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사 보선했으나 총회장 "합의정신 깨져 수용 못한다"

총신대학교재단이사들이 보선됐으나 백남선 총회장이 수용 불가의 뜻을 밝혀 총회와 총신대간 관계가 또다시 갈등 국면에 빠져들었다.

총신대운영이사회는 7월 28일 총신대학교에서 재단이사 보선을 위해 모여 재단이사추천위원회가 천거한 9명의 후보들을 투표로 모두 선정했다. 그러나 9명의 후보 명단이 발표되자 총회장 백남선 목사는 “재단이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한 9명의 명단은 김영우 총장과의 합의정신에도 맞지 않고 제99회 총회 결의 취지와도 달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김희태 목사도 “제99회 결의에 의거 사임대상이 됐던 이사들이 다시 천거된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해당 이사들은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사회는 백 총회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진행됐으며 추천된 9명의 이사들은 전원 당선이 됐다. 그러나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개방이사를 먼저 선임해서 주무관청에 이사 취임 승인을 얻지 않으면 일반 이사의 취임을 승인하지 않는 규정이 있다. 즉 재단이사들이 아무리 보선이 됐다고 하더라도 개방이사 선출이 되고 이들이 교육부의 승인을 얻지 않는 이상 다른 재단이사들은 법적으로 자격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재단이사들에 대한 교육부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총신대재단이사회는 여전히 사고 상태로 머무르게 된다.

현재 남은 재단이사는 안명환 김승동 목사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숫자로는 긴급 회의소집권을 발동해서 학교 운영에 대한 회의를 할 수는 있으나 인사와 관련된 결정을 할 권한은 주어지지 않아 학사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여전히 비정상적인 이사회 구성으로 인해 분규 대학으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어, 교육부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국가장학금 지원 축소 등의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개방이사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위원장:허활민 목사)가 추천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운영이사회를 계기로 총회와 총신대간 갈등이 재점화됨에 따라 정상적인 회의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회측에서 이번 재단이사 보선에 불만을 갖고 “합의정신의 파기”라고 까지 말하고 있는 데에는 재단이사회 내 안정된 의결정족수라고 할 수 있는 9석을 소위 친총회 인사들이 점유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총회장은 지난 7월 24일 총회결의시행위원회(위원장:김진웅 목사)를 통해 9명의 재단이사 후보를 추천해 총신대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이번에 이사로 들어간 사람은 3인 뿐이다. 더구나 일부 기존의 이사들이 다시 천거되고 당선됐기에 합의서 등을 통해 전달했던 총회장의 개혁의지를 무시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총회는 총신대 문제와 관련, 일체의 협조를 거부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9월의 제100회 총회에서 학교 문제를 다시금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보선된 재단이사 임명은 물론, 김영우 총신대 총장의 총회 인준까지 불투명해진 상태다.

한편에서는 이번 재단이사 보선을 인정하고 총회와 총신대간 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첫째 총회장과 총장의 합의는 개인적인 합의이며 합의문을 자세히 보면 재단이사회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없어 이번 보선 결과를 문제삼으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둘째 재단이사 선출은 재단이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적법하게 이뤄진 만큼 불만이 있더라도 절차가 바르다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비록 이번에 보선된 9명의 이사들 가운데 총회측이 추천한 인물들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미정인 4석의 개방이사 자리에 남은 이들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에 전체적으로 총회측 인물이 더 많아진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백남선 총회장의 의지는 단호하다. 또 총회적으로는 학교가 잠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도 모처럼 찾아온 학교 변화의 기회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는 9월까지 갈등상태를 지속하게 될지 그 이전에 모종의 정치적 타협을 볼 수 있을지 교단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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