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초긴장 상태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진정국면으로 돌아섰다. 4일 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남북한은 한발 씩 양보하여 무력충돌을 막았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 남북 당국자 회담, 민간교류 활성화에도 합의했다.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훈풍이 감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극단을 오고간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한국교회 통일운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동안 한국교회 통일운동이 정부정책이나 남북관계의 변화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연초부터 한국교회 통일운동을 주도해온 관계자들도 공든 탑이 무너질까 전전긍긍했을 것이다.

열망은 가득하지만 주도하지 못하고 틀에 갇혀 있는 통일운동. 현재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실상이 이렇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전진하고, 나빠지면 후진한다. 또한 정부가 막으면 정지한다. 답답한 주행이다. 계속 이래야만 할까.

여전히 한반도는 칼날 위에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관계 특성상 또다시 긴장국면으로 돌아설지 모를 일이다. 그때마다 전진과 후진을 반복할 것인가. 독일 통일의 도화선이 됐던 독일교회처럼, 한국교회도 통일운동에 있어 독자적이고 주도적인 행보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 간 정치적·군사적 대립에 관계없이 통일운동을 계속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과 통일단체들의 연합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하나의 역량을 모을 때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문제에 있어 남북한 정부에게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지적할 것은 지적할 수 있는 위치로 한국교회가 올라서야 할 때다.

어떠한 경우에도 통일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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