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경영 수업을 받다> 밥 버포드/국제제자훈련원/13,000원

생애 말년, 95세의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내세와 하나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는 질문을 받자 망설이 없이 대답했다.

“나는 매우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그리스도인입니다. 그거면 됩니다.”

책은 ‘혁신, 효율, 관리’란 단어와 뗄 수 없는 경영학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그 이름이 거론되어야 할 피터 드러커가 릭 워렌이나 빌 하이벨스 같은 초대형교회 목사들을 만나 컨설팅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의 주인은 <하프타임> 저자 밥 버포드다. 미국 개신교를 혁신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던 그는 20여 년간 친구이자 스승이었던 드러커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드러커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에 적극 참여했다. 그 컨설팅 과정을 밥 버포드는 드러커의 핵심 조언을 바탕으로 흥미 있게 풀어가고 있다.

드러커는 세상을 바꿀 비영리부문에서 복음주의자들과 대형교회의 가능성을 믿고 있었다. ‘튼튼한 기반을 구축하고 그 위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그의 경영 원칙을 대형교회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드러커는 1997년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구세군은 미국에서 가장 유능한 조직이다. 명확한 사영, 혁신 능력, 측정 가능한 성과, 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결단 면에서 구세군을 따라갈 조직은 없다.”(115쪽)

새들백이나 윌로우크릭 교회를 지켜본 드러커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발견했다. 사람들이 교회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에 신학적 이유는 없다. 그들은 교회를 배타적인 회원제 클럽 같은 곳으로 여기고 있었다. 또한 새 신자들은 기존 신자보다 자신들과 처지가 같은 새 신자와 함께 있을 때 훨씬 적극적이며 빨리 성장했다. 드러커의 분석을 받아들인 교회들은 점검을 망설이지 않았고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릭 워렌 목사는 “나는 기본적으로 피터가 가르친 대로 했다. 고객을 알고 고객의 가치를 발견하라. 이게 성공적인 기업의 기본이다”고 말했다.

드러커는 경영학을 교회에 적용하는 목적은 ‘교회를 더욱 교회답게 하기 위한 것이지 교회를 기업으로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책 곳곳에서 소개되는 대형교회에 대한 드러커의 신뢰와 진단은 유의미하다. 그러나 이후 나타난 대형교회의 부작용의 책임이 드러커에게도 있다고 묻기는 어렵다.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실천을 이끌어내려던 경영 원칙을 왜곡한 건 그가 아닌 대형교회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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