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새샘교회는 작은 미자립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전도와 구제, 훈련에 열심을 내고 있다. 김형영 목사(뒷줄 왼쪽에서 두번째)와 교인들의 가정의 달 야외예배 장면.

‘부족해도 돕고 나누는 게 마땅’ 목회철학 공유
불우이웃 지원에 활발한 전도 “감사 더 커져”


부요한 자와 가난한 자에게 빵 한 조각의 의미는 다르다. 교회도 그렇다. 작은 교회가 어려운 가운데도 하나하나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교회의 사명을 감당해가는 것은 큰 교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더 가치 있다.

인천 부평동 한 상가건물 2층에 위치한 부평새샘교회(김형영 목사)는 많은 상가교회가 그렇듯 아직 미자립교회다. 2013년 12월 31일 첫 예배를 드릴 당시 10여 명으로 시작한 교회는 하나둘 교인이 늘어, 지금은 장년 15명에 주일학교 학생들까지 합치면 25명 정도가 주일예배를 드린다. 교인들이 헌금에 힘쓰고는 있지만 매달 고정 지출을 제하고 나면 재정에 여유가 없다. 담임목사 사례비는 50만원 정도의 목회활동비가 전부다. 그것도 전도축제나 외부행사 등이 있는 때면 제때 못 받기 일쑤다. 상황이 이렇다보면 교회 밖으로 눈을 돌리기 쉽지 않은 것 같지만, 부평새샘교회는 여지없이 그런 선입견을 깬다.

부평새샘교회는 부활절과 맥추감사절, 추수감사절 헌금을 고스란히 이웃 사랑에 사용하고 있다. 지역 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봄에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가을에는 차상위계층 등에 쌀과 김장김치를 전달한다. 절기헌금은 50만원 가량으로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미자립교회 형편에, 그것도 담임목사 사례도 어려운 상황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짐작하듯 이 일은 김형영 목사가 먼저 제안을 했다. 김 목사는 “미자립교회가 이래도 되냐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부족한 중에도 돕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라면 실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고, 또 지성적인 설교보다 그 설교를 삶으로 보여줄 수 있어 도리어 감사한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목사가 직접 참여하는 전도 활동 또한 미자립교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요소다. 부평새샘교회는 매주 화요일와 목요일 오후에 상가건물 앞에 작은 카페를 개설한다. 파라솔 아래 탁자와 의자 몇 개로 이뤄진, 이른바 무료전도카페다.

“작년에는 다른 데서 하는 것처럼 노상에서 사탕도 주고, 전도지도 나눠주고 그랬는데, 별로 효율적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올해부터 전도카페를 시작했죠.”

김 목사는 요즘 유행하는 붕어빵전도나 호떡전도보다 커피전도가 효율적이고, 특별히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커피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부평새샘교회는 여느 믹스커피가 아니라, 차가운 물로 우려낸 더치커피를 준비한다. 이왕이면 좋은 커피를 대접하자는 생각이다. 김 목사와 성도들은 행인들에게 커피를 권하고, 커피를 준비하는 짧은 시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다. 상담학을 공부한 김 목사는 필요한 사람에게는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2시간 정도 전도를 하면 200명 가량을 만난다. 무료전도카페를 통해 부평새샘교회와 연결되는 열매도 있었다. 김 목사는 “처음에는 전도가 습관이 안 된 교인들이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활력이 생겼다”며 “전도는 성도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역동적인 신앙생활을 체험하고 생명의 열매를 맺는 감격의 시간”이라고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구제와 전도 활동 이외에 기도에도 힘을 써 매월 첫날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고, 금요기도회 활성화에도 애쓰고 있다. 제자훈련도 부평새샘교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사역이다. 김 목사는 교회 설립 이후 성도들의 신앙상태를 분석한 후 토양에 맞는 수준에서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제자훈련교재는 김 목사가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성도들의 신앙이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과 감사를 느낀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 개척교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자질, 설교의 질, 목회철학, 훈련 프로그램 등이 갖춰져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교인들도 정착하고, 성장과 부흥이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김 목사는 교회가 성장하면 작지만 또 다른 건강한 교회를 분립시켜나갈 생각이다. 아예 설립예배 때부터 교인들 앞에서 공포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눈에 보이는 교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교회가 건강하냐 그렇지 못하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약해져가고 있다는 우려들 속에서, 교회가 회복해야 할 건강은 무엇일까 생각거리를 던지는 작은 미자립교회 목사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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