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규 목사(자립지원실행위 서기)

경쟁 아닌 협력의 대상…섬김으로 회복된 영성, 새 부흥 발판될 것

▲ 박성규 목사

교회자립지원위원회 권역별 실무세미나에서 거론된 중요한 단어들 중 하나가 ‘공교회성’이었다. 실무세미나 강사로 전국을 순회한 박성규 목사(교회자립지원실행위원회 서기)는 미자립교회 돕기가 단순한 재정적 지원 차원이 아니라 공교회성의 회복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교단 교회들이 더불어 사역하는 수평적 관계가 되고, 한 몸을 이뤄 침체돼 가는 한국교회를 견인해가는 계기로 삼자는 주장이었다. 박성규 목사를 만나 공교회성의 의미와 중요성, 교단에 끼칠 영향 등을 들었다.

▲권역별 실무세미나에서 강조하신 공교회주의는 어떤 것입니까?
=박형룡 박사께서는 교회는 네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통일성,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입니다. 그중에 공교회는 보편성에 해당됩니다. 박형룡 박사님은 이 보편성을 ‘공동성’(公同性)이라고 표현하셨으며, 그리스도는 엄밀히 ‘공동적’(catholic)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관련 구절을 갈라디아서 3장 28절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모든 인종과 지역을 뛰어넘어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모든 성도와 교회는 하나라는 것이 공교회성입니다. 그러므로 바른 신앙고백을 하는 모든 교회는 형제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는 공교회주의가 사라지고, 개교회주의가 만연해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교회의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가 미자립교회를 도와야 할 이유는 형제교회의 아픔과 어려움을 돕는 것이 지극히 마땅하다는 성경적인 교회론에 근거한 것이며, 동시에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함께 가지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공교회주의는 성경에서 예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경에는 형제의식을 가지고 서로 돕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루살렘교회가 신생 안디옥교회를 위해서 사람을 파송해서 돕기도 하고, 예루살렘교회가 기근을 당했을 때에는 마게도냐교회가 구제헌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지리상으로 유럽에서 지중해 건너편에 있는 팔레스타인 땅에 있는 예루살렘교회까지 도왔던 것입니다. 그들의 공교회주의 범위가 이렇게 광범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도 형식상, 체면상 돕고 만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게도냐교회들이 환난의 많은 시련과 극심한 가난 가운데서도 예루살렘교회를 도왔던 것처럼, 우리가 미자립교회 형제들을 돌아본다면, 상당한 미자립교회 형제들에게 힘이 되고, 더 나아가 그 교회들의 자립화를 도울 것입니다.
 
▲교회자립지원제도는 소유의 개념을 정립하는 기회도 될 듯 합니다.
=맞습니다. 교회는 공교회성을 교회의 속성 가운데 하나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교회를 그렇게 설계하셨기 때문에 바른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교회는 소유의 개념을 넘어 공유의 개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각 교회의 당회의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당회가 자원하는 마음으로 결정하고 해교회의 성도들을 동참시킴으로써 미자립교회를 돕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내 교회만을 생각하면 이기주의에 빠집니다. 그러나 공교회를 생각하면, 협력하는 섬김의 교회가 될 것입니다. 모든 교회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입니다. 우리는 모두 형제입니다.

▲교회의 빈부 양극화는 목회자들간의 위화감 조성과 함께 교회가 사회를 향한 선지자적 역할을 감당하는데도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교회마다 형편은 다르지만, 규모가 있는 교회 목사님들은 규모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만날 때마다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합니다. 노회나 기타 모임에서도 항상 빚을 졌다는 마음을 가지고 겸손하게 섬겨야 합니다. 또한 규모가 있는 교회 목사님들은 성도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성도들도 자기 교회 규모가 크면 교만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규모가 작은 교회 목사님이나 성도들을 존중하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동시에 목회자의 삶도 더욱 내려놓고 비우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를 서로 돕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 비로소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선지자적 역할을 해도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공교회주의를 실천하는 데는 여력이 있는 교회는 물론 재정적으로 어려운 교회 역시 함께 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조금씩이라도 동참하는 것이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한 형제요, 자매라는 의식을 가지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이런 협력이 실의와 좌절에 빠진 목회자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입니다.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가 영적으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 회복된 영성은 여러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개인의 경건의 삶의 회복, 인격의 회복, 가정의 회복, 교회 안에서의 헌신의 회복, 사회에서의 변혁의 주체로서의 역할 회복, 더 나아가 연약한 형제교회를 돕는 공교회성의 회복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이런 회복이 있을 때 한국교회는 새로운 부흥의 전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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