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동성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막을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관 9명의 의견은 찬성 5대 반대 4였다. 이로써 청교도의 나라가 하나님이 금하신 법을 무너뜨리고 세계에서 20번째로 동성혼의 권리를 인정했다.

하지만 미국의 동성애 합법 판결은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갖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고려해 그 심각성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동성애의 합법화 소식을 그저 별난 해외 토픽 정도로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결정은 조만간 국제사회의 표준처럼 작용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 심각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연방에 속하는 모든 주정부는 동성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막을 권한이 없다고 판결한 6월 26일 판결에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인간의 기본권이 확장되어온 역사에서 가장 최근에 거둔 승리”라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스>는 6월 30일 기사에서 동성혼과 같은 인간기본권을 확장하는 이슈에 대해 미국 언론은 시간이 흐를수록 호의적이라고 했다. 그동안 종교적 보수주의에 기반을 두고 싸워온 미국 내 문화전쟁의 두 가지는 동성혼과 낙태였다. 아직도 개신교의 근본주의 세력이 살아있다는 미국에서 동성혼의 공세는 순식간에 유통기한이 끝나버렸다.

6월 26일을 전후하여 미국의 대다수 교회협의회는 동성애 반대에 침묵했다. 그렇다고 개신교 근본주의 세력이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동성혼은 가정의 가치를 파괴하고 동성혼은 사회도덕을 무너뜨릴 것이고 동성혼은 더 많은 질병을 옮기는 행태를 정당화 할 것이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었다. 주목할 것은 여론의 반전이다. 1989년 미국 내에서 동성혼 지지율이 12%일 때 저명한 칼럼니스트 설리번은 ‘동성결혼의 권리를 요구하자’라는 주장을 <칼럼 뉴퍼블릭>에 게재한다. 동성애자의 주류 그룹이 ‘차이’를 강조하던 시절 설리번은 “우리도 그들과 같다고 설득하자”라는 주장이었다. 당시 설리번은 ‘같음’이라는 전략을 내세워 게이들의 반발을 샀지만 세월이 가면서 여론은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식되어가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여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동성애자만의 다른 권리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같은 권리’라는 주장으로 나타났다. 1989년 찬성 12%였던 미국이 26년 만에 동성혼을 합헌했다면, 반대 58% 찬성 33%이라는 한국갤럽의 통계치가 역전되어지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차별금지법, 동성애의 합법화 반드시 저지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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