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샘광천교회 교우들이 주일예배에 앞서 출석구슬에 자기 이름을 적어 봉헌함에 넣고 있다.
주일성수 훈련, 교회 문화 바꾸다

주일낮예배 설교 후 봉헌하는 순서가 됐다. 늘 그랬듯이 강단으로 성도들이 바친 헌금함이 올라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함께 올라오는 또 하나의 상자가 있다. 구슬로 가득한 이 커다란 상자, 도대체 정체가 뭘까?

맑은샘광천교회(이문희 목사)는 6월 7일부터 4주간에 걸쳐 주일 지키기 캠페인을 펼쳤다. 장년들부터 주일학교 학생들까지 교회 내 전 세대가 함께 동참한 대대적인 운동이었다.

기독신문과 총회교육부에서 전개하는 주일성수 캠페인에 동참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교회 자체적으로 성도들에게 주일성수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며, 주일예배에 결석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의도가 컸다. 한편으로는 지난 봄 개최된 목장축제를 통해 맞아들인 새 가족들의 신앙적인 정착을 돕는 효과도 염두에 두었다.

이문희 목사는 “올 여름 교육주제가 ‘주일성수’라는 정보를 입수한 후, 주일학교보다 장년들에 대한 주일성수 교육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여름사역 한 달 전부터 전 교회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여름성경학교 주제로만 다룬다면 일회성 교육으로 끝나겠지만, 모든 세대가 함께 캠페인을 벌인다면 효과적인 훈련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라고 밝힌다.
 
▲ 주일성수 캠페인을 위해 새롭게 단장한 맑은샘광천교회당의 내부 모습.
일단 교회당의 분위기를 싹 바꾸었다. 현관부터 층층마다 주일성수 캠페인을 알리는 포스터와 현수막을 게시했고, 본당 대예배실에도 현수막과 함께 각 기둥에 주일성수 슬로건의 문구들을 새겨 교회당에 출입하는 누구에게나 쉽게 눈에 띄도록 배치했다.

주일학교 각 부서에는 더 많은 신경을 썼다. 교육관 내부는 물론 복도까지 주일성수와 관련된 그림과 글귀들로 예쁘게 꾸며놓았고, ‘나는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요’라는 제목의 슬로건을 강단 게시판 주보 등 게시 가능한 모든 곳을 활용해 노출시켰다.

‘주일성수’라는 단어가 어린 세대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리라는 판단 하에 ‘주일 지키기’라는 명칭으로 캠페인 명칭을 통일하고, 포스터나 현수막도 이에 맞추어 자체 제작했다. 필요한 자료들은 총회 뿐 아니라 ‘쉼이 있는 교육’을 주창하는 좋은교사운동 등을 통해서도 확보했다.

이렇게 충분하게 외형을 갖추고 맑은샘광천교회는 6월 7일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에 착수했다. 주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캠페인 동영상을 제작해 상영했고, 담임목사는 설교를 통해 주일과 관련된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전했다. 주보에도 주일성수와 연관된 자료를 게재했다. 첫 주에는 온 교우가 주일성수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교구 단위로 주일성수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도록 지역장이 중심이 되어 커피모임이나 목장예배 등의 형태로 주일마다 지역별 모임을 갖도록 하고, 예배 찬양대는 교구성가대를 조직해 담당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Keep the Sabbath Holy)’는 문구가 적힌 팔찌를 배부해 착용하고 다니도록 하고, 교우들 각자가 주일성수 훈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책갈피 크기의 체크리스트를 나누어주기도 하는 등 온갖 아이디어가 동원됐다.
 
▲ ‘주일지키기’를 슬로건으로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해 제작된 맑은샘광천교회 캠페인 도구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은 2미터 이상 되는 규모로 제작된 출석봉헌함이었다. 주일예배에 출석하는 모든 성도들이 예배를 시작하기에 앞서 구슬 하나씩에 각자 이름을 적어 출입구에 비치된 상자에 넣으면, 헌금 시간에 그 상자를 다시 강단에 설치한 출석봉헌함에 옮겨놓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다.

첫 주에는 하얀색 구슬로 시작, 2주째부터는 차례대로 빨강 노랑 파랑색의 구슬들이 함을 채워나갔다. 마지막 주가 되자 맑은샘광천교회의 강단은 색색의 구슬들로 가득한 봉헌함으로 곱게 장식됐다.

“시편 122편에는 이스라엘 각 지파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성전을 향해 행진하는 감격적인 장면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신약의 교회들이 이스라엘 지파를 대신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라면, 주일예배를 위해 나아오는 성도들의 모습 또한 얼마나 감격스러운 것인가요? 캠페인 기간 예배시간마다 그 감동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이문희 목사는 설명한다.

