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총장 길자연 목사가 사임한 후 총신대를 둘러싼 상황들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를 두고 많은 총회관계자들은 1년 내내 끌어오던 총회와 총신대 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마침내 화합의 물꼬가 열린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길 목사가 총회와 총신대가 갈등을 접고 화합하기를 바란다는 이유로 6월 25일 사임서를 제출하자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하여 길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총장대행을 선임했다. 길 총장이 사임을 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 정황이 있겠지만 본인의 말대로 총신대를 두고 더 이상 갈등 구도로 가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현재 교육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총신대에 대한 대학평가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 총장과 재단이사 문제로 학교가 격량 속으로 빠져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도 사임배경이 아니겠냐는 조심스런 추측들도 들린다.

총회장 백남선 목사와 총신대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비공식 루트를 통해 실로 오랜만에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총장 건은 물론 재단이사 선임과 정관개정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는 없듯이 단박에 “이렇다”는 합의는 도출해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협상테이블에 나와 한 목소리로 총회와 총신대를 염려하며 모종의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제100회 총회를 앞두고 청신호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총신대 정관개정은 반드시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총신대 총장의 정년 또한 길 총장이 사임함으로서 자연스럽게 70세로 조정되지 않겠냐는 뜻도 밝혔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총회에 개방이사를 하루빨리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로써 퇴로에 막혀 극단적인 분열까지 운운됐던 총회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판단까지 나오고 있다. 실상, 제100회 총회는 총신대와 관련된 안건만 순조롭게 처리되면 크게 문제가 되거나 이슈가 될 만한 사안들은 현재까지 없다. 그만큼 지난 99회기는 1년 내내 총신대에 함몰되어 ‘피해’가 컸던 것이다.

제100회 총회가 다가오고 있다. 정략에 의한 논쟁의 시시비비는 거두고, 다시 맞이할 100년의 대계를 제시하는 그런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