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CE 필리핀 하기선교대회 참석자들이 바코르시 주민들에게 사랑의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다시 뜨거워진 가슴, 사랑 온기 나누다
전현직 CE 회원들과 가족 등 129명 참석, 도시빈민 찾아 섬김사역 진력

처음에는 까맣게 찌든 가난이 보였다. 다른 언어, 피부색,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낯선 이들을 바라보는 커다란 눈망울이 부담이 되기도 했다. 누구는 베풀고, 누구는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는 풍선을 보고 함께 웃으며, 따뜻한 마카로니죽을 그릇에 담뿍 담아주며, 능숙한 가위질에 순간순간 머리 모양이 예뻐지는 것을 바라보며 서로의 가슴은 무언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손길에 담아 건네는 동안, 어느덧 가슴에도 온기가 전해졌다.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는 하기선교대회 표어는 그렇게 실현됐다.

기독청장년면려회 전국연합회(회장:김철진 장로·이하 전국CE)가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필리핀에서 제89차 하기선교대회를 열었다. 이번 하기선교대회는 종전 국내에서 열리던 하기지도자대회에 단기선교, 해외선교교회 건축까지 겸해 열렸으며, 전국CE 역사상 최초로 해외에서 열리는 하기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대회에는 전·현직 CE 회원들과 가족 등 129명이 참석해 단기선교와 해외선교교회 봉헌, 특강, 집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CE 회원들이 직접 선교와 빈민 구호에 참여하는 단기선교는 전국CE가 3년 전부터 의욕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하기선교대회 기간 중에도 바코르시 도시빈민 지역인 자보떼 마을과 엥겔레스시 아이타족 마을에서 두 차례 실시했다. 단기선교 활동은 의료봉사, 미용봉사, 무료급식,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등으로 다양했다. 하기선교대회 참석자들은 어른들부터 아이들까지, 또 전국CE 증경 임원들부터 현직 임원들까지 모두 프로그램에 참여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21일 바코르시 단기선교 활동은 2000명이 넘는 도시 빈민들을 대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꼬박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열정적으로 봉사하느라 식사 때를 놓쳐 오후 4시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했지만, 하기선교대회 참석자들은 불평하기보다 감사했고, 도리어 보람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미용봉사에 참여한 신애란 전도사(서광주CE)는 “머리에 상처 자국이 너무 많은 한 어린아이를 만났다”며 “눈물을 흘리며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나를 긍휼히 여기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3일에는 엥겔레스시 아이타족 마을에서 700여 명에게 무료급식과 미용봉사,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등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영적각성집회를 통해 모은 헌금으로 전국CE 제17호 해외선교교회도 헌당했다. 바코르시 하바이투 마을에 세워진 해외선교교회당은 현지인 목회자가 세워져 빈민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게 되며, 주중에는 노인들을 위한 시설로 사용키로 했다.

하기선교대회 기간 중에는 필리핀 박헌남 김수찬 이남수 선교사의 선교특강과 간증을 비롯해 부흥회, 새벽기도회 등 아홉 차례의 집회가 열렸다. CE 회원들을 비롯해 하기선교대회 참석자들은 피곤한 가운데서도 꼬박꼬박 집회에 참석해 선교의 열정을 되새기고, 영적 회복을 소망했다.

총회면려부장 김정식 목사는 20일 개회예배 설교에서 “CE는 내 인생의 20대를 쏟아 부었던 고향으로, CE를 생각만 해도 설레고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이번 하기선교대회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나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1995년부터 필리핀에서 사역하고 있는 박헌남 선교사는 선교특강에서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과 심장과 심장 간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만나는 은혜가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의미 있는 일들도 많았다. 바코르시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가운데 한 젊은 어머니가 자신의 어린 딸의 귀가 들리게 해 달라며 눈물로 전국CE에 수술비를 간곡히 요청한 것. 이에 참석자들은 다음날 해외선교교회 헌당예배에서 특별헌금 시간을 갖고, 수술비를 훌쩍 뛰어넘는 150만원을 모아 어머니에게 전달했다. 박문주 자매(울산CE)는 “혈루병 걸렸던 여인의 마음으로 우리에게 부탁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며 “성경 속에서만이 아니라 지금도 하나님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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