로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소위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 뺑뺑이’를 돌며 학교와 학원에서 내준 숙제나 해가던 날이 많았다. 교회도 마지못해 나가곤 했다.

그러던 중 별무리학교 입학설명회에 다녀온 부모님이 별무리학교에 진학을 권유한 후, 2박 3일 과정의 입학선발캠프라도 참여해보라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 “중위권 성적이라 이전에는 학교 선생님에게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별무리학교 선생님들이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히 관심을 가지고 가르치는 모습에 반해서 학교에 오게 됐어요. 팀 프로젝트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고, IT동아리와 심리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하고 싶은 공부가 생겨서 스스로 공부도 하게 됐어요.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면서 꿈을 찾아갈 수 있어 공부하는 것도 즐거워요.”

꿈을 위해 수학과 영어 공부도 스스로 보강하고 있는 중이다. 최성웅 군은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독교인’이 되고 싶다며, 최근에는 경영자나 표창원 교수와 같은 프로파일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수학을 담당하고 있는 장승훈 교사는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입시 결과와 상관없이 기독교 세계관에 따라 그리스도의 제자를 양육하는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는 별무리학교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2년 후 처음 있을 고등학교 졸업식이 학생들만의 졸업식이 아니라 별무리공동체와 가족 전체의 졸업식이 되기를 꿈꾸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다스림과 주권에 따라 부단히 개혁되고 변화해나가는 기독교학교. 그 꿈은 멀리 있지 않다. 교회와 기독교학교, 기독교가정이 함께 힘을 합쳐 다음세대를 위한 믿음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때, 아이들은 그곳에서 기독교세계관에 따라 배우고 꿈꾸고 성장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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