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칼빈신학> 펴낸 문병호 교수

폄하 혹은 소홀했던 칼빈신학 진수, 조직신학적 체계 따라 정리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라’는 칼빈 가르침은 교회 향한 개혁 명령


칼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칼빈신학>의 저자 문병호 교수(총신대·조직신학)는 칼빈의 신학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가장 성경적인 신학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00년 전 종교개혁 당시 칼빈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를 향한 개혁의 명령은 항상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 문병호 교수의 <칼빈신학>은 칼빈의 사상을 조직신학적 관점으로 풀어 쓴 ‘칼빈신학 연구 총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개혁주의는 칼빈주의로, 진정한 개혁신학은 칼빈신학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빈의 교리를 체계적으로 다룬 서적으로 평가받는다. ‘근본 성경교리 해석’이라는 부제를 단 것이 인상적이다.
=<칼빈신학:근본 성경교리 해석>이라는 제목이 말하듯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 왔던 칼빈의 신학을 조직신학적 체계에 따라서 연구하여 교회와 신학생들 그리고 성도들에게 소개하고자 했다. 칼빈은 목회자, 설교자, 교회정치가 등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실상 그가 평생 힘쓴 것은 신학자로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고, 변증하는 일이었다. 칼빈의 신학이 가장 출중하다 보니까 로마 교황청 신학자들과 루터 신학자들에 의해서 칼빈의 면모가 폄하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칼빈신학>을 통해 칼빈의 조직신학을 알리고자 했다.
 
<칼빈신학>의 구성과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본서는 7부 2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칼빈의 신학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가 강조하는 ‘경건’의 개념이 무엇인지 다뤘다. 제2부는 ‘계시’와 ‘교리’에 대한 서론적 고찰을 나눴다. 제3부는 복음의 요체로서 그리스도와 율법의 관계를 논했다. 제4부는 중보자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다룬 기독론을 배치했다. 여기에서 개혁신학의 언약신학적 특징이 고찰된다. 제5부는 인간론에 관계된다. 제6부는 보혜사 성령의 위격과 사역이 다루어진다. 여기에서 개혁성령론이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찰한다. 마지막 제7부는 교회론과 성례론을 할애했다. 이 부분은 장로교의 정체성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본서는 조직신학적 체계에 따라서 전개되고 있다.
 
한국 교회 안에는 칼빈주의, 개혁신학, 언약신학, 근본주의와 같은 용어가 혼재되어 있다. 이 용어들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나?
=이 네 가지 용어는 칼빈과 그를 잇는 개혁신학자들의 사상을 일컫는 말들로서 관점을 달리할 뿐 지칭하는 바는 동일하다. ‘칼빈주의’는 그 기원을 강조하고 ‘개혁신학’은 그 역사적 적용을 부각시키며 ‘언약신학’은 그 핵심 가르침을 지칭한다. 대체로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격렬하게 논쟁이 되었던 ‘근본주의’라는 말과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보수주의’라는 말도 이러한 용어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근본주의’는 그 가르침이 성경에 따른 본질적인 것임을 드러내는 말이고 ‘보수주의’는 그러한 성경의 가르침이 그 자체로 오류가 없음을 흔들림 없이 믿는 자세를 강조하는 말이다.
 
칼빈과 그를 잇는 개혁신학자들의 사상을 언약신학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무엇인가?
=칼빈은 신구약 성경 전체를 그 실체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중보라는 관점에서 구속사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언약신학의 구속사적 토대를 놓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다 이루신 의의 전가가 칭의와 성화의 이중적 은혜에 모두 미쳐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의 부족한 행위도 함께 의롭다 함을 받는다는 점을 줄곧 강조했다. 우리의 신학이 사변적이지 않고 삶의 신학이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칼빈은 하나님의 섭리를 사변적이거나 관념적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조명했다. 또한 아들을 주신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과 함께 그 사랑을 받은 성도들의 책임도 강조했다. 루터의 신학이 독일에 갇힌 반면, 칼빈의 신학은 유럽 전체와 미국과 오늘날 우리나라에까지 전파됐다. 그 파급력은 믿는 것과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을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로 여기는 이러한 언약신학적 특징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칼빈신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 교회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
=칼빈은 인간적 전통을 단절시키고 오직 성경만을 손에 들고 그것을 해석하고, 가르치고, 그것의 교훈을 삶에 적용하는데 헌신했다. 칼빈은 성경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신학적이라고 여겼다. 가장 은혜로운 것이 가장 심오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 교회는 다시금 성경의 가르침 자체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를 향한 개혁의 명령은 항상 여기에 있다. 우리가 칼빈신학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가장 성경적인 신학이라는 점에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여러 행사나 모임이 준비되고 있지만 정작 종교개혁의 정신이나 사상은 깊이 조명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를 추진하는 해외 신학자들이나 교회의 대표자들 가운데는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거나 로마 가톨릭과의 연합과 일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다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칼빈신학>이 어떻게 활용되기를 원하는가?
=칼빈의 글을 반복해서 읽는 가운데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롬11:33)이 얼마나 깊고 면밀하게 우리를 안위하고, 이끌며, 위엣 것을 바라보게 하는지를 배우게 됐다. 본서를 통하여 성도님들께서 하나님과 자신을 아는 지혜와 지식을 얻고, 신학을 배우는 전도사님들께서 성경의 근본 진리를 올바로 파악하고 개혁신학의 부요함을 맛보는 기회를 가지며, 목사님께서 강단에서 설교를 하실 때 본문의 교리적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는 방편으로 사용되기를 소망한다. 주님의 다함없는 은총을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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