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회 총회 특집] 아빠와 함께 총회 4대 기관 견학

프롤로그

총회는 낯선 곳입니다. 같은 신학, 같은 신앙의 정체성을 가진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 중에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교단 명칭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총회회관이라는 건물이 있는지, 그 건물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이루어지는 지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총신’이, ‘GMS’가 무엇을 말하는 약자인지는 정확히 댈 수 있을까요?

전라도 광주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생 하늘이에게 이런 알쏭달쏭한 문제들을 해결해보라는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도대체 100살이나 먹었다는 ‘총회’라는 곳이 뭐하는 데인지 한 번 구경해보자고, 아빠 손을 잡고 하늘이는 9월 3일 이른 아침 서울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교단목사’ 아빠 손잡고 대치동 총회본부서 월문리 선교기념관까지
열심히 일하는 어른들 감사…커서도 자랑스런 총회 만들어 주세요


총회 본부
삼성역에서 휘문고사거리에 이르는 가파른 대치동 고갯길을 넘어 최용배 목사(온세상교회)와 딸 하늘이가 총회회관 앞에 나타납니다.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최 목사의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응? 카페도 있고, 쉼터도 생겼고. 언제 이렇게 분위기가 좋아졌죠?”

4층에 들어서니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총회장 백남선 목사와 총무 김창수 목사가 활짝 웃으며 맞이합니다. ‘총회장은 목사님들의 대통령’이라는 설명을 듣고 온 하늘이에게 백 목사는 “진짜 대통령처럼 위대한 사람으로 자라 거라”며 축복합니다.

이윽고 본부가 운영되는 3층으로 내려가자 바삐 움직이는 총회 직원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여옵니다. “여기는 책을 만드는 출판국, 저기는 중요한 사무를 처리하는 행정국,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는 전도국…” 이런 식으로 하늘이에게 하나씩 설명하던 중 최 목사는 문득 한마디를 되뇝니다. “다들 이렇게 열심히 일하시는지 몰랐습니다. 감동입니다.”

두 사람의 발길이 교육국 앞에서 머뭅니다. 성경공부와 성구암송 실력이 뛰어나 전국주교에서 주최하는 전국대회에 노회 대표로 매년 참가해왔다는 하늘이의 눈길이 각종 주일학교 교재가 전시된 책장으로 향하는 사이, 교육진흥원 소속 연구원 성초희 전도사가 안내자로 나섭니다.

▲ 최용배 목사와 딸 하늘이가 100회기를 맞은 통회의 4대 기관을 견학하고 있다. 맨 위부터 총회본부, 기독신문, 총신대학교 양지캠퍼스내 문소기독교박물관, GMS 조동진 선교기념관.

성 전도사의 설명을 들으며 어떤 교재와 교구들이, 어떻게 만들어져 사용되는지 배우던 중 두 사람의 입에서 탄성이 터집니다. 바로 증강현실 기법을 이용해 제작된 전도지를 스마트폰으로 시연하는 대목에서입니다. 눈앞에서 생생히 나타나는 입체적인 장면들, 각국의 언어로 지원되는 음성기능들. 하늘이는 요즘 열심히 배우는 중국어로 전도지 내용을 따라 읽어보고, 최 목사는 전도지를 활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을 바삐 가동합니다.

기독신문
교육진흥원 연구원들의 열렬한 환송을 뒤로 하고, 다시 4층으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기독신문사 직원들이 입구에서부터 두 사람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격하게 맞이합니다. 사장 이재천 장로가 마련해놓은 커다란 과자꾸러미가 하늘이 가슴에 안깁니다.

기독신문 열독자인 최 목사이지만 신문사를 제대로 구경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요즘 100회 총회를 앞두고 특집호 제작에 연일 눈코 뜰 새 없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총회의 눈과 귀 역할을 감당하느라 애쓰십니다”라고 격려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빠가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늘이는 기독신문의 인터넷 사이트 기독닷컴을 관리하는 우리나 실장과 시간을 보냅니다. 먼저 교육진흥원에서 개발한 총회 교재로 간단한 만들기를 해보고, 완성한 결과를 인터넷 신문에 올리는 실습을 해봅니다. 자기 얼굴과 작품이 제목과 함께 컴퓨터 화면에 떡하니 나타나는 광경을 보며 하늘이는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취재기자들의 어지러운 책상, 컴퓨터로 복잡한 지면 편집이 이루어지고 광고가 꾸며지는 모습, 지난 50년간 제작된 신문들과 각종 자료들이 쌓인 서고까지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습니다. 바로 이만교회운동본부 관계자들입니다.

올 봄 광주에서 온세상교회를 개척한 최 목사는 이만교회운동본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온세상교회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20여명의 교인이 출석하는 든든한 공동체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최 목사에게 총회는 든든하고 따뜻한 품입니다.

