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균형 목회, 복음의 불 지켜왔다
말씀과 리더십 수용성으로 지역 부흥 주도 … 본질은 ‘황소처럼’ 섬김은 ‘독수리처럼’


대구를 동서로 가로 지르는 달구벌대로와 남쪽 사방산을 출발해 북쪽의 금호강과 합류하는 대구의 중심하천인 신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대구를 대표하는 교회 가운데 하나인 대구동부교회(김서택 목사)가 우뚝 서 있다.

대구의 중심부에서 위치해 있듯이, 대구동부교회는 지난 70년의 역사 속에서 ‘묵직함의 영성’으로 대구를 넘어 경북지역에까지 영적으로 영향을 끼쳤던 중심 교회가 되어주었다.

대구동부교회 면면을 보면 참 묵직한 교회다. 드러낼만한 이벤트는 없지만, 일관성과 진정성을 가진 사역들이 많다.

또한 명성이나 규모, 영향력 등을 따지자면 모든 부분에서 중심역할을 해도 거부감이 없는 위치임에도 표시나지 않게 대구를 섬기고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자리에 나가지는 않지만, 대구의 부흥의 불은 지켜나가야 한다는 사명감만큼은 놓치지 않는 교회다.
 

▲ 대구동부교회는 70년간 변함없이 지역복음화와 교회의 부흥을 위해 영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해 왔다. 지난 70년의 역사에 감사하며 영적인 불이 꺼지지 않는 교회가 되기를 다짐하기 위해 7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고 있다.

3인 3색의 목회 열매 컸다.

일제의 강압에서 벗어난 직후인 1945년 10월 18일, 한 젊은 전도사가 지금의 대구동부교회가 위치한 곳에 있던 일본인 천리교 절을 구입해 교회를 개척했다. 그 교회가 현재의 대구동부교회가 되었고, 개척자는 다름 아닌 제53회 총회장이었던 손계웅 목사였다. 손계웅 목사는 심방목회를 중심으로 부흥의 초석을 다졌다.

31년 뒤, 손 목사를 이어 대구동부교회를 담임한 목회자가 바로 제79회 총회장을 지낸 김덕신 목사였다. 김덕신 목사는 지금도 여전히 대구동부교회를 뛰어넘어 대구와 경북의 영적 분위기를 이끈 인물로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영성의 대가였다.

대구동부교회는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1월 1일 현재의 김서택 목사를 3대 담임목사로 맞았다. 김서택 목사는 익히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강해설교가다. 김 목사는 우직할 정도로 외부활동을 자제하며 말씀목회에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임 이후 16년간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 명의 걸출한 영적 지도자를 통해 대구동부교회는 지난 70년간 지역복음화와 영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무려 70년간 교회 분쟁이 없었고, 그동안 담임목사가 고작 세 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김서택 목사는 이렇게 풀어낸다.

“저희 교회의 보배는 펼치고 있는 일보다는 교인들의 마음 밭 입니다. 말씀에 대한 수용성이 크고, 리더십 인정이 어느 교회보다 좋습니다. 옥토와 같은 마음 밭에 생명의 말씀이 들어가는 이보다 더 좋은 교회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주도와 배려의 균형 돋보인다.

대구동부교회는 “모든 교회가 하나님 앞에 동일하게 아름다운 교회이다”는 분명한 자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매사 작은 교회에 대해 의식을 많이 한다. 모든 사역을 시행함에 있어 작은 교회들이 의기소침하지 않아야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여진다. 대표적으로 김덕신 목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형버스를 돌리지 않고 있다. 철저하게 이벤트성 행사도 지양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주차장 확충, 교구 확대 등도 최대한 늘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든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대구동부교회는 대구를 위해 역할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거침없이 섬긴다. 그러나 대구를 대표하는 자리에는 나가는 법이 없다. 이처럼 작은 교회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사역에도 충돌이 없도록 틈새를 찾고 있다.

그러나 대구동부교회가 양보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영적 분위기다. 기도하고, 말씀을 붙들고, 부흥을 사모하는 것에는 반드시 앞서서 지키되, 주위 교회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곳을 찾아 섬기는 주도와 배려가 균형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대구동부교회는 교회설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나무를 심었다. 나무 아래에는 역대 담임목회자 이름을 새긴 작은 석판이 있다.

의미 컸던 70주년 행사

대구동부교회는 지난 10월 18일 교회설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기념행사 역시 대구동부교회의 특성과 방향성을 잘 드러냈다.

글로리관 북쪽 화단에 70주년을 기념하는 식수, 기념영상물 제작, 107명의 50년 이상 근속교인 기념품 전달 외에는 다른 행사를 갖지 않았다. 이벤트를 하지 않는 대신 절약한 재정을 탈북자단체, 통일펀드, 암 투병 목사 치료비 지원, 보육원 후원, 농촌교회 사택 수리 지원 등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곳에 흘러 보냈다.

