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역사 기록 꼼꼼해야 한단계 성장”
현장성과 학문성 겸비한 신학자 … 여성선교사 리더십 인정 강조

 

▲ 백석대 이정순 교수는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연구에 최선을 다하는 학자다. 이 교수가 국내에서 열린 선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백석대 이정순 교수는 현장성과 학문성을 겸비한 여성신학자다.

이 교수는 1980년 오엠선교회(OM)의 선교선 로고스호에 한국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승선해서 2년간 단기선교사역을 했다. 한국오엠선교회의 초대부대표를 역임했고 현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순회선교사역 및 지역연구차 전 세계 6대주의 90여 개국을 방문했다. 이 교수는 현장 방문의 경험을 바탕으로 2~3년에 한권씩 꾸준히 선교학 서적을 발표하고 있다.

이 교수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가운데 첫 번째는 여성선교사에 대한 것이다. 일찍이 신학석사 논문으로 준비했던 <하나님을 향해 홀로선 여인들>(2000)은 49명의 한국인 독신여성선교사들과 사모선교사들의 간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또 <세계선교와 한국여성선교사들>(2009)에서 이 교수는 여성선교사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여성선교사들의 사역을 행정적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가 주장하는 바는 한국선교사의 2/3가 여성인 상황에서 (독신)여성선교사들의 리더십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선교사가 정책의결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하며 여성 선교사도 선교회 이사나 리더의 위치에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성선교사들의 사역 사례를 수집하고 정책을 세울 수 있는 초교파적인 여성선교사 연구소를 발족하고 여성선교사협의회를 결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교수의 두 번째 관심분야는 이슬람 선교와 이슬람 여성 분야다. <무슬림여성과 베일>(2002), <이슬람문화와 여성>(2007), <21세기 한국이슬람의 어제와 오늘>(2012) 등의 책을 통해 이 교수는 이슬람 문화와 이슬람 여성 문제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제공했다. 이 교수는 “이슬람의 도전에 맞서 세계선교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에 대해 교회지도자들이 연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슬람에 대해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 두려움만 있다면 안된다. 두려움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연구사역은 세 번째로 한국 선교역사를 기록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특히 그는 국내에서 헌신했던 외국인선교사들의 족적을 연구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들의 사역을 돌아보는 것이 오늘날 한국선교에 던지는 교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영적인 도전을 줬던 대전 한남대학교 계의돈(로버트 괴테) 박사의 사역과 삶을 정리한 책을 준비 중이다. 계의돈 박사는 미국의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한국선교를 위해 직장을 포기했으며 1960년대 이후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발전과 혼란을 거듭했던 한국에 머물며 캠퍼스 복음화와 창조론 전파를 위해 헌신했다. 이 교수는 “알렌과 언더우드 선교사 이래로 한국에 왔던 선교사가 3000여 명이 넘으나 이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수를 잘 놓기 위해서는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하듯이 한국선교가 잘 되기 위해서는 밑그림에 해당하는 기록을 꼼꼼히 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선교는 기록이 부족하다”면서 “실수를 했더라도 기록이 있어야 반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내는 선교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면 이제는 사역을 연구하고 전략을 계발하는데 한국교회가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매해 방학이면 해외 유명 대학교와 신학교에 교환교수로 방문한다. 대학 도서관에 있는 방대한 선교자료를 섭렵하고 한국인 독신여성선교사들과 세계의 무슬림 여성들을 만난다. 학기 중에는 강의하고 방학에는 연구하는 이 습관을 한해도 거른 적이 없다. 비용은 모두 자비를 사용했다. 이 교수는 말했다. “저도 연구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금을 받으면 소신껏 글을 쓰기 힘듭니다.” 이 교수의 연구 내용이 진실하고 적용 가능한 제안들이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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