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봉 네팔지진 3차구호활동 펼쳐…가옥과 학교 건축 나서

강진 발생 3개월이 지났지만 네팔 국민들의 삶은 여전히 피폐해 있다. 우기철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지 못하고 방수포로 비를 피하고 있다. 이마저도 없는 주민들은 대나무와 진흙으로 피난처를 만들어 생활하고 있다. 임신한 몸으로 무너진 집 옆에 2평 남짓한 거처를 만든 런주 더마이(27세) 씨는 이웃 허드렛 일을 하며 8살 아들을 먹이고 있었다.

한국교회봉사단 산하 월드디아코니아가 런주 더마이 씨 같은 네팔 주민들에게 주택을 마련해 주는 사역을 시작했다. 한교봉 월드디아코니아(이사장:오정현 목사)는 7월 21일 네팔을 찾아 현지 교회 및 한국 선교사들과 함께 지진피해구호를 위한 3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 네팔 방문은 월드디아코니아 공동상임단장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유만석(수원명성교회)  목사 등 구호단과 교계 언론사로 구성한 공동취재단이 동행했다.

월드디아코니아 구호단은 21일 수도 카드만두 인근 박타푸르시를 찾았다. 박타푸르시는 지진으로 가옥 1만1000채가 무너져 6만1000명이 방수포로 만든 임시처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내에서 떨어진 비솔꺼르머 마을의 사정은 더 심각했다. 구호단은 비솔꺼르머 마을에서 런주 더마이 씨 등 피해 주민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를 입은 30여 가구에 집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정성진 목사는 “앞으로 우기가 2~3개월 이어져 주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분들이 안전하게 우기를 피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교봉은 비솔꺼르머 마을 외에도 박타푸르 내 150가정 820명을 위해 주거지지원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구호단은 이어 22일 누아코트 지역을 찾았다. 누아코트 지역도 강진으로 가옥은 물론 학교 대부분이 붕괴한 상태였다. 허현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트리부반 트리슐리학교 역시 학사와 기숙사가 완전히 무너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1200명의 학생은 교실을 잃었고 기숙사 대신 운동장에 설치한 천막에서 생활해야 하는 처지이다.

하지만 조만간 학생들은 새로운 교실과 기숙사에서 예전처럼 공부할 수 있게 됐다. 네팔 방문에 앞서 한인선교사회를 통해 학교 사정을 들은 한교봉이 지원을 결정했고, 현재 임시교사를 건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임시교사 건축 현장을 찾은 구호단에게 감사편지까지 전달했다.

마을 운영위원회 모헌 바하르 스리스타 위원장은 “건물이 무너진 후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인근 3개 군의 학교들이 함께 쓰는 과학기술실 마저 없어져 버렸다”며, “하지만 이번 임시교실을 건축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어 우리 아이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트리슐리학교와 함께 한교봉은 데우랄리학교 건축도 지원하고 있다. 구호단은 산악지대에 위치한 데우랄리학교를 직접 찾아 학생들에게 교복과 학용품을 전달하고, 새로운 교사 건축을 약속했다. 러저나 학생(15세)은 “여러 가지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 배움의 기회가 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감사를 전했다.

교실 지원을 요청한 현지 교회의 랄 바하들 따망 목사(데우랄리교회)는 “지진 이후 교회의 섬기는 모습에 기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교봉은 2개 학교를 포함해 3차구호프로젝트에서 총 10개 학교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11만 달러의 예산을 수립했다. 

유만석 목사는 “네팔 지진이 일어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수많은 주민들이 터전을 잃고 여전히 천막에서 지내고 있다.  아이들은 공부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네팔을 잊지 말고 지원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구호단은 네팔 지진 피해자들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한 협력체계도 마련했다.

지진피해 현장을 답사에 앞서 구호단은 30년째 네팔에서 사역하고 있는 루터교세계연맹(LWF)  네팔지부를 방문했다. 루터교세계연맹은 지진발생 이후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교회 소속 구호인력 50명을 네팔 지부로 파견해 구호사역을 펼치고 있다. 구호단은 이들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네팔 구호와 사역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지진 발생 초기에 대책팀을 만들어 효율적인 구호사역을 펼친 네팔한인선교사회(회장:어준경 선교사)와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학교와 가옥 재건에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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