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속삭임, 네가 곧 신이다> 펴낸 최현식 목사

‘21세기 바벨탑’ 자본공동체 추구로 한국교회 몰락 빨라지고 보편화돼
‘예배회복·조건없는 헌신·사도행전적 교회’ 공론화, 도약 기회 삼아야

 

“자본에 맞서는 복음공동체를 세워라!” 최현식 목사는 한국 교회가 성경적 복음공동체를 세우는 것만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위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한국 교회 위기론이 급부상한 지 오래다. 하도 많이 듣다보니, 이러한 이야기를 언급하는 학자나 목회자를 보면 과하다는 인상마저 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엄연한 사실이다. 대형화 물질화 세속화라는 파도를 맞으며 한국 교회는 위기에 직면했다. 농어촌 시골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견고했던 대형교회도 빗금이 가기 시작했다.

최현식 목사도 위기론을 꺼내들며 한국 교회에 충격파를 던졌던 인물이다. 형 최윤식 박사와 공동 집필한 <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 2>에서도 앞으로 불어 닥칠 교회의 위기를 내다봤다. 그리고 전작의 연장선에서 위기 속 기회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최현식 목사의 신작 <돈의 속삭임, 네가 곧 신이다>이다.

자극적인 제목처럼 이 책은 먼저 교회의 몰락을 나열한다. 미국 수정교회의 파산, 일본 최대 교회의 성범죄, 싱가포르 대형교회의 건축비리 등등. 최현식 목사는 이들 교회가 모두 ‘21세기 바벨탑’이라는 자본공동체를 추구했다고 지적한다.

뒤이어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상을 분석한다. 한국 교회도 앞선 교회들과 비슷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보다 위태롭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몰락의 가속화다. 서구교회의 몰락은 500년, 미국교회의 몰락은 3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100년 만에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음은 몰락의 보편화이다. 교회의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고 대부분의 한국 교회가 성장주의에 매몰돼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일 목회자의 윤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듯, 영적 무감각 현상이 한국 교회를 뒤덮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다른 점이 있지만 한국 교회도 외국 교회와 마찬가지다. 자본공동체를 지향하는 성장의 노예가 되어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 최현식 목사의 주장이다. 아울러 자본공동체는 결코 하나님의 원하는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당신이 부자가 되면 누군가는 실패와 손실로 파산한다. 우리가 얻는 부는 어떤 이의 파산을 밟고 올라간 정상이며, 누군가를 끌어내려야 끝나는 러시안 룰렛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하나님이 주신 복이 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최현식 목사가 내놓은 해답은 간단하다. 자본공동체에 맞서는 대안공동체, 즉 하나님 중심으로 모인 복음공동체를 세워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최 목사는 △지난날의 하찮은 예배를 버리고 △예수님의 DNA가 꿈틀거리는 믿음을 회복하고 △조건 없는 헌신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다시 말해 예배를 성공의 도구로 사용하는 ‘나를 위한 예배’에서 하나님만 바라보고 경배하는 ‘복음공동체의 예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믿음 또한 새 옷을 입길 권한다. 풍요와 안락을 쫓던 길에서 벗어나, 자기십자가를 지는 점진적 성화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브 앤 테이크라는 조건을 단 헌신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복음공동체로의 회복을 강조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발생한다. 만약 하나님이 부와 성공의 은사를 준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최현식 목사는 사도행전적 교회를 예로 들었다. 사도행전적 교회는 축적된 부를 교회 내부에서 흘려보냈다. 즉 그들은 하나님이 내린 부와 성공의 은사가 곧 나눔의 은사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 교회의 문턱이 높아졌고,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중산층 이상의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성도에게 물질을 맡긴 까닭은 덜 가진 자를 껴안고, 그들과 나누라는 뜻이다. 이제 한국 교회가 부의 축적을 끝내고, 부의 나눔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예배와 믿음의 회복, 조건 없는 헌신, 그리고 부를 나눴던 사도행전적 교회. 최현식 목사는 이 주제들을 한국 교회가 공론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지역교회 안에서 복음공동체로의 전환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이 희망의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 안에 기회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위기를 지혜롭게 선용하여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 목회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들도 현재의 위기를 실감하고, 하루 빨리 복음공동체로 가는 길로 향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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