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플리징다문화교회의 사역 중심은 예배와 양육에 있다. 말씀을 나누며 한 사람 한 사람을 견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세운다.
갓플리징다문화교회, 다양한 이주민 양육 진력
“투자 관점 버리고 친밀한 사랑의 관계 형성 힘써”

우즈베키스탄에서 건너온 고려인,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이주해 온 결혼이민자들, 그리고 이들이 한국인 배우자와 만나 낳은 자녀들.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자란 이들이 한 교회를 이루고,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

광주 갓플리징다문화교회(최용진 목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풍경이다. 올해로 설립 4년째를 맞은 갓플리징다문화교회에는 ‘난 곳 방언으로’의 다양성과 ‘성령께서 하나 되게 하신’ 일체감이 공존한다. 최용진 목사는 다문화교회의 설립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외국인노동자, 유학생,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이주민들을 위한 사역은 풍성해졌지만, 정작 이들이 두루 어울려 소속할 수 있는 ‘교회’는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모든 이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하나 될 수 있는 다문화교회를 꿈꾸게 됐습니다.”

이 교회의 주일예배 설교는 영어도, 중국어도 아닌 오직 한국어로만 진행된다. 각 나라별 언어로 예배를 진행하는 게 당장은 용이할망정, 이들이 한국사회 그리고 공동체에 적응하는 시기는 더 늦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땅에서 더 긴 세월을 살아갈 2세들을 생각한다면 이런 방식이 더욱 당연한 길이라고 최 목사는 믿는다.

대외적으로 개방하는 한글강좌나 컴퓨터교육 같은 프로그램도 따로 없다. 왜냐하면 갓플리징다문화교회가 지향하는 공동체가 단지 ‘선교회’가 아니라 ‘지역교회’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계속 베풀기만 하다보면 결국에는 거품효과로 그치고, 이들이 교회의 일원으로서 주체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그래서 모든 사역은 예배 중심, 그리고 양육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최 목사 부부가 한 주간 사역 중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부분도 바로 양육을 위한 일대일 성경공부이다. 이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을 견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세우는데 공을 들였고, 그 결과 점점 신앙고백을 거쳐 세례를 받는 교인들이 생겨나며 자발적인 전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갓플리징다문화교회를 섬기는 최용진 목사와 김선희 사모는 둘 다 일찍부터 선교사로 헌신한 이들이었다. 결혼 후 해외선교사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던 무렵, 그들은 예기치 않았던 다문화사역에 부르심을 받았고 갑작스럽게 사역의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생소했던 사역분야에 적응하기 위해 WEC선교회의 도움으로 미국의 교회들에서 다문화사역에 대한 인턴십을 거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온 두 사람은 분당서광교회로부터 선교사 파송을 받고 2011년 아무 연고도 없던 광주광역시로 내려와 사역을 시작했다.

다문화가족과 외국인노동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광주 하남공단 일대에서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을 상대로 매일 빠짐없이 나가 복음을 전하면서 접촉을 시작했고, 차차 친분이 쌓이자 병원치료 생활상담 통역 등 일상에 불편해하는 부분들도 거들어주며 신뢰를 얻었다.

그렇게 한 명씩 두 명씩 관계가 형성되면서 복음에 대한 관심들도 생겼고, 자연스럽게 교회 공동체 형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갓플리징다문화교회는 전국의 다문화사역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게 됐으며, 몇몇 예비선교사들은 이 교회에 일정기간 출석하고 동역하며 자신의 사명과 가야할 방향을 탐문하기도 한다.

최 목사는 다문화사역을 준비하는 사역자나 교회들을 만나면 ‘투자 대비 효용’이라는 경제적 관점을 버리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외국인 혹은 다문화가족들과 사랑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주력하라고 강조한다.

“여러 인종이 어울리다보니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던 분위기가 이제는 제법 친밀해진 것을 느낍니다. 핵심 멤버들끼리는 동역자 의식도 상당히 두터워졌고요. 향후 10주년쯤 되면 우리 사회에도 다문화의 경향이 더 심화되어 있으리라 예측하는데요. 저희 교회가 그 시대를 위한 모델로 쓰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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