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총회 걸림돌은 다수의 침묵이다”

행동하는 믿음이 소수 정치꾼 독주 막아
패러다임 바꾸면 ‘총회를 컨벤션화’ 가능


권성수 목사(대구동신교회)는 지난 3월 총회정책연구소 운영위원회가 개최한 총회정책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교단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총회가 정치꾼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린바 있다. 공고해지는 교단의 정치성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정치총회가 아니라 정책총회가 되어야 한다며 던진 일침이다. 제100회 총회를 10여일 앞두고 정책총회를 통해 그레셤의 법칙을 깨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권성수 목사를 만났다.

▲ 권성수 목사

▲지난 공청회에서 총회를 컨벤션화 하자고 제안했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가능하다. 패러다임을 바꾸면 바꾸지 못할 것이 없다. 총회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화시키려면 잘못된 부분을 잡아내고 고쳐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PCA교단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총회 지도자들이 공유할 이슈를 미리 공지하고 연구하고 토론을 벌여 결론을 도출하는 형태로 가야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방향성이라도 잡아줘야 한다.

▲정책총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실적으로 정치성은 더 짙어지고 있다.
=총회가 행정과 재판에만 함몰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소수의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정치적 생리를 잘 알다보니 불법적인 거래와 협박도 불사하고 총회를 끌고 가는 형국이 되어가는 것 같다. 사실 행정과 재판은 법대로 한다면 논쟁이 될 이유가 거의 없다. 정치적 술수로 처리하려다보면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법대로만 집행된다면 정치성이 옅어지고 그 자리에 정책을 논하는 공간이 생긴다. 정책이나 이슈는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학과 현실을 토대로 총체적으로 논의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어젠다를 결정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총회정책연구소가 그래서 중요하다.

▲왜 정책총회를 강조하는가.
=현실을 보라. 동성애, 이슬람, 교인감소 등 교회가 당면한 사안은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닥친 사안들이다. 대안 모색이 시급하다. 그래서 정치에만 함몰되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교단 산하 교회의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세계와 한국, 한국교회 등 총체적인 상황 분석을 통해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이 바로 교단 총회가 할 일 아닌가?

▲정책총회로 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다수의 침묵이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다들 공감하고 탄식한다. 그러나 회의장 안에 들어가면 침묵해 버린다. 그래서 표출하는 소수가 협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사일런트 매조리티(silent majority)를 깨트리지 않으면, 정치판은 더욱 견고해진다.

▲그렇다면 침묵하는 다수가 건전한 방향으로 의견을 표출할 방법은 무엇인가.
=소수가 판을 치는 것은 다수가 침묵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수가 침묵을 깨트리면 소수의 자리는 좁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동하는 양심, 행동하는 믿음을 보여야 한다. 십자가를 지는 것은 고통이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사는 것임을 재각인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형성되면 반드시 변화와 발전을 일으킬 수 있다. 희생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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