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건강한 상생 모델 제시 (10)명절 맞아 고향교회 방문

교계단체·지역교회,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 독력 … “믿음 공동체서 서로 섬기다”
 

명절이 즐거운 이유는 오랜만에 반가운 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나지 못했던 동안 궁금했던 일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서로 격려하고 축복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명절은 특별하다. 피가 섞인 친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록 부모님은 달라도 어린 시절 같은 신앙의 줄기에서 믿음을 키워온 기독교인에게는 고향교회가 고향집과 다름이 없다. 믿음의 자식들을 도시로 모두 떠나보내고 조용해진 농어촌의 고향교회는 마치 나이들어 홀로 된 부모님처럼 명절이 더 그리워지는 법이다. 비록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더라도 명절에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뵙듯, 명절에라도 고향을 찾은 기회에 고향교회를 방문해 함께 예배하고 격려하는 것은 고향교회에 큰 위안과 감동이 된다.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 동참합시다

(사)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회장:김웅길)는 10여년 째 설과 추석 명절마다 ‘명절을 맞아 우리 농어촌에 단기선교사가 됩시다!’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고향의 부모님과 가족, 친지들을 뵙고 인사를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며 교제하고, 고향 농어촌교회를 섬기시는 목회자를 방문해 인사를 들이며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며 격려하자는 취지이다. 이 캠페인을 위해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는 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매달 회원들을 모아 진행하고 있는 ‘농어민의 기도모임’ 시간을 활용해 캠페인을 홍보하고 회원교회들과 회원들에게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 미래목회포럼에서는 매년 추석과 설 명절을 앞두고 농어촌교회와 작은교회 방문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미래목회포럼(대표:이윤재 목사)은 2009년부터 ‘농어촌 시골교회, 개척교회에 생기를! 격려를!’이라는 슬로건으로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미래목회포럼은 명절에도 교회 출석의 부담 때문에 고향을 방문하기가 힘들거나 고향을 방문하고 일찍 귀성해야 하는 교인들을 위해 회원교회 목회자들에게 본교회 출석을 강요하지 않고, 캠페인을 사전 광고해 농어촌 고향교회 및 주변의 작은 미자립교회 및 개척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 1회 때부터 이 캠페인에 동참해오고 있는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는 올해도 추석 명절에 앞서 주보에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을 안내하고 예배시간에도 광고를 하는 등 교인들이 명절을 맞아 도움이 필요한 고향교회를 찾아 격려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주일예배도 고향교회 및 미자립교회에서 함께 예배하고 헌금도 해서 힘이 되도록 도우라고 권면하고 있다. 이 캠페인 덕분에 명절이면 농어촌에 계신 부모님과 친지를 방문해야 하는 교인들이 큰 부담없이 명절을 고향에서 보내고, 고향교회도 찾아보며 다시 한번 농어촌교회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를 얻고 있다.

▲ 산정현교회는 매년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산정현교회가 진행한 미자립교회 목회자 부부 초청 행사 장면.

고향교회 방문, 전통으로 만들어가자

목포 주안교회(모상련 목사)는 명절 때마다 교인들이 귀향하는 것을 오래된 전통으로 이어져가고 있다. 설과 추석이 다가올 때마다 담임목사는 교인들에게 ‘반드시 고향교회를 찾아가라’고 신신당부한다. 이왕이면 찾아갈 때 반드시 헌금을 마련해 가서 고향교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고역자 사택에도 꼭 들러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오라고 한다. 그것이 자신의 믿음을 키워준 모교회에 대한 예의이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목포 인근 지역인 영암, 해남, 무안, 진도 등에서 목포로 올라온 교인들이 많은 만큼 명절이 낀 주일이면 예배당이 한산해질 수 밖에 없지만, 그만큼 고향교회 예배당은 오랜만에 찾아온 신앙의 자녀들로 풍성하게 채워진다. 모상련 목사는 “목포 인근 농어촌지역에서 올라온 성도들 덕분에 저희 교회가 은혜롭게 믿음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으니, 그 고마운 마음을 명절에라도 고향교회에 갚아야 하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 전주 서부중앙교회가 형제교회들을 찾아가 함께 예배하는 아웃리치사역 모습.

전주 서부중앙교회(노재석 목사)는 매월 한번은 꼭 오후예배를 본교회가 아닌 인근 지역의 작은 교회들에서 나눠 드린다. 서부중앙교회는 매주일 오후예배에 적게는 250명에서 많게는 300명의 교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매월 한번은 30명에서 50명으로 교인을 나눠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미자립교회로 오후예배를 드리러 간다. 미자립교회 교인들과 나란히 함께 앉아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듣고 기도를 하며 예배를 드린다. 헌금도 미자립교회를 위해 준비하고, 예배 후에는 미자립교회 교인들과 함께 그 지역에서 나는 옥수수 고구마 딸기 등 간식을 먹으며 교제를 나눈다. 노재석 목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예배를 드리며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교회이며 형제라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일방적인 베품과 섬김이 아니라, 같은 형제로써 동등하게 서로를 섬기며 교제하면서 믿음 안에서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 교회’만을 중요시하는 개교회주의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교인과 교회가 한 몸으로 서로 격려하고 사랑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함께 예배하고 신앙 안에서 교제할 때, 그곳에 자연스레 하나님의 사랑과 감사함이 찾아든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부터 고향교회를 방문해보는 것을 어떨까. 고향교회를 돕기 위해 내딛었던 발걸음에, 한달음으로 달려나와 반겨줄 고향교회에서 오히려 더 큰 위로와 감동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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