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일 교수(한국창조과학회 회장·고려대 의대)

지구상에 살고 있는 거의 모든 생명체들은 활동일주기(circadian rhythm)를 갖고 있다. 활동일주기란 24시간 주기를 보이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우리들이 매일 매일의 삶에서 반복하는 생활 패턴을 말한다. 이런 하루하루의 리듬 외에도 일주일 간격의, 또는 한 달 정도 기간의, 또는 일 년 등의 시간에 따른 리듬을 생명체들이 보이고 있다. 

이런 주기를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체내에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이다. 1971년 초파리에서 생물학적 시계 유전자를 발견한 이후, 생체시계를 이루고 있는 유전자들이 교란되면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고혈압, 암 등의 치료에서도 활동일주기를 고려해서 약물을 투여해야 효과가 높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런데 왜 생명체들은 하루의 리듬을 구성하는 활동일주기를 갖고 있을까? 그것은 바로 밤과 낮의 리듬 때문이다. 즉, 빛과 어두움의 주기에 의해 일주기리듬이 결정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일주기 리듬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한 개가 아니고 두 개 라는 점에 계속 의문을 갖고 있었다. 빛이 있고 없음에 따라 낮과 밤이 결정되듯이, 생체시계도 빛이 있고 없음에 따라 충분히 시간을 알 수 있는데, 왜 두 개의 생체시계가 필요한 것인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낮과 밤을 창조하시면서 각각 주관자들을 두셨다. 단순히 빛이 없는 것이 밤이 아니라, 밤은 밤의 주관자가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낮과 밤을 주관하는 호르몬이 우리 체내에 있다. 바로 멜라토닌과 코티졸이다.

멜라토닌은 저녁부터 증가하여 수면 중 최고치를 이루고 점차 감소하게 된다. 반면에 코티졸은 한밤중 이후 서서히 증가하여 오전 중에 최고치를 이루고 다시 감소하는 사이클을 갖게 된다. 즉, 해가 지면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해 이후 잠을 자게 되고, 아침이 되면 코티졸이 증가된 상태에서 일어나서 활동을 하는 것이 하루의 건강한 리듬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려져 있지만, 잠을 아무 때나 자면 되는 것이 아니라 빛이 없는 어두운 환경에서 잠을 자야 한다. 잠을 잘 때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수면의 양과 질이 모두 나빠진다. 장기적으로 수면 장애 등이 올 뿐 아니라, 유방암, 전립선암 등 암이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인들은 밤에도 너무나 밝은 조명에서 살고 있다. 선진 외국은 밤 10시 또는 11시 이후에는 인공조명이 거의 비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규제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야간조명은 인류가 밤에도 활동할 수 있는 귀중한 도구이지만, 지나치게 밝은 빛과 늦은 시간까지 노출되는 빛은 일주기리듬을 교란하고 질병을 초래하고 있다. 수면 중 빛 노출을 가능한 최소화하는 노력 뿐 아니라, 늦은 밤에 야간조명을 즐기며 활동하는 생활습관을 고쳐야한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를 보거나, 휴대폰을 보는 것은 일주기 리듬을 교란하여 건강을 해치고 있지만 대부분은 이러한 빛공해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 모르고 있다.

하나님께서 지구를 창조하시면서 낮과 밤의 질서를 만드신 것은 일과 쉼, 식사와 수면의 질서를 지켜 우리가 건강하도록 하신 것이다.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공해, 밤 늦은 시간까지의 야간 활동, 불규칙적인 식사 습관 등은 모두 창조질서를 지키지 않는 행동들이다.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자신의 집과 사회에서 야간 인공조명을 자제하고, 밤 11시 전에는 잠자리에 드는 건전한 문화를 실천하여 우리가 먼저 창조주께서 만드신 질서를 지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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