총신대학교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아빠의 모교 총신대 신학대학원이 있는 용인 양지캠퍼스입니다. 총신 101회 출신인 최 목사는 졸업한 지 7년 만에 다시 찾은 캠퍼스를 휘돌아보며 회상에 젖습니다.

“100주년 기념관도 여전하고. 강의동은 다른 모습이 되었네요. 그런데, 아! 저 송전탑….” 최 목사는 캠퍼스를 빙 둘러싼 산봉우리 풍경을 보며 탄식합니다. 졸업 당시 시작된 송전탑 문제는 결국 해결되지를 못했습니다. 당시 후배들을 위해 시위에도 참석했던 최 목사는 새삼 아쉬움을 삼킵니다.

김충훈 과장과 김성수 주임의 안내로 두 사람은 학교 도서관, 개혁신학연구센터(RTRC), 문소기독교박물관, 소래교회 등을 관람합니다. 특히 미국 갈보리신학교에서 보내온 8만 여권의 장서들을 정리한 서고를 외부인으로는 최초 공식 방문하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최 목사는 학교가 점차 내실을 갖추어가고 있다 느끼며, 더 좋은 환경을 누리는 후배들이 내심 부럽습니다.

하늘이의 눈이 유난히 반짝인 것은 증경총회장이자 제13대 이사장이었던 고 신세원 목사의 기증품들이 전시된 문소기독교박물관을 들렀을 때입니다. 세계 각국의 종과 십자가를 모아 둔 전시관도 맘에 들었지만, 1956년 제1회 전국주일학교대회 순서지와 초창기 총회 주일학교 교재들이 배열된 코너에서 발길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두 사람을 맞이한 신학대학원장 김상훈 교수가 하늘이에 대해 성경지식도 척척 알고, 벌써부터 영어며 중국어까지 섭렵하는 영특한 아이라는 소개를 듣고 나서는 다정히 붙잡고 기도합니다. “주님의 나라와 세계를 위하여 크게 쓰임 받는 딸이 되게 해주십시오.” 
 
총회세계선교회
오늘의 마지막 기착지는 화성 월문리의 총회세계선교회 본부입니다. 차에서 내리니 눈앞에 ‘GMS’라는 글자가 선명히 새겨진 건물들이 서있습니다. ‘Global Mission Society’라는 말이 아직 어렵긴 하지만 하늘이는 선교사들이 외국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선교사 훈련원이 무엇 하는 곳인지 잘 이해합니다.

오늘은 마침 GMS 총회가 열리는 날, 평소보다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두 사람이 찾아간 곳은 조동진 선교기념관.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조용성 선교사가 이들에게 차분히 내부를 소개합니다. 덕분에 초창기 한국교회의 선교역사, 한국선교사들이 남긴 편지와 물품 등 진귀한 자료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선교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꼭 여기로 와야겠군요.” “그렇죠. 이곳이 선교의 뿌리입니다.” 할아버지 선교사님이 갑자기 하늘이에게 선물 하나를 주고 싶다 하십니다. 자신이 저술한 <변화하는 글로벌 선교>에 친필 사인까지 해서 건네며 조 선교사는 “나중에 꼭 훌륭한 선교사가 되면 좋겠다”고 하늘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던 하늘이는 약간 혼란에 빠집니다. ‘아까 기도해주시던 할아버지는 신학교로 오라셨는데, 이번 할아버지는 선교사가 되라하시네?’ 그런 하늘이의 마음을 알아챈 아빠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면 되는 거야.”라고 일러줍니다.

어느 새 해가 뉘엿뉘엿합니다. 긴 하루를 마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여행을 시작할 때의 미션은 다 해결되었을까요? 뒤에 두 사람이 남긴 이야기를 들어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빠 최용배 목사:총회의 주요 기관들을 둘러보며 유구한 역사의 자취를 느꼈습니다. 각자 정해진 위치에서 묵묵히 사역하는 모습들을 보며 직원들이 정말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졸업한지 8년이 되는 모교가 발전하고 더 좋아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한 번 총회가 자랑스러웠고,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총회 기관들이 우리의 자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겼으면 합니다.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딸 최하늘:기독신문사에서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 십자가를 만들고, 기독닷컴 인터넷신문에 올리는 체험이 참 재미있었어요. 예쁜 전도사님이 보여주신 초등부 유아부 중등부 공과 구경도 정말 좋았어요. 아빠가 졸업한 학교에서 재미있게 박물관도 구경하고, 기자 아저씨가 사진을 많이 찍어주신 게 가장 기억나요. 나중에 동생들이랑 데리고 또 찾아가고 싶어요. 그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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