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절 논란에 휘말린 김지찬 교수의 저서 <요단강에서 바벨론 물가까지>.

김지찬 교수가 이성하 목사(가현침례교회)의 표절 의혹에 대해 6월 26일 ‘언론보도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아래 ‘언론보도문’ 참조
 

김 교수는 <요단강에서 바벨론 물가까지>의 표절 의혹에 대해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되었거나, 아니면 미처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의도적으로 증거를 조작한 허위주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며, “본서에 대한 의혹제기는 마녀사냥식 비방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이성하 목사의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해 김지찬 교수는 거의 한 달 만에야 이번 반박문을 내놓았다. ‘언론보도문’ 발표 후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김 교수는 “처음 SNS를 통해 표절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말도 안되는 문제를 지적해서 대응할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출판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가 들어온 후 이 목사님이 제기한 28개 표절 의혹 자료를 일일이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요단강에서 바벨론 물가까지>는 1999년 출판한 것이다. 김지찬 교수는 집필을 위해서 보관해 두었던 18년 전 자료까지 모두 찾아서 이 목사가 제기한 28개 표절 의혹을 모두 검증했다고 말했다. 또한 표절에 대해 나름의 판단기준을 갖기 위해 남형두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올해 2월 출판한 <표절론>이란 700쪽이 넘는 책까지 독파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약 한 달 동안 매달려서 검토한 결과를 1차로 ‘언론보도문’을 통해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보도문’에서 김지찬 교수는 ‘표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절은 ‘해당 분야의 일반 지식이 아닌 타인의 저작물 또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자기 것인 양 부당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김 교수는 이와 같은 표절의 기준으로 볼 때, 자신은 분명히 표절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요단강에서 바벨론 물가까지>는 교과서로 사용하는 책이기에 구약학계의 일반 지식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과서는 그 특성상 ‘기본’을 가르쳐야 하기에 독창적인 내용 보다 ‘일반지식’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김지찬 교수는 그럼에도 다른 학자의 글을 인용할 때 “직접 원출처를 찾아 밝혔”으며, “18년 전 성서공회 자료실에서 복사하여 참고한 원출처 자료들을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성하 목사가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을 살펴보면, 각주 처리와도 관련된 부분이 많다. 이에 대해 김지찬 교수는 “일반지식이나 부연 설명이 나열되는 경우에 핵심 아이디어나 결론으로 집중 조명을 받는 문장에만 출처를 표시해도 무방”하다며, “출처 표시에 대한 이런 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특정 문장에 각주가 없음을 들어 표절로 단정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찬 교수는 제기된 의혹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증거를 조작한 허위주장’이거나 ‘마녀사냥식 비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로 김 교수는 “각주를 처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도 대부분 각주 처리가 되어 있다. 책을 사진찍어 올리면서 하단의 각주를 안보이게 찍거나, 일부분만 보이게 하는 등으로 증거를 조작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또한 “각주에 달린 원서를 찾아보았는데 그런 내용이 없다면서 ‘위장 각주’ 혹은 ‘장식용 각주’라고 주장했다”며, “원서를 찾아보면 분명히 그런 내용이 나온다. 원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마구잡이 표절 사냥을 하기 위한 악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김지찬 교수는 자신도 인간이기에 인용 처리에 있어서 ‘출처 표시 누락’이나 ‘인용부호 누락’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하 목사가 제기한 28곳 중 1곳에서 인용처리가 안된 부분을 이번에 발견했는데, 단순한 실수이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지찬 교수는 학문적 방식을 통한 비판제기는 얼마든지 수용하고 교정할 것이지만 “마녀사냥과도 같은 의혹제기라고 한다면 그것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아울러 “그동안 신학생들과 독자들이 보여주신 사랑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다. 저의 저서와 연관하여 심려를 끼쳐 드린 일에 대해서 죄송스런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의혹이 일어난 것에 미안한 마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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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문
 
저는 지난 5월말 16년 전인 1999년 3월에 발간한 “요단강에서 바벨론 물가까지”(이하 ‘본서’라고 합니다)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접하고 나름대로 심도 있는 검토를 하였습니다. 본서는, 표절여부를 학위수여기관에서 판단하는 학위논문이 아닌, 교과서 류의 책이어서 부득이 직접 검토하여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으며, 판단기준은 가장 최근에 나온 이론서인 남형두 교수의 “표절론(2015년 2월)”을 참고하였습니다. 사실 검토과정에서 17, 8년 전 대한성서공회 자료실에서 복사한 것까지를 찾아 대조하기도 하였는데, 이런 사정 때문에 입장표명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1. 표절이란 “해당 분야의 일반 지식이 아닌 타인의 저작물 또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자기 것인 양 부당하게 사용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저는 이 정의에 의할 때 구약 역사서의 교과서인 본서에서 이 분야의 ‘일반 지식이 아닌 타인의 저작물 또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자기 것인 양 부당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 저작권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고 되어 있고, 또 제37조(출처의 명시)는 “출처의 명시는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본서를 집필하면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하게”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인용하였기에 위 규정에 저촉되는 일, 즉 표절을 한 적이 없습니다.
 