주일성수캠페인은 부서별로 가족과 함께 예배하기 프로그램과 주일성수를 주제로 한 UCC콘테스트 및 사진콘테스트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자신이 전도한 새 가족과 주일예배를 함께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거나, 교구원 모두가 전원 출석하여 기념촬영을 하는 등으로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교우들 사이의 유대가 더욱 깊어졌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주일성수 캠페인을 마친 맑은샘광천교회는 곧바로 ‘왕의 재정’이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시작했다. 주일성수에 이어 십일조 캠페인에 돌입하는 신호탄이었다. 거룩한 삶을 위한 신앙훈련, 맑은샘광천교회는 올 여름을 알차게 꾸며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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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성수 캠페인을 통해 온 교회가 많은 신앙적 유익을 얻었다고 말하는 이문희 목사.
인터뷰/ 맑은샘광천교회 이문희 목사

“거룩한 습관 회복 의미 컸다”
주일성수 캠페인으로 교인 응집, 예배 태도 바꿔

“메르스 사태로 한 달 내내 전국이 시끄럽고 주변에서는 주일예배 출석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아우성이 대단했는데, 저희 교회에서는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6월을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주일성수 캠페인의 효과가 아무래도 크게 작용했겠지요.”

이문희 목사는 맑은샘광천교회가 4주간의 주일성수 캠페인을 통해 얻은 유익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일단 교회 전체가 응집하는 힘을 갖게 됐고, 이를 통해 메르스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보다는 성도 개개인이 ‘거룩한 습관’을 회복한다는 의의가 컸다.

“예전에는 주일예배 시간을 지키는 것을 목숨처럼 여기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의식이 희박해졌습니다. 손님처럼 잠시 다녀가 버리고, 어쩌다 예배를 빠져도 그만이고, 이러다보니 ‘내 교회’라는 소속감마저 갖지 못합니다. 주일성수는 신앙의 뼈대와 같은 것인데 말이죠.”

이처럼 담임목사로서 주일성수 캠페인에 대한 절박한 필요와 기대가 있었다고 이 목사는 말한다. 일각에선 주일성수나 십일조를 강조하는 방식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세속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시대를 거스르는 모습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죄인이기 때문이에요. 나쁜 습관은 저절로 몸에 배지만, 거룩한 습관은 훈련을 통해서만 길러지는 것입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습관이 있고,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서로 비슷한 습관이 있는 것처럼 신앙생활에도 마찬가지로 훈련을 통해 습관과 태도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일성수도 습관이 되도록 열심히 훈련해야겠죠.”

 
▲ 이문희 목사의 손목에는 주일성수 문구가 새겨진 팔찌가 채워져 있다.
이 목사의 손목에는 십계명의 4번째 계명이 새겨진 팔찌가 채워져 있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역자들이 앞장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캠페인도 활기 있게 전개된다고 이 목사는 믿고 있다.

“캠페인을 앞두고 머리를 짜내느라 부교역자들이 많이 고생했어요. 총회교육진흥원에서 많은 아이템과 좋은 교재들을 제공해준 덕분에 큰 도움이 됐지요. 앞으로도 총회에서 시기적절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잘 제시해 전국 교회를 선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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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샘광천교회가 자체 제작한 주일성수 체크리스트.
주일 지키기 캠페인 서약서

1(일) 뒤에 0(영)을 놓으면 0이 붙는 대로 그 내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10, 100). 그러나 0이 1앞에 붙으면 아무리 0이 많이 붙어도 의미나 내용이 없어집니다(01, 001). 어떤 때는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점을 찍으면, 0.00001).

 1의 위치에 따라 0의 의미가 결정되는 것처럼, 하나님의 위치에 따라 우리 삶의 의미도 결정됩니다. 하나님이 첫 번째가 될 때, 그 뒤에 일어나는 우리의 모든 일에 엄청난 의미가 부여되고, 내용도 풍성해집니다.

주일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을 첫 번째 자리로 놓아서 우리 삶을 의미 있고 풍성하게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생명의 주인이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우리가 살아야 할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많은 교인들이 주일 지키는 것을 삶의 후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거룩한 안식일’이 그저 ‘안식일’로, 그러다가 ‘일요일’로, 이제는 ‘주말’로 불립니다. 하나님을 기억하는 날이 우리의 기쁨을 누리는 날로 전락한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신앙의 본질에 해당하는 기본 중의 기본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한 달간 진행되는 ‘주일 지키기 캠페인’은 정말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이 귀하고 복된 캠페인에 아래와 같이 동참해주십시오.

▲반드시 주일 예배를 드리겠습니다.
▲10분 일찍 와서 예배를 준비하겠습니다.
▲예배의 모든 순서에 집중하겠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예배 참석을 권면하겠습니다.
▲자녀가 주일 성수하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월 ○일
동참자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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