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목사(충성교회)

시골에서 신앙생활에 재미를 붙이고 교회를 다닐 때 동네 사람들에게 많은 지탄을 받았다. ‘일하기 싫어서 교회를 간다’느니 ‘연애하러 교회를 간다’는 핍박을 받고 멸시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작금의 한국교회 현실을 어떠한가? 굴지의 대형교회들을 둘러싼 재산 문제 다툼. 세습 문제 반대, 성폭력 문제 등으로 개독교라는 비아냥과 저급한 종교집단이라는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인본주의 및 세속화로 인한 사회적인 병리현상이니 말세지말의 징조이니 라고 하는데, 이런 이야기에 성도들은 스스로 위안을 받고 있지는 않는가 라는 의구심을 품어본다.

이러한 현실에 우리 크리스천들은, 특별히 목회자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라는 생각으로 총신대학 교훈인 ‘신자가 되라’는 말씀을 떠올려 본다. 이 교훈을 생각하며 우리 자신을 성찰해 보는 시간 만들어 보면 좋지 않을까. “목사와 목회자가 되기 전에 먼저 신자가 되어라.”

매년 각 신학교에서 목사 후보생들이 가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배출되고, 각 삶의 현장으로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목사의 자격을 얻어 목사는 되는데, 참 신자다운 신자로서 삶에 미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라본다.

필자가 신학교를 다닐 때 어느 노 강사님이 열변을 토하며 외치는 소리가 아직도 귀가에 맴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나는 가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목사’라는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자신의 직분과 사명에 소신을 가지고 드리지만 사람들이 보는 목사라는 신분은 그리 좋은 명성은 아닌 듯하다. ‘예수님은 좋은데 교회 다니기는 싫고 교회는 다니고 싶은데 목사는 더 싫다’라는 조소석인 말들이 떠돈다.

그 원인과 문제가 어디에 있을까?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학교 교훈처럼 참 신자가 되지 못한 이유가 아니겠는가. 참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만 소망하며 의지하고 바라보며 사는 믿음의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목사이기 전에 신자가 되어야 한다. 큰 교회 목회자라고 자랑하기 전에 하나님을 신실히 믿고 두려워하는 신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은 목사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하나님만 의지하는 신자를 원하시지 않을까 라는 푸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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