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응렬 목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전 총신대 교수)

미국 켄터키 주 로완 카운티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는 올해 9월에 동성애자 커플에게 결혼허가증 발급을 거부했다가 체포되어 감옥신세를 져야 했다. 워싱턴 주에서 30년 넘게 꽃집을 운영하는 배로넬 스터츠맨은 동성결혼식에 꽃을 팔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았다. 그녀를 고소한 사람은 밥 퍼거슨 주정부 법무장관이었다. 급기야 이번 달 1일에 오레곤 주 한 학교에서 20대 남성이 기독교인 10명을 총으로 죽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런 사건들은 미국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성경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 칭찬이 아니라 핍박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오늘날 다가오는 핍박은 믿음으로 살아가려는 일상인들에게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성경적 가치관이 사라지고 성경의 원리를 따르는 사람이 대중적인 조롱과 고난을 부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이런 현상들이 한국에서도 멀지 않아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심각하게 공격당하고 급격하게 무너지는 기독교 가치관 앞에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교회가 추구할 길은 교회다움을 고수하는 것이다. 성경진리를 그대로 믿고 살아가는 것이 세상을 정복하는 길이다. 세상이 성경을 거슬러 변질되어 가는 것은 인류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성경의 가르침을 무너뜨리는 일에 앞장서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의 행복을 위한 도구로 삼는 교인이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어둠에 사로잡힌 세상을 향해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은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유일한 구원자 예수님을 선포하는 것이다. 세상과 손을 잡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나아가는 것이다. 오직 성경의 원리를 따라 교회가 살아갈 때 세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 필자에게 미국연방하원 개원 기도 요청이 있었다. 민감한 종교적 용어를 피하라는 부탁과 함께 피해야 할 조항들까지 알려왔다. 기도문을 준비하면서 지난 수 년 간 해 온 기도문들을 살펴보니 과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지 않은 기도문들이 나타났다. 필자는 수정을 예상하고 양심에 따라 기도문을 준비했다. 그런데 의외로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마칠 수 있었다. 생방송으로 지켜본 수많은 사람들에게 격려 편지와 메일과 전화를 받았다. 교회가 교회다움을 포기할 때 세상은 교회를 무시하고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다. 교회는 교회다움을 가지고 겸손하나 당당하게 세상 앞에 서야 한다. 진리의 복음만이, 예수의 이름만이 죽어가는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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