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목사(은혜로운교회)

제100회는 성총회다운 면모를 여러 부분에서 보였다. 진중하고 꼼꼼한 사회, 의미 깊은 제100회 총회 기념예배, 수십 년 묵은 우리 총회의 3대 적폐(납골당 사건, 아이티 사건, 찬송가공회 사건) 청산 등이다. 특히 납골당, 아이티 사건을 마무리 지은 것은 제100회 총회의 빛난 업적이다. 두 사건 관련자 중 약 18명이 경·중의 시벌을 받았고, 명단만 거론된 인사도 10여 명에 달했다. 그동안 총회 사건과 관련하여 이처럼 강력하게 시벌한 예는 아마 총회 설립 후 처음일 것이다.

해방 후 신사 참배자에 대해서도 시벌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우리 총회의 엄청난 결단이었고, 더 내버려두면 모두 망한다는 총회에 대한 총대들의 위기감의 산물이었다. 거기에는 기독신문에 실린 바와 같이 총회장의 가슴을 찢는 뼈아픈 결단도 있었다. 이번 시벌로 앞으로 몇 년간 총회 주변의 다른 부패 인사들의 행보가 조심스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에서 제100회 총회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제100회 총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다. 우리 총회의 핵심적인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첫째, 온 총회의 또 하나의 근심거리인 총회재판국 혁신 방안이 제100회 총회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다. 온갖 추문이 끊이지 않은 기관이 총회재판국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번에도 총회에서 총회재판국원을 직선하자는 헌의가 상정되었으나, 최종 총회임원회에 맡겨 연구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총회재판국만큼 말썽이 끊이지 않는 곳이 총회선거관리위원회와 감사부다. 이 두 기관에 대한 직선제 헌의에 대해서도 역시 총회임원회에 맡겨졌다. 특히 선관위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우리 총회 100년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사건 중의 하나인 제97회 총회 사태의 시작도 이미 제96회기 총회선관위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총회선관위가 제대로 순기능을 발휘하여 제97회 총회 총회장 후보가 부적격하다는 의혹을 제대로 밝혀 걸러내었다면 제97회 총회 사태와 같은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제100회 총회 현장에서 선거 직전에 선관위가 추천한 부총회장 후보가 낙마한 일도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며, 이것은 제99회기 총회선관위의 흠이라 할 수 있다. 선관위는 총회 주요부서 후보들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우리 총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감사부 역시 우리 총회의 부패 방지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관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선관위와 감사부의 혁신방안이 제100회 총회에서 충분하게 논의하지 못했고, 이것도 역시 총회임원회에 맡겨졌다.

여기에 더해 뭐니뭐니해도 제100회기 총회가 처리해야 할 최고의 중요 사안은 총신 문제이다. 그중에서도 총신 정관 개정이다. 이를 위해 총신재단이사 선정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총신 정관 개정은 총신재단이사회에서만이 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총신재단이사 선정도 총회임원회에 맡겼으므로 제100회기 총회임원회의 업무는 실로 제100회기 총회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100회 총회는 ‘이미’ 성공적으로 끝났으면서도 ‘아직’ 진행 중이다. 오히려 내용상으로 제100회 총회의 성공 여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필자는 제100회기 총회임원회에 크게 기대하면서도 또한 깊은 우려를 표한다. 특히 총신재단이사 구성이 그렇다. 이것은 비단 필자의 생각만이 아닐 것이다. 온 총회원들이 그렇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지난 일 년 간 총신 정관개정 문제와 관련된 총신 사유화 가능성 문제로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를 생각해보라. 이것을 생각하면 이번 제100회 총회에서 그 어느 사건의 당사자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받아야 할 인물이 남아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총신을 건져야 한다는 이유 하나로 이미 덮고 넘어가기로 하였으니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일 년의 그 마음 졸인 시간을 기억하는 것은, 총회임원들이 총신 정관을 총회 결의대로 개정하도록 총신재단이사를 선임하려는 결기에 찬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는 총신 사유화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말이다. 또한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도록 총신 정관개정과 총신운영, 특히 재정적인 비리를 저지르지 않을 인사들로 재단이사회를 구성할 것을 총회임원회에 주문하며 기대해 본다.

총신에 대한 모든 우려가 총회임원회의 바른 결의를 통하여 기우가 될 것을 기대하며, 제100회기 총회임원회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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