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남 목사(김제연정교회)

신앙 인격이 바로 서야 ‘성숙한 신앙인’
다니엘처럼 인격 갖추는 일에 힘쓰는 사람에게 ‘형통’ 예비하신다
 

“이에 총리들과 고관들이 국사에 대하여 다니엘을 고발할 근거를 찾고자 하였으나 아무 근거, 아무 허물을 찾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되어 아무 그릇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단 6:4)

사람은 누구에게나 실수가 있고 허물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삶을 살아온 분이라 하더라도, 실수나 허물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수나 허물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는 실수와 허물도 살피지 않고 안하무인으로 살아가느냐, 아니면 자신의 약점이나 허물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느냐에 있습니다. 우리가 크리스천으로서 많은 축복을 받는 것도, 여러 가지 능력과 조건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격을 갖추는 것입니다. 본문을 통해 다니엘의 인격과 신앙이 그의 인생을 얼마나 아름답고 빛나게 했는지 살펴봅니다.


포로 청년이 총리가 되다

이스라엘 왕국의 역사를 훑어보면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하나님을 배반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나라가 나누어진 뒤 북이스라엘은 주전 722년에 앗수르에 의해, 남유다는 주전 586년에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 당했습니다. 당시 세계 강대국이었던 바벨론은 유다를 세 번 침공해서 그 때마다 유다의 관리들과 똑똑한 청년들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다니엘은 첫 번째 바벨론 침공 때에 포로로 잡혀갔던 유대 청년이었습니다. 급기야 바벨론의 총리가 되었고, 역사에 빛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그 후로 70년이 지난 때의 일입니다.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바벨론이 페르시아에게 멸망당했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은 페르시아 초대 왕이었던 다리오 왕에게 등용되어, 그 나라의 120도를 관리하는 세 명의 총리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 명의 총리가 관할하다 보니까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다니엘을 수석총리로 세워 나라 전체를 관할하도록 계획합니다. 그러자 그 계획에 다른 두 명의 총리와 관리들이 불만을 갖고 다니엘을 몰아낼 음모를 꾸밉니다. 그들은 먼저 다니엘의 뒷조사를 합니다. 하지만 본문 4절을 보면 “이에 총리들과 고관들이 국사에 대하여 다니엘을 고발할 근거를 찾고자 하였으나 아무 근거, 아무 허물을 찾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되어 아무 그릇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
 

다니엘의 인격

지난 70여 년 동안 바벨론의 관리로 생활해왔기 때문에 얼마든지 허물을 찾으면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들은 다니엘의 뒷조사를 해보았지만 결국 아무런 허물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다니엘은 이미 느브갓네살 왕 때부터 높은 권력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권력이 있으면 돈의 유혹이 많습니다. 다니엘에게 줄을 대서 좀 더 출세해 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때로는 성적인 유혹 등으로 다니엘에게 접근해 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니엘은 온갖 것들로 유혹을 해 왔을 때에도 거기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한국교회사가 이만열 교수가 한 세미나에서 한국교회에 대해 “오늘날 한국교회와 교직자들의 타락을 보면 고려시대 불교와 승려의 그것을 보는 것 같다”고 질타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지금 온갖 부정부패에 기독교인들이 연루되지 않은 곳이 없다. 교회 장로 집사 권사들이 성경에 손을 얹고도 거짓 증언을 한다”고도 했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바르게 살았고 그 결과 우리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비록 적은 수였지만 그 시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구 1/4에 이른 오늘날 기독교인들도 반대로 사회의 존경을 잃었습니다. 영향력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오히려 부정부패에 연루된 그리스도인들이 점점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또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갈라지고 배척하고 싸웁니다. 예수님이 내 안에 계시다고는 하지만 예수님의 마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니엘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다니엘처럼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로부터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아야 하겠습니다. 사회에 대한 잃어버린 영향력을 되찾아야 합니다. 깨끗한 마음과 깨끗한 삶이 가장 큰 재산입니다.
 

다니엘의 신앙

다니엘은 젊은 나이에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왔습니다. 그 때부터 70년 이상을 그는 변함없는 확고한 신앙으로 살아왔습니다. 다니엘 1장에 보면, 그는 바벨론의 왕궁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때부터 우상의 제물이었던 고기와 포도주를 거부했습니다. 그 학교에서 퇴교당하면 다른 유다의 포로들과 마찬가지로 바벨론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포기할 수 없다는 아주 단호한 결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70년 이상을 그렇게 신앙생활 해왔습니다.

그러자 다니엘의 흠을 잡지 못한 사람들이 이번에는 종교적인 문제를 가지고 음모를 꾸몄습니다. 앞으로 30일 동안 왕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못하게 하고, 오직 왕께만 경배토록 한다는 칙령을 반포케 한 것입니다. 다니엘은 왕의 조서가 내려진 것을 알면서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평소대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다니엘에 이 조서에 왕의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단 6:10)

‘알고도’라는 단어에 주목합시다. 그가 지금 기도하면 위험하다는 사실, 사자 굴에 던져져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도했습니다. ‘전에 하던 대로’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쭉 그런 신앙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죽을 줄을 알면서도 평생 지켜온 신앙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확고한 신앙의 보상

다니엘은 결국 사자굴에 던져집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자굴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해 버리셨습니다. “나의 하나님이 이미 그의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으므로 사자들이 나를 상해하지 못하게 하였으니.”(단 6:22) 하나님께서 이미 사전 조치해 놓으신 것입니다. 차라리 기도하다가 죽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기도하니 하나님이 지켜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손에 잡히는 것 없고, 눈에 보이는 것 없고, 귀에 들리는 것 없어도,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우리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주인은 자기 가족과 자녀를 책임집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도 당신을 의지하는 백성을 책임지십니다.

 
맺는말

“다니엘은 고레스 왕 원년까지 있으니라.”(단 1:21) 고레스는 바벨론이 무너지고 세워진 왕국 페르시아의 왕입니다. 다니엘서는 다니엘을 포로로 잡아왔던 왕 느브갓네살 때부터 시작합니다. 포로 신분임에도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하나님을 성실하게 섬기기로 했고, 느브갓네살 왕의 꿈을 해석하여 중용됩니다. 훗날 느브갓네살 왕의 아들이었던 벨사살이 왕이 되었을 때 벽에 나타난 글씨의 사건이 생기고(단 5:24~28), 그날 밤 벨사살 왕이 죽임을 당하며 다리오가 왕이 됩니다. “이 다니엘이 다리오 왕의 시대와 바사 사람 고레스 왕의 시대에 형통하였더라.”(단 6:28)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형통’입니다.

무엇이 다니엘로 하여금 바벨론에 이어서 페르시야에서도 총리의 자리에 앉게 하였습니까? 그것은 인격적으로 깨끗했고, 변함없는 확고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든 사람이 다니엘이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다니엘처럼 우리도 신앙의 인격이 바로 되어 있을 때 ‘성숙한 신앙인’이라 부를 수 있고, 이런 모습으로 살아갈 때 존중함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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