기념행사에 앞서 대구동부교회 성도들은 9월 7일부터 10월 10일까지 ‘회개와 화해의 달’로 정해 특별기도 기간을 가진데 이어, 10월 12일부터 한 주간 특별새벽기도회 및 한 끼 금식을 했다. 70년 역사에 대한 축제보다는 감사와 사명감을 다지기 위함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교회의 역할과 사명에는 적극적이고, 그리고 영적인 불을 끄지 않으려 노력하는 대구동부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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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받으면 헌신한다”
성장 조급성 버리고 말씀중심 목회 진력

 

▲ 김서택 목사

인터뷰/ 김서택 목사

김서택 목사는 강해설교가답게 16년 전에 부임해 오롯이 강해설교에 집중했다. 그래서 신구약 66권을 빠트리지 않고 설교했다. 이 부분에서 그의 철저한 사전분석과 말씀에 있어 수용성이 큰 대구동부교회 성도들의 특성이 맞물려 폭발적인 영적 열매를 맺었다.

“대구는 인구가 빠져나가는 도시입니다. 교회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요. 그래서 대구에 오면서 교회의 본질을 세워나가야 할 때이며, 특히 성경 전체를 설교하면서 부흥할 수 있는 교회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구는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반면, 심성이 부드럽고 중심이 뜨거운 장점을 가진 지역입니다. 적어도 대구동부교회에서 체험한 사실입니다.”

김 목사에게 다양한 목회사역에서 설교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지금은 세속주의 시대입니다. 교회마저 브랜드화 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상에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은혜를 받으면 헌신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설교를 통해 말씀의 감화를 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교회성장에 대한 조급성을 버리고, 말씀의 자리로 돌아가 은혜를 받고 부흥하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제 그의 나이 60. 10년이면 현역을 마감해야할 시점에 왔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근본적으로는 지금처럼 말씀중심 목회를 할 겁니다. 말씀이 선포되는 교회는 음부의 권세가 미치지 못합니다. 크기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교회 본질을 보여준다면 반드시 부흥합니다. 인기와 돈, 세상과 가장 멀어야 할 존재가 바로 목사인데, 이점을 유념하며 진정성 있게 말씀을 전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키우고, 교회가 이웃과 사회에 헌신하는 방안도 모색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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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부교회 독특한 사역들
 

▲ 대구동부교회는 특색 있는 사역들이 많다. 화려하지도 않고, 다른 교회들이 가급적 하지 않는 사역들이다. 사진은 결손가정 아이들을 돌보는 샤론공동체의 멘토와 멘티의 만남 행사 모습.

대구동부교회는 이벤트성 행사를 지양하는 교회다. 그렇다고 어떠한 행사도 치르지 않는 꽉 막힌 교회도 아니다. 행사는 하되 결코 이벤트가 아니라는 말이다. 
대구동부교회가 펼치는 잔치는 약자를 위한 배려와 세움이라는 철학 속에 마련된다. 그리고 일관성과 지속성을 갖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청소년은혜대축제
청소년은혜대축제는 매년 8월초에 열린다. 2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청소년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 행사의 특징은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이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진행방식이 발표회다보니 순위나 경쟁이 없다. 경쟁과 우열이 아닌 같은 입장에서 은혜를 받고,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여기 청소년은혜대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청소년은혜대축제는 올해로 8년째다.

◆여성부흥회
여성부흥회 역시 올해로 8년째 개최한 행사다. 여성부흥회는 해마다 6월초에 열리며, 보통 2000명 이상의 기독여성들이 참여한다. 이들을 위해 김서택 목사가 매번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가족과 교회, 나라만이 아니라 참여한 여성 자신을 위해 마음껏 기도하는 장을 마련한다. 그래서 여성부흥회는 하나의 힐링캠프로 불리기도 한다.

◆샤론공동체
샤론공동체 사역의 대상은 결손가정 아이들이며, 사역내용은 교회 성도들이 이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주는 것이다. 특징적인 것은 멘토 대부분이 전현직 교사들이라는 점이다. 멘토는 평소 상담, 식사교제, 절기 선물, 재정 지원 등 멘티인 결손가정 아이들의 필요를 적절하게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주일 5부 예배
대구동부교회의 주일 5부 예배는 대상이 노인들인데, 더 세밀하게 말하자면 독거노인과 노숙인들이 주축이다. 초창기 100명 정도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매주 1000명 내외가 출석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매주 인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고정적이라는 점, 그리고 대부분 회심해 신앙공동체로 정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열매가 큰 예배다. 또 하나의 약자, 노인을 돌보는데서 이 예배가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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