3. 본서는 교과서 성격의 책이기에 개성과 독창성 보다는 포괄성, 정확성, 표준성이 더욱 중시되며, 따라서 구약학계의 일반 지식(common knowledge)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학계의 일반지식은 출처 표시를 하지 않아도 표절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해당 학계의 일반 지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판정은 쉬운 일이 아니며, 따라서 표절 판정은 당해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토록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4. 학자는 당연히 2차적 출처에서 원출처를 인용할 때에는 원출처를 찾아보고 직접 원출처에서 인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는 언제나 2차 출처보다 원출처를 찾아 밝혀왔고, 이 점과 관련하여 의혹이 제기된 사항에 관해서는 18년 전에 성서공회자료실에서 복사하여 참고한 원출처 자료들을 보관 중입니다.
 
5 또한 어떤 사항을 인용하는 경우 그 인용문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표현으로 되어 있지 않고 이를 도입하기 위한 일반지식이나 부연 설명이 나열되는 경우에는 핵심 아이디어 또는 위와 같은 논리 흐름에서 결론으로 집중 조명 받는 문장에만 출처표시를 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만일 이러한 경우 매 문장마다 출처표시를 한다면, 일반 지식에 대해 출처 표시를 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일반 지식의 특정인 소유화’ 라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각주를 문장마다 할 것인지, 문단마다 할 것인지, 아니면 포괄적으로 할 것인지의 여부는 그 저술의 성격에 따라 집필자가 결정할 문제로 여겨집니다.
출처표시에 관한 이러한 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특정 문장에 각주가 없음을 들어 표절로 단정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닙니다.
 
6 표절 판단의 기준시점은 ‘행위시법주의’에 의거 발표(게재) 당시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본서는 16년 전인 1999년 3월에 출간되어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교과서이므로 당시의 일반적이고도 객관화된 기준에 따라 표절 판정을 해야 하는 것이고, 현재의 기준에 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저에 대한 표절 의혹제기가 이 점에 있어 분명 문제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7. 전반적으로 볼 때 본서에 대해 지금까지 제시된 의혹이란,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되거나, 아니면 미처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의도적으로 증거를 조작한 허위주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용했으면서도 각주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도 대부분은 각주 처리가 되어 있는데도, 표절 증거라면서 책을 사진 찍어 올리면서 하단의 각주를 안보이게 찍거나, 일부분만 보이게 하는 등으로 증거를 조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 가지 주제를 다룬 ‘부록’에서는 부록의 첫 페이지 각주에서 출처를 포괄적으로 밝혔음에도 그곳의 사진은 올리지 않고 뒷부분만 올려서 마치 인용하지 않은 것처럼 조작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한편 무려 6번이나 각주 처리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각주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폄하하며 이 부분까지 표절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각주에 달린 원서를 찾아보았는데 그런 내용이 없다면서 ‘위장 각주’ 혹은 ‘장식용 각주’라고 주장한 것이 가장 심한 사례입니다. 각주에 달린 원서를 찾아보면 분명히 그런 내용이 나오는데도, 위와 같이 주장하는 것은 원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마구잡이 표절 사냥을 하기 위한 악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본서에 대한 의혹 제기는 마녀사냥식 비방이 아닌가 합니다.
 
9 저는 유한한 인간이기에, 인용 처리에 있어서 ‘출처 표시 누락’ 같은 실수나 ‘인용부호의 누락’ 같은 미흡함이 있을 수 있고, 또 있기도 할 것입니다. 실제로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서 한 곳은 인용처리가 안된 곳이 있는데, 그것은 단순한 실수이지 결코 의도적인 것은 아닙니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자유로운 비판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만일 학문적 방식을 통해 제기된다면 얼마든지 수용하고 그에 따라 교정해나가야 하겠지만, 혹여 마녀사냥과도 같은 의혹제기라고 한다면 그것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0. 저는 그동안 신학생들과 독자들이 16년간 보여주신 사랑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의 저서와 연관하여 심려를 끼쳐 드린 일에 대해서 죄송스런 말씀을 전합니다.
 
 

2015년 6월 26일
김 지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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