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교회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다.

 
세 살 성경읽기 여든 신앙까지 간다
개혁교회 기본 신앙훈련은 ‘읽기’ …성경 이야기에 빨리 익숙해지는 지도·훈련 중요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책을 읽는 행위는 사람의 마음을 성장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믿음을 바탕을 둔 기독교에서 성경과 신앙서적을 비롯한 책 읽기는 영적 성장에 있어 필수적이다. 특히 마음과 영혼이 한창 자랄 나이의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는 매일 밥을 먹는 일만큼 중요하다. 부모가 자녀들이 영양소에 맞게 골고루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하도록 돕듯이, 교회와 주일학교 또한 믿음의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책 읽기에 길잡이가 되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독신문>은 총 4회에 걸쳐 기독교 신앙의 성장을 위해 책 읽기가 왜 중요하며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살펴보고, 독서모임과 도서관 등을 운영하며 책 읽기에 힘쓰는 교회 공동체를 소개하여 교회교육에서 책 읽기의 중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오직 성경(Sola Scriptura)과 책 읽기

기독교, 특히 개혁주의 신학을 따르는 개신교에게 책 읽기란 신앙의 핵심이다.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가 내걸었던 3대 기치는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오직 은총으로’(Sola Gratia)’,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였다. 종교개혁 당시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성경은 ‘라틴어 성경’이었다. 다시 말해 라틴어를 교육받은 성직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경을 직접 읽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직 성직자가 선포하는 말씀에만 의지해서 성경을 이해할 수 있었고, 당시 교황과 성직자들은 그런 상황을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악용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로마 성 베드로성당 건설을 위한 면죄부 판매였고, 마틴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은 이러한 로마가톨릭교회의 신앙적 오류와 부패에 ‘믿음의 근거는 오직 성경뿐’이라고 맞섰다. 그리고 마틴 루터는 성직자들에게만 허용되던 라틴어로 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고,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인들은 모국어로 번역된 성경을 직접 읽을 수 있게 됐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는 책의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기독교인에게 있어 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훈련은 바로 ‘읽기’에 있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는 것, 다른 사람의 신앙생활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신앙이 성장할 수 없다. ‘오직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직접 하시는 말씀을 읽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신앙훈련의 기본인 것이다.

그러나 이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오직 성경’이라는 말의 뜻이 ‘성경만’ 읽으라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직 성경의 뜻은 기독교 신앙의 원천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근거한다는 의미이다. 즉, 성경이 아닌 성직자의 권위, 교회의 권위, 세상의 권위 등에 따른 무비판적이고 비학문적인 맹신이 믿음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 이해하고 혹자들은 기독교인이라면 ‘성경만’ 읽으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원전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원전에 담겨있는 숨은 의미와 맥락을 이해하기 힘들다. 신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한 목회자 다수도 원전에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경을 원전의 의미에 맞게 쉽고 바르게 풀어서 해석해주는 길잡이로서 신앙서적의 중요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더해,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해석만큼 성경의 배경이 된 시대와 역사, 인간의 심리 등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문, 역사, 문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 또한 요구된다.

 
▲ 많은 교회들이 독서문화 조성을 위해 도서관 운영과 독서체험마당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책 읽기, 어릴 때부터 시작하자

성경을 읽고 생각하고 해석하고 생활에 적용하는 것. 그것이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성경을 ‘읽는 것’부터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디지털 미디어가 지배하고 있는 현시대는 책 읽기 자체가 그리 매력적인 취미생활이 아니다. 과거 한국 국민들의 대표적인 취미로 꼽히던 ‘독서’가 최근 10년 사이 TV시청, 운동 및 헬스, 게임, 산책, 영화관람, 여행, 축구, 골프, 노래, 요리, 낚시 등에 밀려났다. 한국갤럽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취미’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4년 독서를 취미로 꼽은 사람이 전체 인구의 8%였다가 2014년에는 5%로 줄어들었다.

성경읽기도 예외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문자로 된 글을 경시하고 책을 소홀히 하는 풍조가 만연된다면, 당연히 그 문화에 영향을 받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책을 읽지 않는 풍토가 조성되게 된다. 그 결과 문자로 된 말씀인 성경읽기 또한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 미국 전역 개신교인 3000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웨이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실시한 성경읽기 조사 결과, 매일 성경을 읽는 개신교인은 전체 응답자의 19%에 불과했다. 2014년 캐나다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53%가 “성경공부는 전혀 혹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매일 성경공부를 한다고 응답한 기독교인은 전체 3%에 불과했다. 특히 무신론자 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경우는 2014년 성서공회가 실시한 조사 결과, 영국 어린이 54%가 “성경을 읽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심지어 어린이 절반 이상이 ‘삼손과 델릴라’ ‘요나와 고래’ ‘다윗과 골리앗’ 등 성경 속 이야기들이 성경과 관련된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 시절의 책 읽기는 매우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즐기지 않는다면 평생 책 읽기와 가까워지기가 힘들다. 성경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성경은 쉬운 책이 아니다. 온갖 은유와 비유, 상징으로 가득한 책이다. 따라서 지도가 필요하다. 특히 아직 문자를 익히지 않은 미취학 어린이들의 경우는 어린 시절 어머니나 아버지를 통해 성경을 소재로 한 동화책을 이야기로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성경 이야기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자를 익힌 후에도 각 연령대별로 어린이들의 언어능력과 사고능력 발달수준에 맞는 책을 선정하고 어린이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책 읽기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신앙 발달과 영적 성숙을 돕기 위한 책을 어떻게 선정하고, 어떻게 독서 교육을 진행할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위해 <기독신문>은 다음 호에서는 각 연령대별로 필요한 독서 교육과 추천 도서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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