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통일신학 정립, 방향 바로잡아야

전문가 활용, 통일정책 만들어야 시행착오 줄여
다양한 환경이슈 대응할 상설기구화 결의 필요



통일준비위원회

지난 99총회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가 ‘통일준비위윈회(위원장:김정설 목사)를 출범시킨 것이다.

지난 총회에서는 △통일 정책위원회 설치 △북한급변사태에 대비한 긴급구호 지원과 북한 선교에 대한 체계적인 매뉴얼 준비 △노회별 예산 1% 통일비용 사용 △북한인권 활동 등 통일과 관련한 헌의안이 무려 9개나 상정됐고, 이에 기존의 남북교회교류협력위원회 기능을 훨씬 뛰어넘는 통일준비위원회를 탄생시켰다. 헌의안을 토대로 본다면 통일준비위원회는 북한 구호나 선교라는 단순한 차원을 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통일에 있어 교단의 역할과 방법을 종합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구성됐다는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

통일준비위원회는 가시적인 성과에 쫓기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통일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교단의 ‘통일철학(신학)’과 ‘통일정책’ 수립이다. 통일신학은 통일 준비의 기준점이다. 통일에 있어 거대담론 수준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교단과 한국교회가 추구할 보편적인 통일철학과 정책을 세우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분명한 철학과 정책이 없다면 일관성 있는 통일준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3월에 개최한 ‘총회 통일정책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주문했던 사안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론됐던 통일 정책개발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사항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통일준비위원회의 교단적 통일신학 및 정책 수립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안이 있다. 바로 전문가 활용방안이다. 국내외의 통일전문가들을 십분 활용해 확고한 교단의 통일정책을 만들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통일준비위원회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중요하다. 통일준비위원회는 현재 제100회 총회를 앞두고 정관(안)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첫발을 내딛기 직전인 통일준비위원회에 대해 다소간 인내와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거대담론에 갇힌 통일을 실현가능한 철학과 로드맵으로 성육신시키기 위해서는 물량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후환경위원회

기후환경위원회는 교회와 교단 차원에서 ‘창조세계 보존과 보호’라는 과제를 실천하기 위해 제99회 총회에서 신설됐다. 기후환경위원회가 신설될 당시만 하더라도 교단이 하나님의 창조세계 보존과 보호에 나섰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됐다.

총회 이후 11월에 열린 첫 회의에서 기후환경위원회는 위원회 설치 배경과 취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더불어 위원들부터 에너지절약 사업을 체험하기로 결의했다. 그리고 올해 2월 회의 탁자에서 벗어나 서울시가 운영하는 상암동 에너지드림센터를 방문해 쓰레기 매립지에서 공원으로 변모한 체험교육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교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방법 청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후 기후환경위원회는 정작 에너지드림센터에서 배운 기후환경의 중요성, 활용법, 절약법 등을 총회 산하 노회나 교회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실천하는 결실을 얻지 못했다.

이와 관련, 기후환경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4개월 만에 모인 위원회 자리에서는 “회의비 이외에 사업 예산이 전혀 책정되어 있지 않아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상설기구화가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총회 이후 노후 원전 수명연장 및 신규원전 건설, 4대강 오염, 미세먼지와 황사 문제 등 수많은 환경관련 이슈가 쏟아져 나왔을 때도 성명서 발표나 서명운동은 진행되지 않았다. 위원장 김정배 목사는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의제들에 대해 대응하고 싶어도 배정된 예산이 없기 때문에 모여 봐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총회가 서울시와 지난해에 체결한 MOU가 5년 동안 진행될 예정인 만큼 총회에서 총대들이 기후환경위원회를 상설기구화 결의해주어야 기후환경을 위한 홍보와 에너지 절약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수 있고 기타 환경 의제들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이미영 기자 chop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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